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세대 대결’로 압축된다.
박원순 신임 서울시장은 나경원 후보에 비해 20대에서 2배, 30대에서 3배가 넘는 표를 얻었다.
나 후보는 50대에서 앞섰고 60대 이상에서는 2배로 득표율이 높았다.
20~30대의 두 후보자 득표율을 뒤집으면 60대 이상의 득표율과 일치하게 될 정도로 세대별 투표성향 차이가 극명하다.
과거에도 청년층은 진보 성향을, 장년층은 보수 성향을 보여 왔지만 이번처럼 극명한 차이를 보였던 적은 없었다.
세대 간 갈등은 사실 예고된 일이기도 했다.
최근 경제가 수년 동안 저성장을 지속하면서 취업하기가 힘들어 젊은층의 불만이 갈수록 높아졌기 때문이다.
반면 높은 복지 수준의 요구로 건강보험 등 소위 4대 보험은 기금이 고갈될 정도로 지출이 많아 미래 세대들이 혜택을 보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소득 수준에 걸맞지 않은 복지 수준은 사람들의 기대수준을 높여 결국 그리스 이탈리아 등 남유럽국가와 같은 재정위기를 부를 수 있다.
20~30대를 잇는 하나의 공통점은 ‘경제적 문제’다. 전혜숙 민주당 의원이 1일 특임장관실로부터 제출받은 ‘2030 청년세대의 정치의식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대의 42.1%, 30대의 42.9%가 가장 관심이 높은 분야를 경제로 꼽았다.
20대는 대학등록금과 청년실업률 속에서 불안해한다.
30대는 결혼, 내집마련, 전세금 문제 등 미래 문제에 눌려 있다. 대학교 3학년 안모씨(26)는 “학비를 위해 빌렸던 대출금을 갚기 위해 레스토랑 접시닦이와 공사장 막노동을 했다”며 “취업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했다.
직장인 고모씨(35)는 “집주인이 전세금을 올려달라고 하는데 맞벌이로도 감당이 안 된다”며 “곧 아이가 유치원에 들어갈 텐데 그 비용은 어떻게 조달해야 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취업과 내집마련 등 소득원을 구하지 못하거나 소득이 낮아서 살기가 어렵다는 걱정을 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젊은층의 불만을 해결하는 방안으로 반값 등록금이나 무상급식 같은 복지 정책이 제시되고 있다는 점이다. 취업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경제를 성장시키면서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기업가정신을 고양하고 창업 활동이 왕성해질 수 있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근본적인 처방보다는 우선적으로 눈길을 끄는 복지정책이 무분별하게 제시되고 있어 더 큰 세대 갈등의 씨앗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과다한 복지 지출은 결국 지금 당장은 달콤하게 보일 수 있을지 몰라도 결국은 미래 세대들이 부담해야 할 짐이 될 수밖에 없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3일 ‘거시경제안정보고서’에서 고령화에 따른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등 복지지출 부담이 다음 세대로 전가되면서 미래세대는 현재 세대보다 2.4배나 많은 조세와 사회보험료 등의 재정부담을 지게 된다고 밝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산출한 ‘세대 간 회계 결과’를 보면 현재 세대의 재정 부담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11.8%,미래 세대는 27.8%로 조사됐다.
젊은층이 장·노년층보다 더 많은 재정 부담을 떠맡고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세대는 현 세대보다 더 많은 짐을 짊어져야 하는 구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