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 역사에서 고전학파·케인스학파가 양대산맥
Cover Story-경제학의 흐름과 행동경제학

경제학 역사에서 고전학파·케인스학파가 양대산맥

임현우 기자2017.10.12읽기 5원문 보기
#고전학파#케인스학파#애덤 스미스#보이지 않는 손#대공황#혼합경제#거시경제학#스태그플레이션

경제학의 변천사 경제(經濟)라는 말은 세상을 다스리고 국민을 편안하게 만든다는 경세제민(經世濟民)에서 유래했다. 영어 이코노미(economy) 역시 집안 살림하는 사람을 뜻하는 고대 그리스어 ‘oiko nomos’가 어원이다. 딱딱하고 어려운 경제학이지만 사실은 그 어느 학문보다 인간의 ‘먹고사는 문제’와 밀접한 학문임을 보여준다. 굵직한 역사적 사건이 터질 때마다 경제학은 급격히 발전했다. 산업혁명은 고전학파를, 대공황은 케인스학파를 탄생시켰고 이후 신고전학파, 뉴케인지언, 신자유주의 등이 뒤를 이으며 각국의 경제정책에 이론적 토대를 제공했다.

학계에서 비주류로 평가받던 행동경제학의 대표학자인 리처드 세일러가 올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데서도 알 수 있듯 경제학은 시대 변화에 맞춰 꾸준히 진화하는 중이다. 산업혁명이 낳은 고전학파경제학의 계보를 정리하면 복잡하지만 ‘양대산맥’은 고전학파와 케인스학파다. 두 학파를 알면 이후 등장한 변형 학파들을 이해하기 쉬워진다. 고대와 중세의 경제사상은 윤리학, 정치학, 신학에 속한 하나의 부속 영역에 가까웠다. 경제학이 독립된 학문체계로 기틀을 다진 건 산업혁명 즈음인 18세기 중엽이다. 당시 사회적 관심사는 산업혁명으로 늘어난 사회적 부(富)를 어떻게 배분하느냐였다.

영국 학자 애덤 스미스는 1776년 저서 《국부론》에서 흩어져 있던 각종 경제이론을 집대성하고 해법을 제시했다. 그는 근로자에겐 임금, 지주에겐 지대, 자본가에겐 이윤으로 부의 배분이 이뤄지는데 ‘보이지 않는 손’, 즉 시장 기능에 따라 배분될 때 가장 효율적이라고 봤다.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이기심이 인간의 본성이며, 국가는 부를 증대시키기 위해 그 이기심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제학이 체계화된 계기를 만든 스미스는 오늘날까지 ‘경제학의 아버지’로 불린다. 데이비드 리카도, 토머스 맬서스, 존 스튜어트 밀 등 저명한 학자들도 이 시기에 함께 등장한 고전학파들이다.

고전학파는 정부의 시장 개입을 최소화하는 ‘작은 정부’를 강조한다. 모든 개인이 자유롭게 경제활동을 하면 공익은 자동적으로 증진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대공황의 산물 케인스학파1929년 미국에서 터져 세계로 번져간 대공황은 시장 자유방임을 중시해온 고전학파의 이론으론 설명하기 힘든 기현상이었다. 대공황은 생산 위축, 가혹한 실업, 심각한 디플레이션(물가 하락)을 동시에 가져왔다. 고전학파 관점대로라면 실업은 노동시장의 초과 공급으로 발생한 것이고, 초과 공급이 발생하면 가격 하락→수요 증가→균형 회복으로 이어져야 했다. 하지만 당시 노동시장은 스스로 균형을 전혀 되찾지 못했다.

이때 떠오른 이들이 영국 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스를 필두로 한 케인스학파다. 케인스학파는 시장에 모든 것을 맡겨두는 것이 아니라 공공과 민간 부문이 함께 중요 역할을 하는 혼합경제 모델을 주장했다. 이들은 정부가 시장에 적극 개입하는 ‘큰 정부’ 모델을 강조했다. 불황기에 정부가 지출을 늘리면 소비와 투자를 되살려 경제 회복을 촉진할 수 있다고 봤다. 케인스학파는 이전까지 존재하지 않던 거시경제학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탄생시켜 오늘날 미시경제학과 거시경제학이라는 주류 경제학의 두 기둥을 완성했다.

세계 경제 성장에 이론적 토대 제공정부 개입이 모든 경제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케인스학파의 환상은 1970년 오일 쇼크로 촉발된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발생하는 상황)으로 깨졌다. 케인스학파의 이론은 많은 공격을 받게 됐고, 정부 역할 축소와 시장 경쟁 확대를 표방하는 신자유주의가 다시 힘을 얻었다. 다시 ‘작은 정부’를 강조한 신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은 자유무역 확대, 규제 완화, 공기업 민영화 등이 중요하다고 봤다. 신자유주의는 “빈부격차를 확대시킨 주범”이라는 비판론과 “글로벌 경제에서 대체 가능한 경제이론이 없다”는 옹호론을 동시에 받고 있다.

경제학은 300년 가까운 역사를 이어오는 동안 세계 각국의 경제정책에 중요한 이론적 토대를 제공했다. 대공황 당시 프랭클린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은 케인스학파의 처방대로 대규모 공공사업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어 경제 회복을 시도했다. 20세기 들어 마거릿 대처 영국 총리,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은 신자유주의적 관점의 정책으로 공공개혁을 밀어붙였다. 현 문재인 정부의 ‘소득 주도 성장’ 역시 1930년대 폴란드 경제학자 미하우 칼레츠키의 이론을 뿌리로 하고 있다. 다만 폐쇄경제 모형을 전제로 한 칼레츠키의 이론은 정통경제학에선 이단으로 평가받는 것이어서 “검증되지 않은 정책”이라는 반론도 적지 않다.

◆NIE 포인트독립된 학문으로 체계화된 이후 경제학의 변천사를 함께 알아보자. 주요 학파의 관점에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토론해보자.

임현우 한국경제신문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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