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기업 퇴출' 더딘 탓에…GDP 0.5% 놓쳤다
키워드 시사경제

'좀비기업 퇴출' 더딘 탓에…GDP 0.5% 놓쳤다

임현우 기자2025.11.20읽기 3원문 보기
#한계기업#좀비기업#국내총생산(GDP)#이자보상비율#부실기업 퇴출#구조적 성장둔화#시장경제#1997년 외환위기

한계기업 인천 남동공단에 있는 한 중소기업 공장이 가동을 멈추고 폐쇄된 모습. /한경DB한계기업을 제때 퇴출했더라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이 0.4~0.5% 증가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지난 12일 ‘경제위기 이후 우리 성장은 왜 구조적으로 낮아졌나’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1990년대 이후 한국 경제의 성장 추세가 구조적으로 둔화한 가장 큰 원인으로 민간 소비와 투자의 위축을 지목했다. 그러면서 부실기업 퇴출 지연이 투자를 위축시켰다고 분석했다. “부실기업 방치하면 다른 기업에도 악영향”한계기업이란 재무구조가 망가져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남을 가능성이 희박해지고 있는 기업을 말한다.

통상 이자보상비율이 3년 연속 100% 미만이면 한계기업으로 분류한다. 이자보상비율은 기업의 1년치 영업이익을 그해 상환해야 할 이자비용으로 나눈 것이다. 이 값이 100% 아래라면 사업해서 번 이익으로 은행 빚의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자원이 한정된 상황에서 한계기업이 계속 연명하면 정상적인 기업이 자금을 조달할 길마저 좁아진다. 그래서 한계기업을 이른바 ‘좀비기업’으로 부르기도 한다. 한은은 실제 퇴출된 기업의 재무적 특성을 바탕으로 국내 12만여 개 기업 중 ‘퇴출 고위험 기업’을 뽑아냈다. 2014~2019년 퇴출 고위험 기업의 비중은 4%였지만 실제 퇴출된 기업은 절반인 2%에 그쳤다.

2022∼2024년에는 퇴출 고위험 기업이 3.8%, 퇴출 기업은 0.4%로 격차가 더 벌어졌다. 한은은 “한계기업은 같은 공급망 안에 있는 다른 기업의 경영까지 악화시키고 신규 기업의 진입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적했다. 한은은 퇴출 고위험 기업이 정상 기업으로 대체됐다면 2014~2019년 국내 투자가 3.3%, GDP는 0.5% 상승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2022~2024년에도 국내 투자는 2.8%, GDP는 0.4% 올랐을 것으로 봤다. 지난해 명목 GDP를 감안하면 부실기업을 ‘물갈이’하지 못해 10조원 안팎의 성장 기회를 놓친 셈이다. 원칙대로라면 경쟁력이 훼손된 기업은 자연스럽게 도태되는 것이 맞다.

냉정하게 들릴 수 있지만 망할 기업은 망하고, 경쟁력 있는 기업이 살아남는 게 시장경제의 자연스러운 모습이기 때문이다. 일본은 1990년대 경제 거품이 꺼지면서 한계기업이 속출했는데도 당장의 후폭풍을 우려해 과감히 정리하지 못했다. 이것은 결국 ‘잃어버린 30년’의 장기침체로 빠져드는 패착 중 하나가 됐다. 한은 “원활한 진입·퇴출로 역동성 높여야”

임현우 한국경제신문 기자

AI 퀴즈

이 기사로 1분 퀴즈 풀기

객관식 3문항 · 즉시 채점

광고Google AdSense — 728×90

🔗 본문 속 개념

📚 함께 읽으면 좋은 기사

또 불거진 富의 불균형 논란…자본주의 탓이라고?
커버스토리

또 불거진 富의 불균형 논란…자본주의 탓이라고?

자본주의는 민주주의와 함께 발전하며 인류의 물질적 삶을 풍요롭게 했지만, 부의 불평등이라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 최근 피케티 교수의 주장이 논란이 되고 있으나, 그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자료에 오류가 많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2014.05.29

가치 투자 vs 동물적 승부 … 자본시장 꿰뚫은  ‘눈’ 달랐다
세기의 라이벌

가치 투자 vs 동물적 승부 … 자본시장 꿰뚫은 ‘눈’ 달랐다

워런 버핏과 조지 소로스는 같은 시대를 살며 연평균 20%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한 투자의 거장이지만, 투자 철학과 방식이 극단적으로 다르다. 버핏은 장기 가치 투자로 기업을 인수·경영하며 지속적 수익을 추구하는 반면, 소로스는 시장의 맹점을 파고들어 차익거래로 단기 수익을 창출하는 투기자의 면모를 보인다. 이러한 차이는 버핏의 안정적인 미국 중산층 가정 배경과 소로스의 나치 박해와 전쟁 속에서 생존해야 했던 유년 경험에서 비롯된 것으로 평가된다.

2011.09.28

경제적 사고력 평가하는 '테샛'… 세상을 이해하는 안목 갖춰야
커버스토리

경제적 사고력 평가하는 '테샛'… 세상을 이해하는 안목 갖춰야

경제적 사고력은 현대 사회 현상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이며, 선진국들과 달리 한국은 경제교육이 부족해 시장경제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실정이다. 한국경제신문이 출범시킨 테샛(TESAT)은 단순 암기가 아닌 경제적 논리와 사고력을 평가하는 시험으로, 국내 경제학자와 기자들이 공동으로 출제하며 일본의 닛케이테스트를 능가하는 신뢰도를 확보했다. 테샛은 국민의 경제 지력을 높이고 현실 경제에 대한 이해력을 측정하는 국내 최고 수준의 시험으로 자리잡고 있다.

2009.07.22

시장이 제대로 작동해야 삶이 풍요로워진다
커버스토리

시장이 제대로 작동해야 삶이 풍요로워진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만, 시장경제는 협력과 자유로운 선택을 통해 인류의 생활수준을 비약적으로 향상시켜온 도덕적 체제라는 주장이다. 부자들은 대부분 남을 희생시켜 부를 쌓는 것이 아니라 혁신적인 상품과 서비스로 사회에 기여하며 부를 축적하며, 최근 경제위기는 신자유주의보다는 정부의 과도한 개입이 주요 원인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시장경제가 완벽하지는 않지만 계획경제보다 인간의 자유와 인권을 신장시켰으며, 현 위기도 창조적 파괴를 통한 진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2011.11.30

'사회적 경제' 보다 시장경제 원리 먼저 배워야
포커스

'사회적 경제' 보다 시장경제 원리 먼저 배워야

서울시가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배포하는 '사회적 경제 교과서'가 시장경제의 부정적 측면만 강조하고 사회적 경제의 문제점은 외면한 채 협동조합과 사회적 기업을 일방적으로 미화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헌법에 명시된 자본주의 시장경제 교육이 부재한 상황에서 이 교과서가 학생들에게 시장경제에 대한 불신과 왜곡된 경제관을 심어줄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협동조합의 10% 미만만 실질적으로 운영 중이고 사회적 기업 대다수가 정부 보조금에 의존하고 있다는 현실이 교과서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2016.04.21

광고Google AdSense — 728×90 또는 970×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