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공황에서 탈출…재정정책의 효과
노택선 교수의 역사 경제학

대공황에서 탈출…재정정책의 효과

오형규 기자2006.08.08읽기 4원문 보기
#케인즈#유효수요#대공황#뉴딜정책#재정정책#적자재정#총수요와 총공급#완전고용국민소득

케인즈는 1935년 저술한 그의 명저 '고용,이자 및 화폐에 관한 일반이론'에서 유효수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동안 고전학파 경제학자들이 주장해 온 바와 같이 공급이 수요를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를 중심으로 한 수요가 경제의 변동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보았던 것이다. 따라서 그는 대공황으로부터 회복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재정 팽창정책을 쓸 것을 미국 정부에 권고했다. 뉴딜정책의 이론적 기초는 바로 이러한 케인즈의 처방에 따른 것으로 알려져 있고,결국 뉴딜정책 가운데 미국 정부가 적자재정을 편성해 가면서 정부 지출을 늘렸던 것이 핵심인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1933년부터 루스벨트 행정부가 시행한 재정정책은 그 효과가 대공황을 극복하기에는 충분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있다. 일반적으로 정부의 재정정책은 정책이 시행된 이후 경제의 변화를 통해 그 효과 또한 변하게 된다. 예를 들어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정부가 지출을 증대시키는 경우 이는 국민소득의 증대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정부의 세수는 늘어나는 반면 재정지출의 필요성은 감소한다. 기업과 개인의 소득이 증대하면 같은 세율을 적용하더라도 세수는 늘어나고,반면 복지를 위한 실업수당이라든가 이전지출의 필요성은 감소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적자재정을 편성한 정책은 그 정책의 효과로 인해 점차 균형재정을 실현하게 되는 것이다. 이를 그래프로 설명해 보자.세로축은 총수요(C+I+G+X-M)이고 가로축은 총공급(Y:이는 곧 국민소득을 의미한다)이다. 국민경제 전체의 균형이 총수요와 총공급이 같을 때 달성된다는 것은 앞서 여러 차례 설명한 바 있다. 이러한 균형은 그래프 상에서 원점에서 시작하는 45도 선으로 표시할 수 있다.

(45도 선은 세로축과 가로축이 같은 점들을 의미한다)사람들은 소득 가운데 일부만을 소비하기 때문에 (투자와 정부 지출,순수출이 상수라고 가정했을 때) 총수요곡선의 기울기는 1보다 작아지게 되고,이 곡선이 45도 선과 만나는 점이 바로 균형점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균형점(그림에서 Y1)이 완전고용국민소득(Y2)보다 작으면 정부는 재정지출의 증대를 통해 총수요곡선을 위로 움직이게 하는 정책을 쓰게 되고 따라서 균형점은 완전고용국민소득의 방향으로 증대하게 된다. 그런데 적자재정을 편성한 것이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재정균형 상태가 되면 정책의 효과는 거기서 멈추게 된다.

정책의 효과가 Y2를 기준으로 어디서 멈추게 되는가에 따라 충분한 정책이었는지를 판단할 수 있다. 만일 균형재정이 완전고용 수준의 국민소득 이전에 달성돼 버리면 국민소득은 완전고용국민소득까지 회복되지 못할 것이고 따라서 이 경우 정부의 재정정책은 불황을 극복하기에 충분한 정책으로 볼 수 없는 것이다. 이러한 논리에 입각해 몇몇 경제사학자들이 이른바 회복기로 알려진 기간의 미국 재정적자를 가지고 시뮬레이션을 해 본 결과,대부분의 경우 그 효과가 Y2에 이르기 전에 재정균형 상태를 달성함으로써 충분치 못했던 것으로 판단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미국 정부는 왜 강력한 재정정책을 시행하지 못했을까.여기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대체로 정부의 재정적자에 대해서 부정적인 견해가 지배적이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당시에는 재정적자를 기업이 적자를 내는 것과 비슷하게 생각해서 적자가 커지면 경제 안정을 해칠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처럼 전반적으로 뉴딜정책의 '경제적' 효과가 긍정적이지 않았다면 미국은 어떻게 해서 대공황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을까.최근 들어 경제사학자들은 뉴딜정책의 '심리적' 효과에 주목한다.

즉 정부가 뉴딜정책을 시행하면서 사람들은 더이상의 물가 하락은 없을 것으로 기대하게 되고 이것이 실질금리의 하락을 초래함으로써 투자를 촉진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노택선 한국외국어대 경제학과 교수 tsroh@hufs.ac.kr

AI 퀴즈

이 기사로 1분 퀴즈 풀기

객관식 3문항 · 즉시 채점

광고Google AdSense — 728×90

🔗 본문 속 개념

📚 함께 읽으면 좋은 기사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 교수 타계

"경제 살리려면 정부는 제발 가만히 있어라"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은 케인즈의 정부 개입론에 맞서 자유시장을 신봉하는 '작은 정부론'을 주장하며 현대 통화주의의 길을 열었다. 프리드먼의 이론은 1980년대 레이건과 대처 정부의 정책 근간이 되어 경제 활성화를 이뤘으나, 한국은 정부 개입이 과도해 기업 규제, 부동산 시장 통제, 비대한 정부 조직 등으로 시장 기능을 저해하고 있다.

2006.11.22

"경제에 자동조정기능 있어 정책 불필요"…"파인 튜닝으로 경기 변동 조절 가능해"
경제학 원론 산책

"경제에 자동조정기능 있어 정책 불필요"…"파인 튜닝으로 경기 변동 조절 가능해"

경제 안정화 정책의 필요성을 두고 고전학파와 케인스학파가 대립하고 있다. 고전학파는 경제의 자동조정 기능을 신뢰해 정책이 불필요하다고 보지만, 케인스학파는 대공황 같은 위기 상황에서 정부의 재정·통화정책을 통한 미세조정으로 경기 변동을 조절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후 통화주의자들은 미세조정이 오히려 경기과열을 초래할 수 있다며 정부 개입의 신중함을 강조했다.

2024.08.22

정부는 어떻게 경기를 조절하나?
커버스토리

정부는 어떻게 경기를 조절하나?

정부는 경기변동을 안정시키기 위해 재정정책과 통화정책 두 가지 수단을 사용한다. 재정정책은 불경기 때 정부 지출을 늘리거나 세금을 인하하여 총수요를 증가시키고, 호경기 때는 지출을 줄이거나 세금을 인상하여 수요를 억제한다. 통화정책은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조정이나 통화량 조절을 통해 이자율을 변동시켜 기업 투자와 가계 소비를 조절함으로써 경제를 안정화시킨다.

2010.09.01

美 경제 사령탑 FRB

통화 조절 중점 … 신경제 호황 이끌어

미국은 1930년대 대공황 극복을 위해 재정정책을 중심으로 경제를 관리했으나,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으로 그 한계가 드러났다. 1990년대 이후 정치적 부담이 적은 통화정책이 경제정책의 중심이 되었고, IT 산업의 생산성 혁신과 함께 인플레이션 없는 성장이라는 신경제 호황을 이끌어냈다.

2005.11.01

2009학년도 중앙대학교 수시 2-2 인문계1 풀이 (下)
논술 기출문제 풀이

2009학년도 중앙대학교 수시 2-2 인문계1 풀이 (下)

이 기사는 2009학년도 중앙대학교 수시 논술고사 문제로, 시장경제 원리와 정부의 시장개입을 주제로 다루고 있습니다. 아담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 이론으로 개인의 이익 추구가 사회 전체의 이익을 증진시킨다는 주장과, 대공황 이후 뉴딜 정책으로 정부 개입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사례, 그리고 복잡계 이론의 카오스 체제 개념을 제시하여 학생들이 이들 관점을 비교·분석하도록 요구합니다. 논술 문제는 제시문들 간의 관계를 파악하고 경제 현상을 다층적으로 해석하는 능력을 평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2009.06.03

광고Google AdSense — 728×90 또는 970×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