개방은 글로벌시대 '키워드'
커버스토리

개방은 글로벌시대 '키워드'

강현철 기자2011.11.23읽기 3원문 보기
#개방#비교우위론#창조적 파괴#슘페터#파괴적 혁신#한·미 FTA#글로벌화#경제발전론

춘추전국시대 진나라의 출발은 미약했다. 전국 7웅을 자처하던 제나라, 위나라가 기세를 떨칠 때 진나라는 패권싸움에서 뒤처진 변방의 작은 나라에 불과했다. 그런 진나라가 어떻게 중국 천하를 통일했을까. ‘인재=영토’라는 공식이 그대로 적용되던 시대에 진나라는 국경을 활짝 열고 인재를 받아들였다. 진나라에는 소위 객경(客卿·국경을 넘어온 벼슬아치)이 넘쳐났다. 출발이 초라했던 진나라가 통일이란 대업을 이룬 원천은 바로 개방이다. 개방으로 인재를 받아들이고 외부의 문물을 흡수하고, 경쟁으로 시너지를 키운 것이다. 진시황(BC 259~210)은 하지만 개방으로 세운 통일제국을 쇄국으로 지키려 했다. 만리장성은 쇄국과 단절의 대표적 상징물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외부와 단절의 벽을 세운 진나라의 통일제국은 50년을 못 넘기고 무너졌다는 것이다.

개방은 경쟁이란 DNA를 강화시킨다. 삶을 풍요롭고 문화를 다양하게 하는 근원이다. 글로벌 시대의 개방은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전략이다. 개방의 패러다임은 리카도의 비교우위론에 근거한 ‘윈윈’이다. 서로 주고받으며 실리를 챙기는 게임이다. 경제영토를 확장하고,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히는 촉매이기도 하다. 일본이나 유럽에서 불고 있는 한류,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글로벌 기업, 최경주 김연아 등 스포츠 스타도 개방으로 경쟁의 DNA가 강해진 결과다.

물론 개방을 하면 경쟁력이 떨어지는 분야는 피해를 볼 수 있다. 기득권 집단이 자신의 권력을 잃지 않기 위해 반발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이를 우려해 개방을 하지 않는다면 그 사회는 발전할 수 없다. 개방은 기존 사회의 틀을 깨서 한 차원 높은 새로운 길로 이끄는 창조적 파괴 역할을 한다. 오스트리아 출신의 경제학자 슘페터(1883~1950)는 저서 ‘경제발전론’에서 “경제발전의 원동력은 파괴적 혁신”이라고 주장한다. 파괴적 혁신은 일반적으로 외부의 앞선 문물이 유입될 때 일어나지만 증기기관, 할인점 같은 새로운 기술이나 업종이 등장할 때도 나타난다.

증기기관이 발명됐을 때 영국의 마차산업은 오랜 구조조정 과정을 거쳐 퇴행의 길로 접어들었고 우리나라는 할인점이 등장한 뒤 영세상인들의 경쟁력 제고 방안을 놓고 논쟁이 벌어졌다. 하지만 증기기관과 할인점은 경쟁력이 없는 일자리를 없앤 대신 새롭고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었다.

인류 진화는 바로 개방의 역사다. 한·미 FTA는 우리나라의 경제영토가 그만큼 넓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4,5면에서 개방의 경제·사회적 의미와 한·미 FTA의 효과, 과제 등을 상세히 살펴보자.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shins@hankyung.com

AI 퀴즈

이 기사로 1분 퀴즈 풀기

객관식 3문항 · 즉시 채점

광고Google AdSense — 728×90

🔗 본문 속 개념

📚 함께 읽으면 좋은 기사

'이기심의 원리' 설파한 스미스…'창조적 파괴' 주창한 슘페터
커버스토리

'이기심의 원리' 설파한 스미스…'창조적 파괴' 주창한 슘페터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과 이기심의 원리, 데이비드 리카도의 비교우위론, 조지프 슘페터의 '창조적 파괴' 등 위대한 경제학자들의 이론은 각각의 시대 상황을 반영하며 복잡한 경제현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케인스는 정부의 시장 개입을 강조했고, 마셜은 시장과 기업가를 통한 성장철학으로 빈곤 해소를 추구했으며, 이들의 이론은 1930년대 대공황 극복 방안에 대한 서로 다른 진단을 제시했다.

2014.07.10

'탈 것'의 진화…마차에서 내연기관차, 전기차, 수소차로
커버스토리

'탈 것'의 진화…마차에서 내연기관차, 전기차, 수소차로

자동차는 1769년 증기자동차부터 1883년 가솔린 엔진차, 1908년 포드의 대량생산 시스템을 거쳐 진화해왔으며, 현재는 전기차와 수소차로의 전환기를 맞고 있다. 배터리 기술 발전과 충전 시간 단축 등의 과제를 해결하면서 시장의 창조적 파괴를 통해 차세대 친환경차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

2021.03.11

FTA 체결만으로 교역의 이익이 보장될까
강현철의 시사경제 뽀개기

FTA 체결만으로 교역의 이익이 보장될까

FTA 체결만으로는 교역의 이익이 자동으로 보장되지 않는다. 여러 국가와 FTA를 맺을 경우 국가마다 다른 원산지규정, 통관절차, 환경 인증 등의 복잡한 규정을 준수해야 하는 '스파게티볼 효과'가 발생하여 기업의 부담이 증가한다. 기업이 FTA의 혜택을 보려면 경쟁력 있는 상품을 만들고 까다로운 규정을 충분히 이해해야 한다.

2011.10.27

시사 공개토론방

한·미 FTA 찬반론

한·미 FTA 협상 타결에 대해 찬성측은 자유무역이 장기적으로 국가 전체에 이익이 된다는 리카도의 '비교우위' 이론을 근거로 들고, 반대측은 농업 등 취약 부문의 피해와 소수 희생을 강요하는 공리주의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는 경제학의 비교우위 이론과 윤리학의 공리주의라는 상반된 관점의 충돌로, 국가 전체의 이익과 소수 집단의 보호 사이에서 어떤 가치를 우선할 것인가의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2007.04.03

커버스토리

FTA이후 농업경쟁력은…

FTA 등 농업 개방이 반복될 때마다 정부는 과잉 지원으로 대응해왔으나, 130조원 이상을 투입했음에도 농업 경쟁력 강화에는 실패하고 정부 의존도만 심화시켰다. 농업의 경쟁력을 높이려면 구조조정을 통해 품질 경쟁력을 키워야 하며, 선진국들처럼 비교우위 분야에 집중 육성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수적이다.

2007.04.04

광고Google AdSense — 728×90 또는 970×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