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팥빙수의 원가와 가격
학원강사 김숙정 씨(29)는 최근 점심을 산 직장 동료에게 대신 디저트를 사겠다고 했다.
그러나 회사 근처 카페에 들어선 순간 후회했다. 동료가 주문한 팥빙수가 점심값보다 훨씬 비쌌기 때문.
그는 "점심으로 먹은 김치찌개가 6000원인데 팥빙수는 한 그릇에 9000원이었다"며 "어떻게 팥빙수가 더 비쌀 수 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얼음과 팥이 주재료로 '원가'가 얼마 안 되는 팥빙수가 이렇게 비싼 이유는 무엇일까.
-7월4일 ○○신문
☞최근 소비자물가가 치솟으면서 이처럼 원가를 따져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류의 기사들이 심심찮게 보도되고 있다.
롯데마트의 '통큰 치킨'과 아파트 분양가,커피 가격 논쟁 등 대개 원가는 100원밖에 안 되는데 소비자가격은 무려 1000원으로 제조업체나 판매업체가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석유류,농축산물,과자류,외식비까지 모조리 뛰고 있으니 소비자들로선 대체 원가가 얼마나 올랐기에 값이 저리 치솟는 건가라는 의문이 들법하다.
하지만 원가와 상품 가격 간의 관계 또는 상품 가격은 어떻게 결정되는가에 대해 깊이 살펴보면 이 같은 생각엔 적지 않은 오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경제 교과서에선 시장경제에서 한 상품이나 서비스의 가격은 시장이 결정한다고 얘기한다.
시장에서 결정된다는 뜻은 한 상품의 수요와 공급이 일치하는 점에서 가격이 형성돼 거래가 이뤄진다는 뜻이다.
여기서 시장은 한두 업체나 판매자가 좌우하는 게 아니라 수많은 업체와 판매자가 경쟁하는 시장(완전경쟁시장)이다.
따라서 특정 업체나 판매자가 가격을 좌우할 수 없다.
이는 곧 한 제조업체나 판매자가 "이 상품의 원가가 100원이니 150원 이상 받아야겠다"라고 해서 실제 판매가격이 150원이 되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현실에선 200원이 될 수도 있고 거꾸로 원가를 밑도는 70원이 될 수도 있다.
가격을 결정하는 것은 순전히 소비자들이 그 상품을 얼마나 선호하는가,그리고 그 상품을 얼마나 많은 업체들이 공급하는가에 달려 있는 것이다.
시장에서 한 상품이나 서비스의 가격은 '원가가 아니라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
미국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의 수석연구원인 토머스 소웰은 "시장에서의 경쟁은 판매자의 판매가격을 제한한다.
판매자의 탐욕이나 성향과는 상관없이 시장의 상황이 가격을 결정하는 것이다.
'객관적' 혹은 '실제' 가치라는 게 존재한다면 경제 거래의 합리적 토대가 생겨날 수 없다"
('베이직 이코노믹스')고 말한다.
수요 및 공급곡선과,두 곡선의 교차점에서 균형가격이 형성된다는 사실은 경제학의 빛나는 성과 중 하나로 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