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은 나랏빚 누가 갚나…돌고 돌아 국민 삶 짓누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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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은 나랏빚 누가 갚나…돌고 돌아 국민 삶 짓누른다

유승호 기자2021.09.09읽기 6원문 보기
#국가채무#국가부채#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국채#긴급재난지원금#조세부담률#재정지출#경기부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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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더미' 앉은 지구촌

韓 국가부채 내년말 1068조원

국민 1인당 2000만원 빚진 셈

공공기관 부채 더하면 1985조원

해마다 100조씩↑…나랏빚 '과속'

빚 늘면 세금 더 걷어 가계에 부담

화폐 발행 늘어 돈 가치도 떨어져

국가·기업 신용도에도 악영향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604조4000억원 규모의 내년 예산안과 국가재정운용계획 등을 발표하고 있다. 신경훈 한국경제신문 기자 국가 채무는 국가, 즉 정부가 진 빚을 뜻합니다. 정부는 국민으로부터 세금을 걷어 국방, 치안, 복지 등 공공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씁니다. 가끔 정부가 쓸 수 있는 돈이 모자란 경우가 생깁니다. 이때 정부는 민간 또는 외국으로부터 돈을 빌려쓰는데 이게 국가 채무가 됩니다. 개인이 소득 이상의 돈이 필요할 때 은행에서 돈을 빌리는 것과 같은 것이지요.한국의 채무가 너무 빨리 늘어서 걱정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기획재정부는 국가 채무가 지난해 말 846조6000억원에서 올해 말 956조9000억원, 내년 말 1068조300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해마다 100조원 넘게 증가하는 것입니다. 국민 1인당 2000만원꼴입니다. 표면적으로 드러난 것 외에 ‘숨어 있는’ 빚까지 합하면 더 늘어난답니다. 공무원연금, 군인연금과 같은 연금충당부채와 공공기관 채무를 포함하면 말이죠. 이것까지 합하면 국가 부채(이것을 뺀 국가 채무가 용어상 다르다)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1985조3000억원에 이릅니다. 작년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1933조원을 넘어서는 규모죠. 주요 외국은 국가 부채 개념을 더 자주 사용합니다. 공공기관 채무는 정부가 암묵적으로 보증하기 때문에 ‘나랏빚’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겁니다.여기에선 국가 채무를 기준으로 봅시다. 한국의 GDP 대비 국가 채무는 2017년 36.0%, 2018년 35.9% 등으로 30%대 중반에서 비교적 안정돼 있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지난해 43.8%로 높아졌고, 내년 말에는 50.2%로 사상 처음 50%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됩니다.좀 더 구체적으로 보면, 정부가 거둬들인 국세 수입은 2018년 268조1000억원에서 올해 283조7000억원으로 5.8% 증가했으나, 정부가 쓴 지출은 428조8000억원에서 558조원으로 30.1% 늘었습니다. 경제성장 둔화로 세금 수입은 정체돼 있는데 정부 지출은 빠르게 늘었다는 증거입니다. 정부는 그 부족분을 빚으로 썼다는 얘기죠.정부가 어디에 돈을 많이 썼는지 봅시다. 의료비, 실업급여, 저출산 지원과 같은 복지 지출이 큰 부분을 차지했습니다. 돈이 어마어마하게 들어가는 복지 프로그램입니다. 고령화에 따른 노인 일자리와 청년실업 해소에도 많은 돈이 들어갔습니다. 내년에도 정부가 600조원 이상을 쓰겠다고 한 상태여서 채무가 더 늘어날 전망입니다. 세금으로 부족하면 국채를 발행해서라도 돈을 풀겠다는 겁니다. 국채는 정부가 발행하는 일종의 빚 보증서입니다. 국내외에서 발행할 수 있습니다.국가 채무가 증가하는 것 자체는 큰 문제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경기가 침체됐을 땐 정부가 빚을 내서라도 경기를 부양해야 하니까요. 지난해와 올해 한국 경제는 코로나19 때문에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정부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긴급재난지원금을 네 차례나 지급하고 정부 재정을 푸는 등 경기를 살리는 데 돈을 많이 투입했습니다.우리나라의 GDP 대비 국가 채무 비율은 세계적 기준으로 볼 때 아직 과도한 편은 아닙니다. 문제는 너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는 겁니다. GDP 대비 국가 채무 비율이 50% 언저리여서 여유는 있는 편입니다. 그렇지만 경제가 성장하는 속도보다 빠르게 국가 채무가 늘고 있다면 국가 경제에도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빚이 늘면 정부는 국민으로부터 세금을 더 걷으려 할 겁니다. 국민 소득에서 세금이 차지하는 비율을 뜻하는 조세부담률이 올해 20.2%에서 내년엔 20.7%로 높아질 전망입니다. 정부는 화폐 발행량을 늘려 부족분을 채울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돈을 많이 찍어내면 돈 가치가 떨어지는데 그 부담 역시 국민이 집니다.너무 많은 국가 채무는 국가와 기업의 신용도에도 악영향을 끼칩니다. 국제 자본시장에선 신용도가 낮으면 국가와 기업은 더 높은 이자를 내고 돈을 빌려야 합니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이죠.우리나라가 빚을 줄이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경제가 꾸준히 성장하고 기업이 장사를 잘하고, 정부가 작아져야 합니다. 기업이 잘되고, 경제가 잘 돌아가면 정부의 세금 수입도 자동적으로 늘어납니다. 고용과 일자리가 늘면 정부가 실업급여로 돈을 쓸 필요도 적어집니다. 청년 대책도 별도로 세울 필요가 없습니다. 정부는 생산하기보다 쓰는 곳이기 때문에 가급적 허리띠를 졸라매고 나라를 운영해야 합니다.국가 채무는 돈은 현재의 세대가 쓰지만 빚은 미래 세대가 갚는 겁니다. 당장 달콤하게 쓸 수 있는 돈 같지만 절대 공짜가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국가 채무가 많아지면 국방, 치안, 교육에 필요한 돈이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곳간에 곡식을 쌓아둬야 가뭄 때 견딜 수 있는 법입니다. 국가도 마찬가지입니다. 곳간을 비우기만 하고 채우지 않는 정부는 문제입니다. 장기적으로 우리는 죽기 때문에 먼저 쓰고 보자는 논리는 위험합니다. 우리나라가 그런 듯합니다.

유승호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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