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에 허덕이다 순간의 유혹에 빠져 저지르는 생계형 범죄가 늘고 있습니다. 생계형 범죄가 증가하는 것은 우리 사회 전반에 불황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는 증거입니다.
불황 길어지면 일자리도 부족
호황(好況)은 문자 그대로 경제가 잘 돌아가는 ‘좋은(好) 상황(況)’이고, 불황(不況)은 경제가 안 돌아가는 ‘나쁜 상황’을 가리킵니다. 호황은 호경기 또는 경기 확장이라고 하고 불황은 불경기, 경기 침체라고도 부릅니다. 개인으로 바꿔서 생각해 보면 돈을 잘 벌 때가 호황, 못 벌 때가 불황인 것이죠. 불황이 길어지면 일자리를 얻기도 어렵고, 장사도 잘 안 돼 쉽게 범죄의 유혹에 빠질 수 있습니다. 먹고 살기 힘들어서 절도, 사기 등을 저지르는 이른바 생계형 범죄가 늘어나는 것입니다.
코사인 그래프 같은 ‘경기사이클’
경제가 항상 잘 되면 좋겠지만 오늘날 나라 경제는 좋을 때와 나쁠 때가 주기적으로 반복하게 마련입니다. 좋아졌다가 나빠지고, 추락하다 다시 반등하는 것입니다. 호황일 때는 경제가 커지다가 정점(peak)에 이르면 후퇴하게 됩니다. 그러다 불황기에 접어들어 경제가 수축되다가 저점(bottom)에 이르면 서서히 회복되면서 다시 호황기로 넘어갑니다. 이런 흐름이 계속 불규칙하게 반복하는 것을 경기 순환, 경기 변동 또는 경기 사이클이라고 부릅니다. 그래프로 그려보면 사인, 코사인 그래프처럼 출렁거리는 모양이 됩니다.
햇살 따사로운 화창한 날씨 ‘호황’
경기를 ‘경제의 날씨’라고 비유할 때, 호황은 햇살 따사로운 화창한 날, 불황은 비바람 몰아치는 궂은 날로 이해하면 쉽습니다. 호황일 때는 상품이 잘 팔리니까 기업들은 투자를 통해 공장을 키우고, 고용을 늘리죠. 그러면 개인들도 수입이 늘어 더 많은 상품을 사는 선순환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반면 불황일 때는 기업들은 안 팔린 상품이 창고에 재고로 쌓이고 이윤이 줄면서 고용도 줄이게 마련입니다. 개인들도 수입이 줄어드니까 소비를 줄이고, 기업은 생산을 더욱 줄여야 하는 악순환이 이어집니다. 그래서 각국 정부는 호황과 불황이 너무 극심하게 변동하지 않도록 경제 정책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호황과 불황은 한 지역, 한 나라에서도 일어나지만 요즘은 세계가 하나의 시장으로 연결되면서 세계적인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웃의 실직 ‘침체’ 자신의 실직 ‘불황’
호황과 불황에 대해서는 1980년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시에 로널드 레이건 후보가 재치 있게 정의를 내린 적이 있어. “경기 침체(recession)란 당신의 이웃이 실직할 때를 말합니다. 불황(depression)은 당신이 실직할 때를 말합니다. 경기 회복(recovery)은 지미 카터가 실직할 때를 말한다.” 즉, 경기 침체라고 표현하는 것은 주변에 그런 현상들이 보인다는 것이지만, 불황은 바로 자신이 실업자가 되는 것처럼 심각하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대통령인 카터가 실직한다는 것은 곧 자신이 대통령이 된다는 것을 뜻하는 위트 있는 표현이죠. 호황과 불황을 예측하고 분석하는 것이 경제학자들의 주요 관심사입니다. 그래서 초고층 빌딩과 경기를 연관시킨 ‘마천루의 저주’ 같은 이야기도 있습니다.
마천루, 호황에 공사 시작 불황 때 완성?
마천루(摩天樓)는 ‘하늘에 닿는 집’이란 뜻입니다. 요즘은 건물이 워낙 높아지다 보니까 적어도 50층 이상 초고층 건물이어야 마천루라고 부릅니다. 마천루의 저주는 초고층 건물이 완공될 때 불황이 닥치는 현상을 가리킵니다. 대개 호황일 때 초고층 건물을 건설할 계획을 세우고 공사를 시작하지만 공사 시작 후 몇 년이 지나면 경기가 호황을 지나 불황에 접어들게 마련이죠. 그래서 마천루와 불황이 연관이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