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곳간 어찌 채우나” …지구촌, 눈덩이 재정적자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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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곳간 어찌 채우나” …지구촌, 눈덩이 재정적자 ‘골머리’

김미희 기자2009.11.18읽기 5원문 보기
#재정적자#국채 발행#경기부양책#국가부채#국가신용등급#장기금리#GDP#구제금융

美·英·日등 경기 살리려 나랏돈 쏟아부어 재정적자 사상최대 #.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한 기상천외한 비상조치가 등장했다. 루마니아 정부는 최근 130만명에 달하는 공무원 교사 의사 등 공공 부문 종사자들에게 이달과 다음 달 각각 4일씩 무급휴가를 쓰도록 지시했다. 국내총생산(GDP)의 5.1%인 255억6000만레우로 치솟은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한 고육책이다. 게오르게 포게아 재무장관은 이를 통해 13억레우(약 5300억원)의 재정지출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 눈덩이 재정적자로 골머리 앓는 지구촌세계 각국이 눈덩이 재정적자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경기를 살리기 위해 정부 씀씀이가 늘어나면서 미국과 영국 등 각국의 재정적자는 사상 최대로 불어났다. 최근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확실한 경기회복세가 나타나기 전까진 성급하게 출구전략에 돌입하지 않고 지속적인 부양책을 펴겠다"고 공언했지만 늘어나는 재정적자로 인해 각국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이미 재정난을 메우기 위한 국채 발행이 급증하면서 국채 수익률은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고 국가신용등급 강등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시장에 엄청난 물량으로 쏟아진 국채는 정부의 이자 부담을 늘리고 시중금리 또한 끌어올려 기업투자와 가계소비 위축을 초래,세계경제를 다시금 수렁에 빠뜨릴 것이란 우려도 적지 않다.

⊙ 미국 · 영국 정부 곳간 사상최악미국의 올 회계연도(2008년 10월~2009년 9월) 재정적자는 작년의 3배 수준인 1조4170억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로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높다. 경기침체로 세수가 감소한 데다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700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투입하고 경기부양책으로 7870억달러를 쏟아부으면서 재정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나라 살림이 빠듯해지면서 국채 발행과 국가부채는 급속도로 늘어났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GDP의 87% 수준인 미 국가부채는 2014년 106.7%로 높아질 전망이다.

연 2%대이던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지난 6월 연 4%까지 치솟았으며 현재는 3.4%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달러 가치도 약세다. 다급해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임기 말인 2013년까지 재정적자를 GDP의 3%대인 5330억달러로 낮춘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시장은 반신반의하고 있다. 금융권 구제와 경기부양에 천문학적 돈을 쏟아부은 영국도 올해 재정적자가 GDP의 12%로 사상 최대에 달할 전망이다. 영국 정부는 유동성 확충을 위해 올해 2200억파운드 규모의 국채를 발행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이는 장기금리 상승을 부추기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란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10일 재정난으로 영국의 국가신용등급이 현재의 'AAA'에서 강등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올해 독일의 재정적자는 GDP 대비 4%,프랑스는 7%로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아일랜드(14.7%)와 그리스(12.2%)는 이미 심각한 상황이다. EU가 '안정 및 성장에 관한 협약'에서 제시한 적정 재정적자 규모는 GDP의 3% 이내다. ⊙ 일본 재정도 빨간불일본도 경기부양에 따른 재정지출과 사회보장비 증가로 재정 건전성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일본 재무성은 11일 국가부채가 864조5226억엔(9월 말 기준)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국민 1인당 부채로 따지면 678만엔(약 8800만원)에 달하는 엄청난 금액이다. 최근 IMF가 발표한 일본의 올해 GDP 대비 재정적자 규모는 10.5%로 7월 전망치보다 0.2% 늘어났다. 재정 악화를 해소하기 위해 일본 정부가 국채 발행을 늘리면서 장기금리가 상승을 거듭하고 있어 경기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란 우려도 높다. 일본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10일 현재 연 1.470%로 급등했다.

후지이 히로히사 재무상이 최근 "2010회계연도(2010년 4월~2011년 3월) 국채 발행 규모는 44조엔을 넘어서지 않을 것이며 재정지출이 채권시장의 신뢰를 흔들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한 것은 시장 불안감이 그만큼 크다는 반증이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일본이 재정적자를 해소하지 않으면 국가 신용등급을 'AA'에서 낮출 수도 있다고 밝혔다. ⊙ 경기부양 약발 다 됐는데 추가 도입도 못하고전문가들은 각국의 경기부양책 약발이 내년 상반기면 소진될 가능성이 높아 추가적인 재정 투입이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재정건전성 악화로 각국이 '딜레마'에 빠져 있다고 전했다.

경제를 살리려면 국채발행 등을 통한 추가적인 경기부양책 도입이 필요하지만 재정난이 위험수위에 달한 상황에서 자칫 정부 부담만 더욱 키울 수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사정이다. 게다가 정부 곳간이 비면 증세가 불가피하고 이는 결국 기업 투자와 국민 소비 위축으로 이어져 온기가 감돌던 경제에 찬물을 끼얹는 악순환을 초래한다는 점에서 각국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김미희 한국경제신문 기자 iciic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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