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대비"…한국기업 전략적 협업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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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대비"…한국기업 전략적 협업 강화

황정수 기자2020.06.04읽기 6원문 보기
#공급망관리(SCM)#로컬라이제이션#보호무역주의#전기차 배터리#5G 이동통신#클라우드 사업#전략적 협업#포스트 코로나

코로나가 바꾼 기업 경영전략

세계적 이동제한 조치에

국내기업 간 협력으로 눈돌려

현대차, 배터리업체와 제휴

5G 관련 기업들도 전략적 협업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때문에 부품 조달, 생산, 유통 등에서 ‘지역 블록화’가 더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중국에서 생산한 부품을 헝가리에서 조립해 프랑스에 납품하는 식의 ‘공급망관리(SCM)의 세계화’가 약해진다는 얘기다. 대신 동남아시아 서남아시아 서유럽 동유럽 등 특정 지역 내에서 모든 것을 완성하는 ‘로컬라이제이션’이 진행될 것이란 관측이다.이런 추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와 자국우선주의의 영향으로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이동 제한과 자급자족 추세 때문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부품 구매와 생산이 소비자를 향해 더 가까이 이동하면서 ‘공급사슬 세계화’의 시기는 저물 것”으로 예측했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상근자문위원은 “각국의 경계선이 약간 강화되면서 기업들은 소비 지역에서 직접 조립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와 배터리업체들 ‘동맹’지역적으로 가까운 위치에 있는 기업 간 협업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적인 이동이 제한을 받는 영향이 크다. 실제 움직임도 있다. 미래 먹거리 선점을 위한 한국 대기업의 합종연횡이 본격화하고 있다. 한국 대표 기업끼리 뭉쳐 글로벌 패권에 도전하려는 것이다. 최근에는 전기차 배터리, 5세대(5G) 이동통신, 인공지능(AI) 등 첨단 미래 산업과 관련해 한국 기업 간 협업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지난달 15일 삼성SDI 천안 전기차 배터리 공장에서 만난 게 대표 사례로 꼽힌다.

현대차는 다른 한국 배터리업체들과도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SK이노베이션을 1차 공급사로 선정했고 2022년 출시되는 차종에도 LG화학 배터리를 쓰기로 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올해 746만 대에서 2025년 2144만 대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안정적인 전기차 배터리 확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5G와 관련한 기업들의 협업도 활발하다. 삼성중공업이 SK텔레콤과 함께 개발 중인 자율주행 선박이 대표적이다. 두 회사는 5G 기술을 활용해 자율주행 선박에 대한 원격 관제 테스트에 성공했다. LS엠트론도 LG유플러스와 원격 제어 트랙터를 개발 중이다.

AI 및 빅데이터 기술 개발을 위해 손잡는 경우도 적지 않다. HMM(옛 현대상선)은 카카오의 정보기술(IT) 서비스 전문 자회사인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함께 디지털 혁신을 통한 기업 체질 개선에 나선다고 지난달 13일 발표했다. 해운업에 디지털을 접목하기 위한 AI·빅데이터 공동 연구 등을 함께할 예정이다. 경쟁사와도 ‘전략적 협업’삼성SDS와 NHN이 클라우드 사업에서 협력하기로 하는 등 경쟁사끼리 손을 잡는 경우도 적지 않다.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외국 기업의 국내 클라우드 시장 침투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협업 사례다.

두 회사의 주력 클라우드 사업 분야는 달랐지만 금융 클라우드 등에선 경쟁 관계였다. 앞으로는 고객사 클라우드 구축 사업의 공동 참여를 확대하고 클라우드 기반 상품·기술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업무 환경 혁신을 위해 인터넷 기업을 찾는 사례도 늘고 있다. 한화생명은 지난달 핵심 보험 시스템에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환경을 구축하기로 하면서 작업을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NBP)에 맡겼다. 세계적인 기업끼리 힘 합쳐 ‘시너지’한국 대기업 간 협업이 새로운 흐름이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한국 간판 기업의 기술력과 제품 경쟁력이 세계 1·2위 수준까지 올라왔고, 국내 생산이 가능해 물류비 등 비용도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김진국 배재대 무역물류학과 교수는 “삼성 현대차 LG 등은 세계 1위 제품을 꾸준히 내놓을 정도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며 “협력사를 찾기 위해 해외로 눈 돌릴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지역 경제 블록화 현상도 한국 기업 간 협업을 가속화할 요인으로 꼽힌다. 이 상근자문위원은 “코로나19로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해졌다”며 “같은 지역에 있는 기업끼리의 협업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묵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한국 기업 간 신뢰 협력 관계를 기반으로 경영 리스크를 낮추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리쇼어링’으로 불리는 생산시설의 본국 귀환이 촉진될 것이란 예상도 힘을 얻고 있다. 손쓸 틈도 없이 해외 생산시설이 줄줄이 셧다운 되는 것을 경험한 기업들이 핵심 자원을 좀 더 통제하기 쉬운 자국으로 이동시킬 것이란 얘기다. 이 자문위원은 “핵심 인적·물적 자원을 본국에 두고 5세대 이동통신 같은 빠른 네트워크를 이용해 해외 생산시설을 통제하는 경영 방식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황정수 한국경제신문 산업부 기자 hjs@hankyung.comN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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