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세목을 신설하거나 세금 체계를 개편하는 것에 대해 우리는 어떤 잣대로 판단해야 하나.
가장 중요한 기준은 세금 제도의 '효율성(efficiency)'과 '형평성(equity)'이다.
비효율적인 세금은 경제의 활력을 떨어뜨려 국민 소득을 하락시키고,세금징수마저 어렵게 만든다.
특정 계층에 세금을 과도하게 부과하는 '형평성 없는 세금 체계'는 국민의 불만을 폭발시켜 정부마저 전복되는 빌미를 제공하기도 한다.
이와 함께 중요하게 고려해야 하는 기준의 하나는 '세금의 단순성(simplicity)'이다.
세금 제도가 지나치게 복잡하면 세금 계산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비용이 들고,세금을 걷는 행정비용도 만만치 않게 들어간다.
단순한 세금 제도가 좋다는 얘기다.
◆가장 효율적인 세금은 인두세
경제학자들은 의외로 인두세(head tax)를 '효율성이 가장 뛰어나고 걷기도 쉬운 세금'으로 꼽는다.
경제활동 여부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세금을 부과하므로 시장가격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이다.
매출액을 계산할 필요가 없어 세무행정 비용도 거의 들지 않는다.
예컨대 100원짜리 빵을 하나 팔 때마다 10원씩 세금을 부과하거나 빵가게 주인에게 일정 비율의 소득세를 부과할 경우 빵가격은 개당 100원 이상으로 필연적으로 올라간다.
반면 인두세는 모든 사람이 경제활동 여부에 관계없이 동일하게 내야 하기 때문에 상품 판매 등 시장가격 질서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인두세는 그러나 형평성 측면에서 치명적인 결함이 있다.
재산이나 소득에 관계없이 일정액을 내야 하는 인두세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더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마거릿 대처 영국 총리는 지방세 체계를 개편하면서 인두세의 일종인 주민세(community charge)를 1990년 도입했었다.
이에 대해 잉글랜드와 웨일스 지방에서 그해 초부터 대규모 시위가 발생했고 런던에서는 폭력사태까지 나타났다.
당시 영국의 세금불복종 운동은 공권력으로 진압됐으나 대처 총리는 국민의 지지를 상실해 그 해 말 총리직에서 물러나야 했다.
대처의 뒤를 이은 보수당 메이저 총리는 1991년 주민세를 폐지했다.
◆조세 형평성의 한계
형평성은 '세금 부담이 국민에게 공평하게 배분돼야 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동일한 금액의 세금을 내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
세금을 낼 수 있는 능력이 뛰어나거나 소득이 많은 사람들은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 세금을 더 내야 한다는 가치판단이 형평성 개념 속에 포함되어 있다.
언뜻 듣기에 명확해 보이는 형평성에도 그러나 한계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