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패러독스 경제학

손해 나는데 생산을 계속해야 한다? (下)

2005.08.28

손해 나는데 생산을 계속해야 한다? (下)

현승윤 기자2005.08.28읽기 4원문 보기
#한계비용(MC)#평균비용(AC)#가변비용(VC)#고정비용(FC)#완전경쟁시장#이윤극대화#손익분기점(break-even point)#조업중단점

우리는 앞서 가변비용(VC)과 평균비용(AV),그리고 총비용(TC)을 배웠다. 그리고 경제학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 중 하나인 한계비용(MC)에 대해서도 개념을 공부했다. 오늘은 지난회에서 배운 기본개념들을 토대로 '기업이 손해를 보면서도 생산을 계속해야 하는 상황'에 대해 공부해보자. 논의를 진전시키기 위해 재화의 시장을 완전경쟁시장이라고 가정한다. 완전경쟁시장에서는 수요자와 공급자가 무한히 많기 때문에 시장참여자들의 개별적인 행동은 시장가격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한다. 따라서 시장가격은 이미 주어진 것으로 받아들여지며 그래프로 표시하면 수평선으로 나타난다.

기업의 이윤이 극대화되는 생산량은 어떤 조건 아래서 결정될까. 원리는 간단하다. 이윤이 커질 때까지 생산량을 늘릴 것이다. 생산량을 늘렸더니 되레 이윤이 감소한다면 생산량을 줄여야 한다. 즉 추가생산으로 인해 손실이 발생하는 순간 생산을 중단하게 된다. 예를 들어 물건 10개를 만드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열 번째 물건을 만드는데 추가로 들어가는 비용,즉 한계비용이 8이라고 하자. 그런데 시장가격이 9원이면 열 번째 만든 물건을 시장에 팔아서 9원을 얻는 반면,이 물건을 만드는데 추가로 드는 비용은 8원이므로 이윤은 커진다. 그러므로 생산을 더 늘려야 한다.

반대로 12개의 물건을 만드는 경우,한계비용이 10원이라면 열두 번째 물건을 만들어 시장에 팔아 얻는 9원보다 추가로 들어간 비용이 더 크기 때문에 생산할수록 이윤은 줄어들게 된다. 따라서 생산량을 줄여야 한다. 결국 이윤을 가장 크게 만드는 생산량은 11개를 생산함으로써 (이 때의 한계비용을 9원이라 하면) 한계비용과 시장가격이 같아지는 경우다. 이것이 바로 이윤극대화의 조건이다. 그래프 상에서 수평선으로 가격을 그렸을 때 한계비용과 만나는 점에서 이윤을 극대화하는 생산량이 결정되는 것이다.

이제 시장에서 어떤 특정한 가격이 주어진 경우를 생각해 보자. 먼저 시장에서 주어진 가격과 한계비용이 만나는 점이 평균총비용보다 높은 상태(그래프,P1)에서 생산이 이루어지게 되면 기업은 이윤을 얻게 된다. 가격에 생산량을 곱한 총수입이,평균총비용에 생산량을 곱한 총비용보다 크다는 말이다. 그러나 시장가격이 한계비용과 평균총비용이 같은(시장가격선이 평균총비용의 최저점에 접하는) 점에서 만나 생산이 이루어지면(P2) 이윤도 손실도 없는 상태가 된다. 이를 손익분기점(break-even point)이라고 한다.

그런데 가격이 손익분기점보다 더 낮은 상태에서 한계비용과 만나면(P3) 어떻게 될까. 당연히 기업은 손실을 볼 것이다. 그러면 기업은 여기서 생산을 중단해야 할까.그렇지 않다. 만약 이 기업이 생산을 중단하게 되면 더 이상의 가변비용은 들어가지 않겠지만,고정비용은 생산 여부와 관계없이 들어간다. 따라서 기업은 생산을 하지 않더라도 고정비용만큼의 손실을 보게 된다. 결국 이 기업은 생산을 해서 손해를 보더라도 전체 가변비용과 고정비용의 일부를 보상받을 수 있다면 생산을 함으로써 손실을 줄이는 편이 나은 셈이다.

이제 가격이 더 낮게 주어져 평균가변비용보다 아래에서 한계비용과 만나 생산이 이루어지는 경우(P4)를 생각해 보자. 이렇게 되면 고정비용은 물론 가변비용도 커버되지 않고,따라서 생산을 그만둠으로써 고정비용 만큼만 손해를 보는 것이 낫다. 이처럼 시장가격이 평균가변비용보다 낮아지기 시작해서 생산을 그만두게 되는 점을 조업중단점이라고 한다. 손익분기점과 조업중단점 사이에서 가격이 주어지면 손실이 생기더라도 기업은 생산을 계속하는 것이 단기적으로 유리하다는 것이다. 물론 현실적으로 이러한 현상은 단기에 있어서만 존재하는 것으로 그리 흔한 일은 아니지만 경제학 원리를 이해하는 데는 중요한 개념이라고 하겠다.

노택선 한국외국어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tsroh@hufs.ac.kr

AI 퀴즈

이 기사로 1분 퀴즈 풀기

객관식 3문항 · 즉시 채점

광고Google AdSense — 728×90

🔗 본문 속 개념

📚 함께 읽으면 좋은 기사

(16) 완전경쟁시장에서의 가격과 생산
경제교과서 뛰어넘기

(16) 완전경쟁시장에서의 가격과 생산

경제학에서 경쟁은 동질의 상품을 생산하는 수많은 기업이 존재하여 개별 기업이 시장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없는 완전경쟁시장을 의미한다. 완전경쟁시장의 개별 기업은 가격수용자로서 시장에서 결정된 가격을 받아들이고 생산량을 결정하며, 이때 수요곡선과 한계수입곡선이 시장가격 높이의 수평선으로 나타난다. 기업의 이윤은 한계수입과 한계비용이 일치하는 지점에서 극대화되는데, 생산량 증가에 따라 한계비용이 궁극적으로 증가하므로 무한정 생산을 늘릴 수 없다.

2010.08.01

⑪ 시장의 종류 <上> 완전경쟁시장과 독점시장
경제교과서 친구만들기

⑪ 시장의 종류 <上> 완전경쟁시장과 독점시장

경제학의 기본인 수요와 공급 원리는 완전경쟁시장을 전제하고 있지만, 현실의 시장은 대부분 불완전경쟁시장이므로 현실 적용을 위해서는 다양한 시장 형태를 이해해야 한다. 완전경쟁시장은 다수의 공급자, 동질의 상품, 진입장벽 부재, 완벽한 정보와 합리적 선택을 전제하는 이상적 모델이며, 독점시장은 단일 공급자와 완벽한 진입장벽을 특징으로 하는 그 반대편 극단이다. 정부는 독점규제법 등을 통해 시장을 완전경쟁에 가깝게 유도함으로써 사회적 후생을 높이려고 한다.

2009.05.05

경쟁이란 약육강식이 아니라 효율 높이는 수단… 소비자 후생을 높여 윈-윈 효과 가져와요
테샛 공부합시다

경쟁이란 약육강식이 아니라 효율 높이는 수단… 소비자 후생을 높여 윈-윈 효과 가져와요

경쟁은 약육강식이 아니라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수단으로, 인터넷 전문은행의 등장으로 기존 은행들이 모바일 서비스를 강화하게 된 사례처럼 소비자 후생을 높이는 윈-윈 효과를 가져온다. 경제학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완전경쟁시장은 다수의 수요자·공급자, 재화의 동질성, 자유로운 진입·퇴거, 완전한 정보 보유 등의 특징을 가지며, 이 시장에서 기업은 한계수입이 한계비용과 같을 때 이윤을 극대화한다.

2018.05.10

완전경쟁시장 같지만, 제품 차별화로 시장 지배력 갖죠… 독점처럼 자원배분 비효율 같은 부정적 측면 있죠
테샛 공부합시다

완전경쟁시장 같지만, 제품 차별화로 시장 지배력 갖죠… 독점처럼 자원배분 비효율 같은 부정적 측면 있죠

독점적 경쟁시장은 제품 차별화를 통해 개별 기업이 시장 지배력을 가지면서도 다수의 기업이 자유롭게 진입·퇴출할 수 있는 시장 구조이다.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킨다는 장점이 있지만, 독점처럼 과소생산으로 인한 자원 배분 비효율이라는 부정적 측면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2018.06.07

기업은 상품차별화를 통해서도 독점력 갖게 돼
경제학 원론 산책

기업은 상품차별화를 통해서도 독점력 갖게 돼

독점적경쟁시장은 진입장벽이 없어 많은 기업이 참여하지만, 상품 차별화를 통해 개별 기업이 시장 지배력을 갖는 시장이다. 기업들은 물리적 특성, 품질, 서비스 등으로 상품을 차별화하고 광고·마케팅으로 충성고객을 확보하여 단기에 초과이윤을 얻지만, 장기적으로는 신규 진입 기업의 경쟁으로 이윤이 0에 수렴한다. 독점적경쟁시장의 자원배분은 소비자 만족도 증대로 효율적일 수도, 불필요한 충동구매 유발로 비효율적일 수도 있는 양면성을 지닌다.

2023.01.05

광고Google AdSense — 728×90 또는 970×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