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하는 경제환경 맞춰 물가지수 산정도 개선해 가야
한경 사설 깊이 읽기

급변하는 경제환경 맞춰 물가지수 산정도 개선해 가야

생글생글2019.02.14읽기 6원문 보기
#소비자물가지수#물가인식조사#체감물가#인플레이션#디플레이션#최저임금#실업률#한국은행

허원순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사설] 물가지표, 체감도 더 반영되도록 개선할 필요 있다통계청이 작성하는 ‘소비자물가지수’와 한국은행의 ‘물가인식조사’ 간 괴리도가 지난달 1년 만에 가장 크게 벌어졌다. 정부의 공식 물가통계와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물가 간 괴리는 흔히 있는 일이고 자연스러운 측면도 있다. 문제는 일련의 경제정책이 실생활 체감물가는 도외시하고 타성적인 통계만 바라볼 때 착시를 일으키거나 왜곡을 심화시킬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통계청이 발표한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0.8% 오르는 데 그쳤다. 해오던 대로 460개 품목을 대상으로 가중치까지 반영한 복잡한 산식에 따른 것이었다. 한은이 도시 가구를 대상으로 수치화한 물가인식, 즉 체감물가 상승률 2.4%와 차이가 많이 났다.정부의 공식 통계와 달리 체감물가가 많이 오른 것으로 조사된 것은 외식비(3.1%), 농·축·수산물(2.5%) 등의 가격이 뛴 것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체감물가가 다소 주관적이고 지역별·소득별·가구형태별·연령별 체감도에도 편차는 있을 수밖에 없겠지만, 정부 통계가 물가 변동의 실상을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다면 개선하는 게 마땅하다.물가통계에 소비자 체감도를 완벽하게 반영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통계가 관련법에 따라 엄격한 절차를 거쳐 수정·보완된다는 것도 모르는 바 아니다. 하지만 이른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접어들면서 경제여건은 급변하는데도 실효성이 의심되는 통계에 매달리고, 이를 놓고 ‘급등한 최저임금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있다느니 없다느니, 작다느니 크다느니 하는 논쟁이라도 되풀이된다면 어떻게 되겠나. 경제실상과 정책의 파급효과에 대한 오독(誤讀)을 경계해야 한다.소비자물가지수와 별도로 내는 생활물가지수나 신선식품지수처럼 인건비 부문에 초점을 맞춘 보조지표 생산도 생각해 볼 만하다. 고용사정이 악화되면서 지난달 실업급여 지급액이 사상 최대치를 또 경신했을 정도로 당분간 이 문제는 우리 경제에 핵심 변수가 될 것이기에 하는 제안이다. 물론 이명박 정부 때 ‘MB물가지수’처럼 물가에 개입·관리하려는 차원이라면 하지 않느니만 못하다. 독립성·중립성·전문성의 바탕 위에서 국가통계를 잘 관리하고 개선해 기업과 개별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정책의 방향을 바로잡는 노력을 더 기울일 필요가 있다.<한국경제신문 2월12일자>사설 읽기 포인트공식 물가와 체감 물가 차이 커인위적 해석으로 왜곡하면 곤란구성종목도 합리적인 재편 필요

물가는 양면성이 분명한 경제지표다. 가령 실업률은 낮은 게 좋고, 경제성장률은 높은 게 좋다. 투자 관련 지표도 높게 나오는 게 바람직하다. 하지만 물가는 치솟으면 인플레이션 우려를 낳게 하고, 너무 낮으면 디플레이션, 즉 경기침체를 걱정하게 한다. 저개발국이나 신흥국에서는 높은 물가가 자주 문제가 되지만, 일본처럼 성장이 정체된 국가에선 너무 낮은 물가를 어느 정도 끌어올리는 게 과제도 된다.경제 관련 국가기관 간 관점이나 목표도 엇갈리는 것이 물가다. 한국에서는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와 통화의 안정에 좀 더 비중을 둬온 한국은행 사이에 적지 않은 간극이 있다. 정부는 물가가 오르는 게 ‘서민 경제’의 큰 부담 요인이라고 인식하면서 물가를 관리 대상으로 여겨온 경향이 있다. 이전보다는 덜해졌다지만 아직도 그런 속성이 강하다. 전기·가스요금, 대중교통요금 등은 인상 요인이 생겨도 공기업에 떠안기를 압박하고 가격 반영을 미루게 하는 것도 그래서다. 대학등록금 인상을 막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중앙은행은 정부의 이런 정책에 반드시 보조를 맞추진 않는다.일본은행이 연간 2%의 물가상승률을 목표로 삼은 것은 인플레이션과 싸우는 저개발국 중앙은행과 딴판이다. 지나치게 안정적이거나 심지어 내리는 물가가 경제 발전에 큰 걸림돌임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물론 일본의 물가는 저성장의 결과이기도 하다.한국에서는 경험적으로 물가는 꾸준히 오르는 것, 종종 급등으로 인한 파장이 문제라는 인식이 강하다. 이따금 부동산 등지에서 큰 폭의 가격 하락(디플레이션)으로 ‘깡통주택’이 나오면서 무리한 구입자가 애를 먹고, 금융회사 부실이 커지는 부작용도 나타났지만 국지적 현상이었다.물가는 매우 중요한 생활 속 경제지표지만 인식이나 체감도는 지역·연령·소득·가구형태에 따라 제각각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정부(통계청)는 최대공약치로 생활에 밀접한 460개 품목을 정해두고 가격 변동을 측정해 단일 지수로 매월 발표한다. 현행 460개도 고정된 게 아니라 2015년 정해진 것이다. 소비자 생활 밀접도에 따라 품목별 가중치도 다르다. 이처럼 중립성·객관성을 꾀한다는 것이 오히려 체감도를 떨어지게 하는 요인이 된다.문제는 이렇게 나온 월간 물가지수가 경제정책의 주요한 기준점도 된다는 사실이다. 예컨대 소비자물가지수로만 보면 급등한 최저임금으로 인한 물가 상승은 잘 확인되지 않는다. 실상은 그렇지 않다. 식당가, 편의점 등 영세사업자의 줄폐업이 엄연한 현실이다.결국 급변하는 경제 환경에 맞춰 소비자물가지수에 개선점을 조심스럽게 찾아보자는 얘기다. 물론 정부 통계를 함부로 손댈 수는 없다. 정권의 의지에 따라 개악의 개연성도 있고, 수시로 바꾸다가는 통계의 신뢰성을 훼손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huhws@hankyung.com

AI 퀴즈

이 기사로 1분 퀴즈 풀기

객관식 3문항 · 즉시 채점

광고Google AdSense — 728×90

🔗 본문 속 개념

📚 함께 읽으면 좋은 기사

투자가 지능순이라면 뉴턴은 왜 실패했을까? '블랙 스완' 날아들지만, 거시지표 잘 봐야죠
커버스토리

투자가 지능순이라면 뉴턴은 왜 실패했을까? '블랙 스완' 날아들지만, 거시지표 잘 봐야죠

투자 성공이 지능순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며, 투자 결정 시 인플레이션, 경제 성장률, 금리, 실업률, 정부 정책 등 거시지표를 체계적으로 살펴야 한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지표들은 단기간에 변하지 않아 이해하기 쉽고, 정부 발표나 언론을 통해 쉽게 접할 수 있으며, 예측 불가능한 블랙 스완 같은 위기에도 대비해야 한다.

2022.05.19

(30) 인플레이션
경제교과서 친구만들기

(30) 인플레이션

인플레이션은 물가수준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현상으로, 예상치 못한 인플레이션은 실물자산 보유자와 채무자에게는 이득을 주지만 금융자산 보유자와 채권자에게는 손해를 입혀 소득과 부를 재분배하고 경제 효율성을 해친다. 초인플레이션(연율 수백% 이상)은 짐바브웨의 2억3100만% 물가상승률 사례처럼 화폐경제 체계를 붕괴시키고 심각한 사회적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2009.09.22

"추론은 현상을 보면서 새로운 정보를 생산해 내는 것"
2022학년도 논술길잡이

"추론은 현상을 보면서 새로운 정보를 생산해 내는 것"

추론은 주어진 현상과 자료를 분석하여 새로운 정보를 도출하는 과정이다. 최저임금 인상의 경제적 영향을 예로 들면, 임금 상승 시 노동 공급량은 증가하지만 고용량은 감소하여 실업률이 높아질 수 있으며, 이는 경제학적 원리와 그래프를 통해 논리적으로 추론할 수 있다. 효율성과 형평성이라는 국가의 가치를 고려하면서 다양한 통계 자료를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것이 올바른 추론의 방법이다.

2021.03.11

다들 싫어하는 인플레이션은 왜 생길까
커버스토리

다들 싫어하는 인플레이션은 왜 생길까

인플레이션은 경제성장 과정에서 수요 증가로 인한 불가피한 현상이지만, 소득이 함께 오르면 실질적 피해는 최소화된다. 반면 수요 부족으로 물가가 떨어지는 디플레이션이나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비용 인상 인플레이션은 경제를 침체시키는 악성 인플레이션이 될 수 있으므로 더 위험하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우려되는 이유는 국내 수요와 무관하게 국제 유가와 원자재값 상승으로 인한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07.10.24

"68혁명은 후대에 빚만 남겨줬다"
커버스토리

"68혁명은 후대에 빚만 남겨줬다"

68혁명을 지지하는 세대는 인간 자유와 복지 증진의 성과를 강조하지만, 실제로 프랑스 청년들은 장기 경제 침체, 높은 실업률, 인플레이션 등으로 인해 심각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68혁명 세대의 추상적 개념주의 전통을 거부하고 실행과 노동을 강조하는 언어 사용으로 국민 지지를 얻으며 새로운 정책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2008.04.30

광고Google AdSense — 728×90 또는 970×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