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방재정 개편 갈등
‘부자 도시’의 세수를 다른 지방자치단체에 나눠주겠다는 정부의 지방재정 개편방안을 놓고 성남과 수원 등 경기지역 6개 기초지자체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홍윤식 행정자치부 장관은 지난 20일 남경필 경기지사와 지방재정 개편방안을 논의했다. 남 지사는 수원 성남 고양 용인 화성 과천 등 경기 6개 불교부단체의 요구사항을 홍 장관에게 전달했다. -6월21일 한국경제신문 ☞ 시와 군 등 기초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개편 방안을 둘러싸고 중앙정부와 일부 지차제 간 갈등이 거세다. 행정자치부의 지방재정 개편안에 대해 일부 지자체가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지방재정 개편 방안은 무엇이고 왜 개편하려는 것인지, 일부 지자체는 어떤 이유에서 반발하고 있고 이를 어떻게 봐야 할 것인지 알아보자.
지자체의 수입원
행자부는 지난 4월 지방재정 개편안을 발표했다. 행자부는 정부조직 관리, 지방행정과 재정·세제 등을 맡은 중앙정부 부처다. 지방재정 개편안은 시·군에 대한 △조정교부금 배분기준 개선 △불교부단체 조정교부금 우선배분 특례 폐지 △법인지방소득세 공동세 전환 등이 주요 내용이다. 기초지자체들이 필요한 사업을 하는 데 소요되는 자금의 조달원은 크게 △지방세 △중앙정부 교부금 △시·군 조정교부금 등 세 가지가 있다. 지방세는 도와 시·군이 걷는 세금이다. 도세에는 취득세, 등록면허세, 레저세, 지방소비세가 있다. 시·군세는 지방에 살고 있는 개인이나 기업에 부과하는 지방소득세, 주민세, 재산세, 자동차세, 담배소비세 등이다.
교부금(交付金)은 말 그대로 나눠주는 돈이다. 지자체들이 받는 교부금에는 중앙정부가 국세로 거둔 세금을 활용해 지급하는 지방 교부금과, 도(道)가 거둔 세금(도세) 중 나눠주는 시·군 조정교부금이 있다. 중앙정부는 또 초·중등 교육의 재정지원을 위해 지방교육재정교부금도 지급한다. 중앙정부와 도가 주는 교부금은 다시 보통교부금과 특별교부금으로 나뉜다. 전국 243개 시·군의 98%인 237개 시·군이 중앙정부의 교부금을 받는다. 경기에선 성남 수원 용인 화성 고양 과천시 등 6개 시가 중앙정부 교부금을 받지 않는 불교부 지자체다.
전국 시·군 중 이들 6개 시만 중앙정부가 지원하지 않아도 될 만큼 재정이 넉넉하다는 뜻이다.
지자체 간 수입 격차 너무 커…정부의 개편 이유
지방재정과 관련해 가장 큰 문제는 지자체들의 재정 자립도가 낮고, 지자체별로 살림살이 편차가 크다는 것이다. 정부는 지자체들의 재정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2010년 지방소득세와 소비세를 도입했다. 이어 2013년에는 지방소비세율을 올렸다. 그 결과 2013년 53조8000억원 규모이던 지방세가 2015년 71조원으로 20조원 가까이 늘었다. 그런데도 지자체들의 재정자립도는 2016년 현재 52.5%에 그친다. 지자체들의 빚(채무)은 2015년 말 28조원에 달했다. 이는 수입보다 지출이 과도하게 많다는 뜻이다.
지자체 간 재정자립도 차이도 극심하다. 성남 등 6개 시는 정부의 교부금이 필요하지 않을 만큼 형편이 좋은 반면 75곳의 지자체는 자체 세입으로 공무원 인건비조차 해결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광역단체를 예로 들면 서울시 본청은 재정자립도가 83%인 데 비해 전라남도 본청은 18.4%에 그친다. 이처럼 지자체 간 살림 형편이 차이가 있는 것은 법인지방소득세가 주원인이다. 법인지방소득세는 지자체들이 지역 내 기업들에서 걷는 세금이다. 그래서 성남이나 화성처럼 기업이 많은 특정 시에 편중돼 있다. 지난해 화성시가 거둔 법인지방소득세는 3023억원에 달한 데 비해 연천시는 9억3000만원에 그쳤다. 격차가 무려 325배다. 이게 정부가 지방재정 손질에 나선 이유다.
조정교부금 배분 기준 바꾼다
지방재정 개편방안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시·군 조정교부금 제도를 바꾼다. 시·군 조정교부금은 도세의 27%(인구 50만명 이상 시는 47%)를 인구 수 50%, 재정력 20%, 징수실적 30%를 반영해 시·군에 배분한다. 올해 조정교부금으로 나가는 돈은 4조8000억원이다. 인구와 징수 실적을 80% 반영하고 있는 현재의 기준은 재정여건이 좋은 지자체에 조정교부금이 더 많이 배분되는 구조다. 그래서 조정교부금 배분 기준에서 인구 수 반영비율을 낮추고 재정력 반영비율을 높여 재정력 격차를 완화한다는 게 정부 생각이다. 중앙정부의 지원을 받지 않는 불교부단체에 대해 조정교부금을 우선 배분한다는 경기도의 특례도 폐지한다. 둘째는 시·군세인 법인지방소득세의 공동세 전환이다. 시·군이 거둔 법인지방소득세를 도세로 바꿔 도가 지자체에 골고루 배분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 밖에 △안정적인 지방재정 운영을 위해 ‘지방재정안정화기금’을 도입하고 △무분별한 낭비성 지역축제를 내실화하며 △지방 공사와 공단의 운영도 혁신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