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탐구 헌법재판소

법률의 옳고 그름 따져...재판관 9명

2005.11.29

법률의 옳고 그름 따져...재판관 9명

정인설 기자2005.11.29읽기 4원문 보기
#헌법재판소#헌법소원#위헌 심사#탄핵 심판#헌법불합치#6·10항쟁#신행정수도 건설법#정치적 중립성

헌법재판소는 국가 최고의 법인 헌법에 관한 분쟁을 사법적 절차에 따라 해결하는 특별재판소다. 헌재는 법적 분쟁을 사법적으로 해결한다는 점에서는 일반법원과 같으나 정치적 파급효과가 큰 헌법적 분쟁을 다루고,헌법을 최종적으로 유권해석한다는 점에서 일반법원과 구별된다. 국제적으로 볼 때 미국 일본 같은 나라는 헌법적 분쟁을 일반법원이 담당하도록 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와 독일 오스트리아는 별도의 독립된 헌법재판소를 설립,운영하고 있다. 1988년 설립된 우리의 헌법재판소는 대통령 국회 대법원장이 각각 3명의 재판관을 추천하도록 하는 등 정치적 중립성을 엄격히 확보하고 있다.

◆헌재는 만 17세우리나라 헌재는 원래 1960년에 출생신고를 할 뻔했다. 그 해 만들어진 제 2공화국 헌법에 헌재 설치를 규정하는 법률이 제정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헌재가 실제 구성되기 전인 1961년 5·16 군사쿠데타로 인해 세상의 빛도 보지 못한 채 그 존재는 이내 사라지게 됐다. 그러다 부활한 것이 1988년.제5공화국을 무너뜨린 1987년 6·10항쟁 후 9차 헌법 개정이 이뤄졌고 이듬해인 1988년에 헌재가 새롭게 태어난 것이다.

대법원이 헌재를 대신해 위헌 심사기능을 담당하는 것으로는 국민의 기본권 보호에 미흡하다는 판단에 따라 이 기능을 독립적으로 수행할 별개의 헌법기관을 만들 필요가 있다는 데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됐다. ◆헌재에서 의미있는 숫자는 6어떤 행동이나 법률이 헌법에 위배되는지를 판단하는 헌법 재판관은 아무나 되는 게 아니다. 일단 나이부터 대통령 후보가 될 수 있는 만 40세가 넘어야 하고 법조 경력 15년 이상의 법관 자격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국회나 대법원장,대통령 등의 눈에 '쏙' 들어야 한다. 이 주체들이 3명씩 재판관을 지명하기 때문이다.

대통령은 이 9명의 재판관 중에서 국회의 동의를 얻어 헌재 소장을 임명한다. 이들 재판관의 임기는 6년이며 연임이 가능하다. 정년은 재판관의 경우 65세이며 소장은 70세까지 할 수 있다. 재판관들은 작년 초 익히 봤던 대로 노무현 대통령 탄핵 심판 같은 고위직 공무원의 탄핵 여부를 결정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헌재가 가장 많이 맞닥뜨리는 일은 헌법소원 사건.작년 10월 신행정수도 건설법 위헌 결정이나 이번 행정중심복합도시 각하 등도 다 헌법소원 사건에 대해 결정한 것들이다. 이 외에 헌재는 각급 법원에서 제청해 올라오는 법률의 위헌 여부를 심판하고 정당해산 및 국가기관 간 권한쟁의 사건을 담당한다.

이 모든 사건의 심판은 재판관 전원으로 구성되는 전원 재판부에서 관장한다. 물론 다른 사건보다 처리 건수가 압도적으로 많은 헌법소원 사건은 재판관 9명을 3명씩으로 나눈 지정재판부에서 1차적으로 판단한다. 9명 전부가 달라붙어 심리할 만한 사건이 되지 않는 것들은 전원재판부로 회부하지 않고 그곳에서 탈락을 시키는데 이를 '각하' 결정이라고 한다. 전원재판부에서 사건을 심리하기 위해서는 재판관 7명 이상이 출석해야 한다. 거기서 헌법에 위배된다는 위헌 결정을 할 때는 재판관 9명 중 6명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6명에 미달하면 합헌 결정이 난다.

◆헌재의 선택은 5지선다형물론 위헌과 합헌 외에 헌재가 내릴 수 있는 결정은 다양하다. 한정합헌과 한정위헌,일부위헌,헌법불합치,입법촉구 등 5가지가 그것이다. 앞서 말한 대로 헌법소원의 경우 그 청구 요건을 갖추지 못하면 각하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이 중 일반인에게 의미가 잘 와닿지 않는 것은 헌법불합치 결정.헌법불합치란 헌법재판소가 심판 대상 법률(조항)이 위헌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입법자의 형성권을 존중해 해당 법률(조항)의 효력을 일정기간 인정하는 결정이다. 결정 직후 법률의 효력이 없어지는 위헌 결정과 달리 법의 즉각적인 무효화에 따른 혼란을 막기 위해 일정기간 법을 존속하게 하고 폐지까지 유예기간을 두는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사회부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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