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연금...폭탄이라며!

복지 선진국 유럽도 '연금 수술' 박차

2005.10.25

복지 선진국 유럽도 '연금 수술' 박차

김혜수 기자2005.10.25읽기 4원문 보기
#연금개혁#저출산·고령화#저성장#정부재정 악화#초당적 연금개혁#외환위기#EU 통화권#사회보장비용

연금개혁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만이 아니다. 독일 프랑스 스웨덴 같은 복지 선진국들도 연금 문제로 진통을 겪고 있다. 방향은 우리와 같다. '더 내고 덜 받는' 쪽이다. 제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유럽 국가들은 보험료를 조금 걷고 연금은 후하게 나눠주는 인심을 썼다. 그러나 유럽경제가 저성장기에 접어들고 고령화도 급속히 진행되면서 기존 시스템을 더이상 지속시킬 수 없는 상황으로 빠져들었다. 여기에다 실업률이 높아지고 출산율도 떨어졌다. 부양받아야 할 노인 수가 급증해 정부재정이 악화됐다. 이로 인해 연금제도가 존폐 위기에 몰린 것이다.

각국이 적잖은 사회적 갈등을 무릅쓰고 연금제도의 대수술에 앞다퉈 나서게 된 이유다. ◆스웨덴,14년 만에 연금개혁복지 국가의 전형으로 인정받는 스웨덴은 경제성장이 둔화되면서 기존의 '적게 내고 많이 받는' 연금제도를 고쳐야만 했다. 1985년부터 1998년까지 무려 14년에 걸쳐 여야를 막론한 모든 정파가 참여해 연금개혁을 놓고 머리를 맞댔다. 결국 가입자가 낸 보험료에 상응하는 연금액만 지급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본인이 부담한 보험료에 경제성장률(GDP)만큼의 이자율만 얹어주기로 한 것이다. 스웨덴의 이 같은 '초당적 연금개혁'은 세계 연금개혁의 모범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90년대 초 집권당이 총선에서 참패해 정권이 붕괴되는 진통을 겪는 등 혼란에 빠지기도 했다. ◆'라인강의 기적'도 예외가 아니다1950년대 눈부신 성장을 이룬 독일도 연금법을 개정해야 했다. 1998년 노조의 지지를 발판 삼아 정권을 잡은 슈뢰더 사회당 정부마저 '관대한 연금법'을 지킬 수는 없었다. 저출산·고령화가 가속화되고 통일비용 부담마저 급증했다. 저성장·고실업이 맞물린 '독일병'으로 인해 기업들은 인근 유럽국가에 비해서도 높은 사회보장비용 부담을 떠안아야 했다. '고비용'을 피해 수많은 기업들이 독일을 떠나는 '엑소더스'가 이어졌다. 독일의 국가 경쟁력은 크게 떨어졌다.

슈뢰더 정부는 지지기반인 근로자들로부터 '배신자'라는 소리를 감내하며 연금개혁을 추진할 수밖에 없었다. 수년간의 진통 끝에 독일정부는 2003년 보험료는 높이고 노령연금액을 줄이는 연금법 개정안을 간신히 국회에서 통과시켰다. ◆프랑스,연금개혁 한번 더 시행해야프랑스에서 1987년 연금 재정이 거덜날 수 있다는 문제가 광범위하게 제기됐다. 하지만 이듬해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있던 시라크 정부는 표를 깎아먹을 것이 분명한 연금개혁을 뒤로 미뤘다. 88년 집권한 미테랑 정부는 89년과 91년,92년에 연거푸 연금개혁안을 마련했으나 노조 등의 거센 반대에 부딪쳤다. 국회에서도 번번히 거부당했다.

연금가입자들의 격심한 반발을 무릅쓰고 프랑스는 지속적으로 연금개혁을 추진한 결과 2003년 라파랭 내각에 들어서면서 연금개혁안을 통과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프랑스의 연금개혁이 저출산과 고령화에 맞물린 재정 불안을 해소하기엔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탈리아,버티다가 EU통화권에서 축출되기도정부의 정책 결정에 노조 입김이 센 이탈리아는 연금개혁을 미루다가 위기를 맞았다. 1919년 연금 제도를 도입한 이탈리아는 재정이 악화되는데도 한번도 제도를 고치지 않았다. 1970년대부터 연금의 재정문제가 불거졌으나 정치권의 소극적인 태도로 1980년대 중반에 가서야 연금개혁 논의가 시작됐다.

하지만 정부재정은 이미 매우 나빠진 상태였다. 취약한 정부재정을 간파한 외환투기세력의 집중적인 공격을 받은 이탈리아는 1992년 외환위기에 빠졌다. 이로 인해 유럽연합(EU) 통화권에서 축출당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EU는 이탈리아의 통화권 복귀의 전제 조건으로 연금 개혁을 내걸었다. 이탈리아 정부는 1992년과 95년,97년 세 차례에 걸쳐 연금개혁을 추진했다. 하지만 잇따른 연금 개혁에도 불구하고 2003년 연금 적자는 연간 400억달러에 달했다. 국내총생산(GDP)의 15.7%가 연금 지출로 나갔다.

지난해 베를루스코니 정부는 연금지출을 GDP의 13%로 억제하라는 EU의 권고에 따라 다시 연금제도 개혁에 머리를 싸매고 있다.

김혜수 한국경제신문 경제부 기자 dearsoo@hankyung.com

AI 퀴즈

이 기사로 1분 퀴즈 풀기

객관식 3문항 · 즉시 채점

광고Google AdSense — 728×90

🔗 본문 속 개념

📚 함께 읽으면 좋은 기사

내년 1%대 추락…한국 저성장 굳어지나
키워드 시사경제

내년 1%대 추락…한국 저성장 굳어지나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올해 2% 미만으로 내려앉고 내년에는 1.7%까지 추락할 것으로 OECD가 분석했으며, 이는 저출산·고령화·혁신 부족 등 구조적 문제로 인한 것이다. 노동력 감소를 상쇄하기 위해서는 공공·노동·금융 부문의 구조개혁을 통한 생산성 향상이 유일한 해법이다.

2023.11.09

2008년  한국, 대변혁이 온다
커버스토리

2008년 한국, 대변혁이 온다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으로 한국은 10년 만에 우파 정권이 들어서면서 경제·교육 정책이 정부 개입 중심에서 시장 자율과 성장 중심으로 크게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적으로는 기업가 정신 고취를 통한 신성장시대가 열릴 것으로 기대되지만, 국제유가 상승,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 중국의 부상 등 국제 경제 불안 요인들이 성장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또한 기술의 중심이 기계에서 인간으로 옮겨지고 미국 중심의 세계 질서가 흔들리면서 중국 중심의 새로운 국제질서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2008.01.02

커버스토리

‘잃어버린‘ 20년’ … 일본 쇠락에서 배우다

일본은 1980년대 버블 붕괴 이후 1990~2010년 연평균 성장률 0.3%의 '잃어버린 20년'을 겪었으며,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국가 역동성 저하, 정치권의 포퓰리즘, 주력 기업들의 경쟁력 약화 등 복합적 요인으로 쇠락이 계속되고 있다. 일본의 사례는 현재의 번영이 미래를 보장하지 못하며, 정치적 포퓰리즘과 장기적 침체가 국가 비전을 희미하게 만들 수 있다는 교훈을 한국에 제시한다.

2012.01.30

상승행진 아파트값...원인은 무엇이며 대책은 없나
커버스토리

상승행진 아파트값...원인은 무엇이며 대책은 없나

아파트값 상승의 원인은 낮은 주택보급률, 저금리로 인한 수요 증가, 공급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과도한 상승은 근로의욕 상실과 생산비 증가를 초래하고, 반대로 급락 시에는 은행 부실과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어 안정적 관리가 필수적이다. 정부는 경제 상황을 고려하면서도 주택 공급 확대와 금리 조정의 균형을 맞춰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2005.06.07

Economic News

늙어가는 한국… 65세 이상 의료비 비중 30% 첫 진입

한국의 저출산·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2009년 전체 의료비 중 65세 이상 고령자 비중이 처음 30%를 넘어섰고, 2050년에는 고령인구가 전체의 38.2%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생산가능인구 1.4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하는 심각한 부양 부담이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은 창의적 혁신을 통해 이러한 도전에 대응해야 한다.

2011.03.09

광고Google AdSense — 728×90 또는 970×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