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 연금 확대 바람직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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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 연금 확대 바람직 할까요

로컬편집기사 기자2013.01.17읽기 6원문 보기
#기초연금#기초노령연금#노인빈곤율#보편적 복지#선별적 복지#소득재분배#노령화#생산가능 인구

찬 "노후 준비못한 세대를 국가가 부양해야"반 "재원 조달 막막한데 재벌까지 준다고?"65세 이상 노인들에게 지급하는 기초노령연금의 수령 대상과 금액을 확대하는 것을 둘러싸고 찬반 논란이 뜨겁다. 현재 기초노령연금은 65세 이상 중 소득 하위 70%(약 405만명)에 월 9만7100원을 지급하고 있다. 문제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 선거 공약으로 기초노령연금을 기초연금으로 개편해 65세 이상 전원에게 지급하고 금액도 20만원으로 늘리겠다고 약속한데서 시작됐다. 이런 공약을 그대로 지켜야 하는가를 둘러싸고 새누리당 내에서조차 의견이 갈리고 있다.

재벌 그룹 회장까지 기초연금을 주는 게 과연 바람직하냐며 수급 계층을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이 그것이다. 하지만 복지는 차별 없이 적용해야 하며 공약으로 내건 만큼 그대로 지켜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기초연금 대상 확대를 둘러싼 찬반논란을 알아본다. 찬성박근혜 당선인 측은 기초연금의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65세 이상 모든 노인들에게 기초연금을 확대할 경우 재정적 부담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계층에게 어떤 헤택을 제공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재벌 회장에게 기초연금을 지급하느냐 여부는 논쟁의 핵심은 아니라는 것이다.

무상급식이나 무상보육이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하듯이 기초연금 역시 소득과 관계 없이 65세 이상 모든 노인에게 지급하는 것이 정책 일관성 차원에서 맞다는 지적이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관계자도 “지금 노인 세대는 부모를 부양하고 자식들을 가르치고 키우느라 노후 준비를 제대로 못한 세대”라면서 나이가 들면 자식들로부터 부양을 기대했지만 이것마저 세태가 바뀌어 기대하기 어려워졌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노인빈곤율이 4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점을 감안하면 국가가 책임지고 부양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당선인 측에서는 “월 20만원은 65세 이상 노인이 최소한의 생계를 이어가기에도 부족한 금액”이라며 “고소득층에게까지 지급할 필요가 있냐는 지적이 있지만 각종 비과세 감면 축소 등을 통해 그만큼 고소득층으로부터 더 많은 세금을 걷는다면 결과적으로 저속득층에게 혜택을 돌려주는 결과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또 정 고소득층에 일괄 지급하는 것이 문제라면 지급액을 일부 조정하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대우선 재원 마련이 곤란하다며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다. 가뜩이나 노령화가 급격하게 진행되는 마당에 65세 이상 모두에게 20만원씩 지급하다보면 그 재원을 어떻게 다 마련하냐는 얘기다.

2040년이 되면 전체 인구의 40%인 1650만명이 노인이 되고 생산가능 인구(15~64세)는 상대적으로 계속 줄어드는데 어디서 그 재원을 동원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반대론자들은 그렇지 않아도 소득 격차가 갈수록 심해지는데 소득에 관계 없이 똑같이 20만원을 지급하는 것은 소득재분배 차원에서도 문제가 적지 않다는 견해도 제시한다. 재벌 회장 등은 그렇지 않아도 돈이 많고 일부 고소득층은 국민연금이나 퇴직 연금 등으로 충분히 노후보장이 되어 있는데 이들에게 추가로 돈을 지급한다면 국민들이 과연 수긍하겠느냐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기초연금을 보편적 복지 차원에서 무차별적으로 지급하기보다는 대상자를 제한해 선별적 복지로 가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가 되고 있다는 점도 꼽는다. 스웨덴도 기초연금을 전 노인에게 지급하다가 재원 마련에 어려움을 겪자 개인이 낸 만큼 기초연금을 주는 방식으로 고쳤다는 사례도 든다. 새누리당 내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있다. 심재철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원칙이 훼손되거나 예산이 없는데도 무조건 공약대로 해야 한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전제, “65세 이상 전원에 20만원을 주겠다는 기초연금 공약은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생각하기일정 이상의 나이에 달한 노인들의 최소한의 생활을 위해 나라에서 일정한 돈을 지원하는 제도는 가장 기초적인 복지로서 꼭 필요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동안 시행해 왔던 기초노령연금은 그런 점에서 금액이 턱없이 부족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최근 물가를 감안하면 월 9만원은 사실상 별 도움이 되지 못하는 돈이다. 따라서 금액을 상향 조정하는 것은 불가피한 부분이라고 본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소득에 따라 지급액을 차등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정확한 소득 파악이 힘들고 소득 구간에 따라 지급액이 차이가 나면 여러 갈등과 부조리가 생겨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지급 금액은 소득에 관계 없이 고정하는 것이 그나마 부작용을 줄이는 방법이라고 할 것이다. 남은 문제는 대상이다. 소득에 따라 지급여부에 차별을 두는 것은 사실 행정적으로 여러 문제가 생길 소지가 없지는 않다. 그렇지만 객관적인 소득 통계치를 이용해 상위 일정 계층에 대해서는 지급을 하지 않고 그 이하에만 지급하는 방법은 한번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이로 인해 남는 예산을 지급대상자들이 실제 받게되는 금액을 상향 조정하는데 쓰는 방안도 검토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하는 것이 정말 필요한 사람에게 요긴한 돈이 분배되는 길이기도 할 것이다.

김선태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k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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