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무역 시장에서 중국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지난해 중국의 수출액은 2조2633억달러로 세계 1위였다. 10년 전인 2007년(1조2204억달러)과 비교하면 90%나 증가했다. 수출 2위와 3위인 미국과 독일의 수출 성장세는 더뎠다. 같은 기간 수출 증가율은 미국 34%, 독일 10%에 그쳤다. 미국 정부가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고 중국의 무역 영토 확장을 견제하는 이유다.
한국·홍콩, 10년 새 수출 3계단 ‘껑충’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중국은 2009년부터 매년 세계 수출 1위를 지키고 있다. 독일은 이듬해 미국에 다시 추월 당하면서 3위에 머물러 있다. 중국 정부의 개혁·개방 정책으로 시장이 확대된 데다 텐센트, 알리바바 등 세계적인 기업이 잇따라 탄생하면서 중국 수출 실적이 급증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수출 실적 세계 4위는 일본(6971억달러)이다. 이어 5위 네덜란드(6516억달러), 6위 한국(5736억달러), 7위 홍콩(5502억달러), 8위 프랑스(5061억달러), 9위 이탈리아(5063억달러), 10위 영국(4410억달러) 순이었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순위가 뒤바뀐 국가가 적지 않다. 2007년 프랑스의 수출액은 5596억달러로 세계 5위였다. 10년 새 3계단이나 하락한 것이다. 당시 8위였던 이탈리아와 9위였던 영국도 같은 기간 1계단씩 순위가 낮아졌다. 한국은 순위가 3계단이나 올랐다. 지난해 수출액은 5736억달러로 10년 전(3714억달러)보다 50% 이상 증가했다. 홍콩도 같은 기간 수출량이 늘면서 10위에서 7위로 상승했다.
효자 수출 상품, 철광석→의류→반도체
전문가들은 이 같은 순위 변동이 글로벌 산업 구조 변화와 무관치 않다고 설명한다. 예컨대 최근에는 정보기술(IT),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을 기존 산업과 융합하는 ‘4차 산업혁명’의 바람이 불고 있다. 반도체, 무선통신기기 등 수요가 증가하는 제품을 잘 만들어 내는 국가가 무역 시장에서 유리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도 변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이 1992년부터 현재까지 매년 가장 많이 수출하는 상품은 반도체다.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반도체 수출액은 1071억달러로 전체 수출(5052억달러)의 21.2%에 달한다. 이어 석유제품(7.7%), 자동차(6.6%), 평판 디스플레이 및 센서(4.1%), 합성수지(3.9%) 순이다. 1980년대부터 1991년까지 가장 많이 수출된 상품은 의류였다. 1980년 한국의 의류 수출액은 27억달러로 전체 수출(175억달러)의 약 16%를 차지했다. 당시 철강판(5.4%), 신발(5.4%), 선박(3.6%), 음향기기(3.4%), 고무제품(2.9%)도 효자 수출 품목으로 꼽혔다. 1960년대에는 철광석, 중석, 생사, 무연탄, 오징어, 활선어, 흑연 등이 한국의 주요 수출 품목이었다.
미·중 무역 전쟁에 대한 우려도
최근 세계 무역 시장에서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세계 경제 규모 1, 2위 국가가 서로 무역 장벽을 높이면서 주변국들이 덩달아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경제전망 보고서를 내고 미·중 무역전쟁이 확대되면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이 2021년까지 최대 0.8% 감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OECD는 미국과 중국이 상대국 제품에 부과하고 있는 관세를 현재 수준으로만 유지해도 2021년까지 두 국가의 GDP가 0.2~0.3%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은 중국산 수입품 2500억달러어치에, 중국은 미국산 1100억달러어치에 고율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