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 추락으로
기축통화에서 ‘천덕꾸러기 통화’로 전락하나
미국 달러화는 1944년 브레튼우즈 체제 출범 이후 세계 유일의 '기축통화'로 군림해 왔다.
미국 경제에 대한 절대적인 신임을 바탕으로 세계의 결제 및 준비 통화 역할을 했다.
산유국들은 원유를 팔고 달러로 대금을 받았으며 세계 중앙은행들은 무역수지 흑자로 쌓인 외환보유액의 상당부분을 미국 국채에 묻어뒀다.
일부 국가들은 달러화에 자국 통화의 환율을 고정시키는 환율제도(페그제)를 택했다.
하지만 최근 달러는 가치 하락과 함께 '천덕꾸러기 통화'로 전락하고 있다.
달러화 가치는 올 들어 미국의 주요 무역 상대국 통화 대비 평균 10% 정도 하락했다.
유로에 대해 13%,캐나다 달러에 대해선 19%나 폭락했다.
일본 엔화에 대해서도 4% 가까이 떨어졌다.
이 때문에 할리우드 스타나 가수에게도 '왕따'를 당하는 신세가 됐다.
⊙ 달러의 '굴욕' 브라질 출신의 톱모델 지젤 번천은 최근 모델료를 달러화로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실제로 번천은 지난 8월 프록터앤드갬블(P&G)과 헤어캐어 용품 '팬틴'의 광고계약을 맺을 때 모델료를 유로화로 지급해 달라고 요구했다.
지난달 돌체앤드가바나(D&G)의 향수 모델 계약을 맺을 때도 유로로 모델료를 받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번천은 지난 한 해 동안 3300만달러(300억원)를 벌어들여 세계에서 가장 수입이 많은 모델이다.
팝스타 비욘세의 연인으로 유명한 미국 랩가수 제이-지(Jay-Z)도 최근 공개된 뮤직비디오 '블루 매직'에서 뉴욕의 화려한 밤거리에 최고급 롤스로이스 승용차를 타고 500유로짜리 돈다발을 흔드는 장면을 연출했다.
미국의 중심부에서 100달러 지폐가 아닌 500유로짜리 지폐를 흔들며 부를 과시하는 장면이다.
단순히 뮤직비디오에 불과하지만 '달러의 시대는 가고 유로화의 시대가 왔다'는 사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때 달러에 관한 정책을 좌우했던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역시 CBS방송 시사프로그램인 '60 minutes'와 가진 회견에서 "달러로 (출연료나 강연료를) 받더라도 상관없다"며 "받은 달러를 곧 다른 통화로 바꿔 버리면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타지마할 등 인도의 관광명소도 달러를 거부하고 나섰다.
타지마할은 외국 관광객에 한해 달러화로 입장료를 지불할 수 있도록 한 기존 방침을 바꿔 자국 통화인 루피화로만 입장료를 받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