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통법이 뭐길래… 국내 자본시장이 싹 바뀐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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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통법이 뭐길래… 국내 자본시장이 싹 바뀐다고?

박정호 기자2009.01.14읽기 7원문 보기
#자본시장통합법(자통법)#금융투자업#투자은행(IB)#업종간 칸막이 해제#인수·합병(M&A)#기업상장(IPO)#파생상품#불완전판매

금융투자상품 칸막이 사라져…대형 투자은행(IB) 탄생 예고 국내 자본시장에 대대적인 지각변동을 불러올 자본시장통합법(이하 자통법)이 내달 4일 시행된다. 자통법 개정안이 지난 1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자통법을 대비한 증권업계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이와 맞춰 각종 제도와 명칭을 비롯해 투자환경도 대폭 바뀌게 된다. 자통법 시행까지 보름여밖에 남지 않았지만 아직도 자통법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오해를 하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자통법은 무엇인지 그리고 이에 맞춰 금융산업과 투자환경은 어떻게 변하는지 제대로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 자통법이란국내 자본시장과 관련된 금융업은 증권산업을 축으로 자산운용업 선물업 신탁업 종금업 등으로 철저하게 영역이 분리돼 왔다. 증권사가 자산운용업에 진출하기 위해선 자산운용사를 설립해야 됐다는 얘기다. 하지만 자통법이 시행되면 이런 업종간 칸막이가 싹 사라진다. 자통법은 기존 증권업 자산운용업 선물업 종금업 신탁업 등 5개 자본시장 관련업을 금융투자업이란 단일 업종으로 합쳐 겸영할 수 있도록 허용해준다. 각 업종을 관장하던 증권거래법 선물거래법 자산운용업법 신탁업법 종금법 기업구조조정투자회사법 증권선물거래소법 등 7개 증권 관련법을 하나로 통합한 것이 자통법이다.

규제를 최대한 없애 증권사를 축으로 미국의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처럼 대형 투자은행(IB)을 키우겠다는 것이 자통법의 탄생 배경이다. 자통법을 토대로 증권사들은 골드만삭스나 메릴린치 등과 같은 글로벌 IB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게 된다. 국내 증권사들마다 차별화된 경쟁력을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주로 개인투자자들의 돈을 위탁받아 매매주문을 대행해주면서 천편일률적으로 돈을 벌었던 영업행태가 인수 · 합병(M&A)과 기업구조조정 기업상장(IPO) 등으로 다양하게 바뀐다는 것이다.

금융산업에 거대한 지각변동이 나타날 것이란 전망도 이 같이 국내 증권사들도 글로벌 IB들과 같이 대형화 또는 전문화를 시도할 것이란 예상을 기초로 한 말이다. 또 그동안 증권사 등은 법에서 정해놓은 상품만 판매할 수 있어 새로운 투자상품을 개발해서 판매하려면 새로운 규정을 만들어야 할 정도로 절차가 번거로웠다. 하지만 자통법이 시행되면 법에서 금지한 상품 외에는 무엇이든지 자유롭게 개발해서 판매할 수 있게 됐다. 재난이나 재해 날씨 등의 변화에 따라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파생상품도 나올 전망이다. 투자자들이 그동안 접할 수 없었던 창의적이고 다양한 상품에 투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투자자 보호도 대폭 강화된다. 지난해 초까지 증시 호황을 바탕으로 펀드 가입이 봇물을 이루며 불완전판매가 판쳤지만 자통법이 시행되면 증권사나 은행 등의 판매 책임이 크게 강조된다. 자통법 시행과 함께 은행과 증권사 등은 투자자 성향을 조사하고 이에 적합한 금융상품만을 권유할 수 있도록 유도해 펀드나 파생상품 등 고위험상품의 무차별 판매가 어려워진다. ⊙ 증시용어 · 기관명칭 싹 바뀐다. 자통법이 시행되면 각종 증시 용어나 기관들의 명칭도 바뀌게 된다. 일단 증권유관기관 명칭에서 '증권' '선물' 등이 사라지게 된다.

한국증권선물거래소는 한국거래소,증권예탁결제원은 한국예탁결제원으로 이름이 바뀌고 각각의 업계를 대변하던 증권업협회 자산운용협회 선물협회도 한국금융투자협회로 변모한다. 거래소 관계자는 "자통법의 취지가 증권사 자산운용사 선물회사를 금융투자회사로 통합해 증권 선물 등 특정 금융상품이 아니라 모든 금융 투자상품을 다루도록 한다는 것인 만큼 명칭에서 '증권'과'선물'을 빼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증권회사 선물회사 자산운용회사 등의 용어도 공식적으로는 사라진다. 자본시장과 관련한 금융업을 모두 할 수 있는 금융투자회사가 생겨나면서 증권회사와 선물회사는 투자매매업자나 투자중개업자로,자산운용회사는 집합투자업자로 지칭된다.

다만 증권사들이 회사명을 반드시 금융투자회사나 투자은행으로 바꿀 필요는 없다. 증시 용어들에도 큰 변화가 생긴다. 선물 · 옵션은 공식적으로 파생상품으로 불리게 되며 선물시장은 파생상품시장으로 바뀐다. ELS(주식연계증권) ELW(주식워런트증권) 등은 기존 파생상품에서 파생결합증권으로 통칭된다. 기관투자가란 용어도 일정 요건을 갖춘 개인들까지 포함해 전문투자자로 바뀌게 된다. ⊙ 자통법에 대한 오해들자통법 시행을 목전에 두고 있지만 아직까지 잘못 이해되는 측면이 적지 않다. 대표적인 오해가 자통법이 시행되면 증권과 은행이 통합되는 대형 회사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이다.

이 같은 오해는 자통법이 그동안 엄격하게 금지돼 있던 증권 선물 자산운용 신탁 등의 겸영을 가능하게 하는 점 때문에 나온 것이다. 새로 탄생하게 될 금융투자회사는 '겸영'이 허용되는 것이지 '겸업'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증권사가 은행업을 하거나 은행이 증권업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은행 보험 증권 간 금융영역 칸막이는 계속 유지된다. 증권사에 고객 예금을 받는 등 여 · 수신 업무가 허용된다는 것도 잘못된 인식이다. 자통법을 계기로 금융투자회사들이 소액지급결제 기능을 갖게 되지만 은행의 고유 업무인 여 · 수신 업무를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자통법에서 허용하는 자금 이체의 범위는 고객이 맡긴 예탁금에 한정되고,예탁금은 증권금융과 같은 외부 기관에 의무적으로 예치하기 때문에 금융투자회사가 임의대로 이동시킬 수는 없다. 또 자통법은 증권사나 자산운용사 등의 상품에만 해당되고 은행과 보험 상품과는 상관없다는 것도 잘못된 인식이다. 자통법의 적용을 받는 은행과 보험상품도 있기 때문이다. 자통법에선 원본 손실의 가능성이 있어 투자성이 있는 상품을 금융투자상품으로 정의하고 있다. 따라서 은행의 외화예금은 자통법의 적용 대상이다. 또 원본 손실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주가지수연계예금 역시 투자상품으로 자통법의 테두리에 들게 된다.

보험상품도 판매수수료 위험보험료 사업비 등을 차감하고 나서 원본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경우엔 금융투자상품으로 분류된다. 금융시장에 큰 변혁을 가져오게 될 자통법에 대한 이해는 일반투자자들에게도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됐다. 자통법에 대한 이해가 높으면 높을수록 새로운 금융시장의 중심에 설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다.

조진형 한국경제신문 기자 u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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