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의 원천은 정부 아닌 시장…통화량 확대로 성장 잠재력 높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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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원천은 정부 아닌 시장…통화량 확대로 성장 잠재력 높일 수 없다

생글생글2015.10.01읽기 5원문 보기
#양적완화#통화량 확대#글로벌 금융위기#오스트리아학파#기업가 정신#신자유주의#작은 정부#경제적 자유

Cover Story - 잘 사는 나라, 못 사는 나라…부국(富國)의 길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주요국은 침체된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여러 정책을 내놓고 있다. 먼저 금융위기를 겪은 미국은 이자율에 관계없이 돈을 찍어내는 양적 확대 정책을 펴다가 이를 중단하고 이제 이자율을 조금 올리는 방안을 조심스럽게 검토하고 있다. 일본 역시 오랜 경기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과감한 통화량 확대 정책을 펴고 있다. 성장가도를 달리던 중국도 급격한 경기 위축에 대응해 이자율을 낮추고 위안화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다.

세계 주요국들이 이처럼 통화량 확대, 통화가치 하락 정책을 경쟁적으로 펼치다 보니 통화량 확대가 곧 경제 성장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사람들이 오해하기도 한다. 하지만 통화량 확대는 침체된 경제를 되살리는 경기 안정화 정책일 뿐 성장 잠재력을 높이는 정책은 아니다. 경제가 성장해 나라가 부강해지려면 기본적으로 시장이 잘 돌아갈 수 있는 사회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 경쟁, 혁신, 기업가 정신, 작은 정부가 다시 강조되는 이유도 이런 배경에서다. 시장의 경쟁과 혁신, 작은 정부, 기업가 정신을 특히 강조하는 학자들로는 슘페터, 하이에크, 미제스 등이 있다.

오스트리아학파로 불리는 이들은 경제를 살리기 위해 정부의 시장 개입을 반대하고 경제적 자유를 중시한다. 경쟁을 허하라오스트리아학파의 프리드리히 폰 하이에크는 “경쟁은 경쟁이 없으면 알려지지 않거나 또한 이용되지 못하게 될 사건들을 발견하는 절차”로 경쟁의 역할을 소개한다. 또한 진정한 의미의 기업가 정신은 바로 이런 경쟁과정에서 좋은 평판을 얻으려고 노력할 때 배양된다는 것을 강조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선 정부의 각종 규제로 인해 경쟁이 제한받고 있다. 지역 골목상권, 특정 업종의 중소기업 보호를 명목으로 특정 산업에 울타리를 쳐 인위적으로 독점 기업이 생성되고 있는 구조다.

경쟁의 제한은 기업이 결국 스스로 투자하고 경쟁력을 키우는 데 장애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정부는 작아져라큰 정부의 문제는 지나친 정부 개입이 민간의 활력을 좀먹는다는 점과 관료시스템에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도덕적 해이와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하이에크는 “정부 개입 없이도 시장에 의한 자생적인 질서 형성이 가능하다”고 주장해 신자유주의의 이론적 토대를 제공했다. 이런 신자유주의는 1980년대 영국의 대처 정부와 미국의 레이건 정부를 통해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정부혁신, 민영화, 규제완화 등으로 구현됐다.

자유주의자이자 통화주의자인 밀튼 프리드먼은 “경제를 활성화하려면 큰 정부를 작은 정부로 대체해야 한다”며 정부가 담당해야 할 일로 ①사회질서와 안정의 유지, ②사유재산의 법적 보장, ③법률 제정에 대한 비판의 자유, ④계약의무의 이행, ⑤경쟁 촉진, ⑥통화제도의 유지, ⑦병자와 노약자 보호 등 7가지를 꼽았다. 그 외의 민간 활동에 대해 정부가 지나치게 개입하면 시장 효율성과 성장잠재력을 저해하고 개인의 창의로운 활동을 제약해 오히려 실패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혁신…기업가 정신 북돋워라오스트리아 출신의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1883~1954)는 기업가 이론의 창시자다.

당시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눈부신 경제발전을 지켜본 슘페터의 최대 관심은 ‘자본주의 발전의 원동력은 무엇일까’였다. 그는 자본주의를 움직이는 ‘기업가’에 주목했다. 기업가가 바로 경제발전의 원동력임을 간파한 것이다. 그에 따르면 기업가는 신상품, 신기술 등 혁신을 능동적으로 수행하는 주체다. 기업가는 돈벌이에 급급해하는 것이 아니라 열린 마음, 리더십, 통찰력 등을 두루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정치’를 기업가 정신을 저해하는 요소로 지목했다. 변화를 가로막고, 혁신을 거부하고, 기업가 정신을 방해하는 것은 모두 정치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경제 자유도를 높여라경제 자유도는 말 그대로 개인이나 기업이 자유로운 경제적 활동을 통해 자신의 이익을 추구할 수 있는 정도다. 미국 케이토연구소 등 세계 91개 연구기관 연합체인 경제자유네트워크가 얼마 전 발표한 자유경제지수 조사에서 홍콩 싱가포르 뉴질랜드 스위스 아랍에미리트(UAE·두바이 포함)가 각각 1위에서 5위를 차지했다. 한국의 올해 순위는 조사대상 157개국 중 39위로 작년보다 7계단 내려갔다. 사유재산권 보장과 반(反)기업 정서 등으로 기업활동을 옥죈 결과다. 주목해야 할 것은 경제자유도가 높은 나라일수록 1인당 소득과 경제성장률이 높다는 사실이다.

미 중앙은행(Fed) 의장을 지낸 앨런 그린스펀은 회고록 ‘격동의 시대(The Age of Turbulence)’에서 세계 여러 나라를 돌아본 결과 “사유재산권의 보장과 법치주의, 교역에 대한 개방 정도가 잘사는 나라와 못사는 나라를 가르는 요소”라고 밝혔다. 대한민국 경제가 활력을 되찾을 수 있는 길 가운데 하나는 경제자유도를 높이는 것이다.

조혜리 연구원 hyerij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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