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살아난다는 얘기가 나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경기가 이미 꺾였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실업률이 다시 높아지고 자영업자들은 판매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지 않을까 우려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주식시장은 단기간에 주가지수가 100포인트 이상 폭락하고 원·달러 환율도 하루에 10원씩 변동하는 불안정성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잠재성장률 수준인 5%의 경제성장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분명하게 제시하고 경제에 지속적으로 개입하는 데도 호황과 불황 사이에서 경제가 불안하게 움직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외환당국이 한시도 눈을 떼지 않는다는 외환시장의 내일을 예측하기가 어렵고,기업의 본질적인 가치에 수렴한다는 주식의 적정가격을 산출하기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이번 호에서는 경기가 변동하고,금융시장이 출렁이는 이유를 알아보자.
"공급이 수요를 창출한다"는 세이의 법칙(Say's law)은 고전학파 경제학의 대명제다.
상품이 적게 생산되거나 많이 생산되거나 관계없이 가격이 오르내리는 과정을 통해 모두 팔린다는 것이다.
가격은 시장의 수요 공급을 맞출 수 있는 '보이지 않는 손'이기 때문에 가격 변동성만 확보된다면 잉여생산이나 과소소비 문제는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생산자들은 판로(販路)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세이의 법칙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옳은 견해'라는 것이 대다수 경제학자들의 평가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시장에 물건이 넘쳐나서 가격이 폭락하더라도 모두 팔리지 않는 현상이 주기적으로 나타난다.
실제 세계 경제 역사는 호황과 불황을 오가며 순환한다는 사실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경기순환의 국면
경제가 호(好)경기와 불(不)경기를 반복하는 것을 경기순환(景氣循環:business cycle)이라고 한다.
경제상황이 성장의 장기추세선(잠재성장률) 아래 있으면 불경기,그 위에 있으면 호경기다. 경기순환은 대체로 4개 국면으로 나눠 생각해 볼 수 있다.
우선 침체기(slump)다. 이 시기에는 투자와 생산이 극도로 줄어들어 대량 실업이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물가가 떨어지고 금리도 낮아진다.
주식시장도 거래량이 줄어들고 가격이 하락한다.
회복기(recovery)는 침체기에서 서서히 벗어나는 단계다. 기업의 재고가 감소하고 투자와 생산이 늘어나기 시작하며,주가와 금리는 오르게 된다.
성장률은 잠재성장률 수준으로 회복된다. 호황기(boom)는 회복기가 진행되면서 활발한 경제활동이 이뤄지는 시기를 말한다.
투자가 활발해지고 생산과 소비도 크게 증가한다.
금리와 물가가 오르고 고용도 늘어난다. 경제성장률은 잠재성장률(상장률 추세선)을 넘어서게 된다.
호황기는 영원히 계속될 수 없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후퇴기(recession)에 접어들게 된다. 투자확대의 결과로 과잉생산이 나타나고 재고가 늘어나 기업의 자금조달이 어려워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