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민주화법' 과속 논란…朴대통령도 "지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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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민주화법' 과속 논란…朴대통령도 "지나치다"

손정희 기자2013.04.18읽기 7원문 보기
#경제민주화#공정거래법#하도급법#계열사 일감몰아주기#수직계열화#납품가 인하#부의 편중#동반성장

공정거래법과 하도급법 개정안이 마련됐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지난 17일 법안심사소위를 열고 이른바 계열사 일감몰아주기(공정거래법)와 납품가 인하(하도급법)요구를 못하게 하는 개정안을 내놨다. 이 두 가지는 경제민주화 논란에서 가장 뜨겁게 다뤄진 이슈다. 개정안에 대해 재계는 “아예 경쟁도, 원가절감도, 경영활동도 하지 말라는 것”이냐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개정안은 앞으로 국회논의와 여론수렴 과정에서 상당한 논란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박근혜 대통령도 “공약 수준을 넘어선 과도한 경제민주화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뚜껑열린 공정거래법등 개정안 두 법의 개정안 내용은 대기업에 쏠린 부(富)의 편중현상을 지적하는 경제민주화의 핵심이다. 그동안 우리나라 기업들은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불문하고 계열사를 만들어 일감을 줘 온 게 사실이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중견기업도 이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경제민주화는 자유시장경제에서조차 공정거래를 위해, 혹은 부의 편중을 막기 위해 국가개입을 포괄적으로 인정하고 입법을 통해서 규제를 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성장과실이 중소기업에 돌아가고 결국 동반성장하자는 뜻이기도 하다. 최근 시작된 대기업 세무조사와 지하경제 양성화 방안 논의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일감몰아주기 개정안에 대해선 과속이란 지적이 적지 않다. 원래 일감몰아주기는 경영학의 기본원리인 수직계열화에서 비롯됐다. 수직계열화는 기업이 성장하면 사업부서를 떼내 별도 계열사로 분리할 때 발생한다. 기업이 크게 성장할수록, 기업을 합병인수(M&A)할수록 수직계열화는 늘어난다. 삼성전자는 삼성전기 등을 통해 부품을 받게 되고, 현대자동차는 현대모비스를 통해 차를 전세계로 실어나른다. 대기업만 이런 것은 아니다. 웬만한 중견·중소기업도 이렇게 한다. 중소기업으로 남아 혜택을 보려면 계열사로 떼내 몸집을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개정안이 대기업은 물론 이런 중소 · 중견기업에도 해를 끼칠 것이란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사실상 수직 계열화 금지 이런 규제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다. 효율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분리한 계열사를 통합하면 계열사 일감몰아주기에 안 걸릴 수도 있다. 하지만 국내 대기업은 이제 국제시장에서 싸울 만큼 몸집이 커져 그러기도 어렵다. 하지만 매출액의 10%를 과징금으로 물리는 징벌을 피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다. 국내 기업의 영업이익률이 매출액의 10%도 안되는 현실에서 10%를 물리겠다는 것은 기업을 하지 말라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기업들은 지적한다.

기업들 중에는 계열사의 빵을 사주고, 자식이 운영하는 기업에 일감을 몰아줘 실적을 올리게 하고, 나아가 그 기업을 키워 편법상속을 하는 것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기업 전체를 범죄자로 취급하는 것은 경제민주화가 아니라 국가에 의한 경제독재라는게 재계의 목소리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참치잡이를 하는 회사가 참치 캔을 만드는 계열사에 참치를 넘겨주는 걸 부당 내부거래로 제재하겠다는 얘기인데, 그게 말이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물론 개정안은 일감몰아주기에 해당하지 않는 세가지 경우를 상정해놓긴 했다.

즉, 계열사 밖에 부품을 못만들어서 다른 곳에 주문할 곳이 없는 경우, 경쟁사의 가격이 지나치게 높은 경우, 경쟁입찰로 정당하게 계약을 맺은 경우다. 하지만 이것은 하나마나한 예외다. 주문할 곳이 없으면 당연히 계열사를 이용할 수 밖에 없다. 가격이 높은 곳에 주문할 리 만무다. 경쟁입찰 역시 마찬가지다.

납품주문 취소도 못한다하도급 납품단가 인하요구를 못하게 한 것도 논란이다. 개정안은 대기업이 경영상 적자를 메우기 위해 납품단가 인하를 요구하지 못하도록 했다. 납품을 주문했다가 갑자기 주문을 취소해선 안된다는 것도 포함됐다. 납품단가가 합의되지 않으면 해당 조합(간장조합, 골판지 조합,전자공업협동조합 등)이 협상을 대행한다는 것도 들어있다. 시장가격이 내렸다고 하더라도 납품단가를 내릴 수 없다고 한다. 이밖에도 3개가 더 있다. 이로 인해 납품업체가 손실을 입을 경우 손실액의 3배를 물게 했다. 이를 두고 재계는 “해도 너무 한다”는 볼멘소리를 한다. 중소기업들은 납품단가 인하라고 하면 치를 떠는 게 사실이다.

조금 벌만 하면 원청기업에서 납품단가를 내리라고 요구하고, 대기업 납품과장이 중소기업 사장에게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건방을 떠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누군가 새 기술을 개발해 납품단가를 내리는 기업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경영적자가 예상돼 주문을 취소할 수도 있다. 경영적자가 심해져 납품단가 인하를 요구할 수 있다. 국제경쟁에서 원가경쟁 즉 가격경쟁은 필수다. 이밖에 40여개 법안으로 이뤄진 경제민주화법 처리 방향에 대해 김용태 새누리당 국회의원은 “대선 과정에서 표심을 잡기 위해 무리하게 내놓은 반기업법을 경제민주화라는 이름으로 법안 통과시켜서는 안된다”고 쓴소리를 했다. 경제민주화가 구호처럼 작동할 것인지 의문이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손정희 한국경제신문 연구원 jhson@hankyung.com-------------------------------------------------------------------------------"우리까지 연봉 공개 하라고?"…중소기업 임원도 '볼멘 소리'경제민주화법안의 하나인 ‘기업임원 연봉 공개’에 대해 중소·중견기업들이 반발하고 있다. 정치권은 경제민주화 차원에서 베일에 가려져 있는 대기업 총수의 연봉을 밝히자는 취지로 자본시장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문제는 연봉 공개 대상이 대기업에 제한되지 않고 모든 상장기업 등기임원이라는 것이다.

이에 해당되는 중소기업 오너들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중소기업이더라도 상장사이면 연봉 5억원 이상을 받는 등기임원의 개별보수를 공개해야 한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지난 9일 국회 정무위원회(정무위) 법안심사소위가 열린 뒤에야 모든 상장사 등기임원에게 이 조항이 적용된다는 사실을 알았다”며 “정무위가 우리에게 의견도 묻지 않닸다”고 지적했다. 상장사 로만손 대표인 김기문 회장도 “경조사비나 접대비 등이 임원 연봉에 포함되고 기업을 하다보면 밝히기 힘든 부분이 많은데 개별 연봉을 공개하자는 건 말이 안된다”며 “임원 연봉을 공개해서 일반 근로자와 차이가 많이 나면 (직원들에게) 좋게 보이겠느냐”고 우려했다. 임원 연봉공개 뿐만 아니라 경제민주화 실현을 위해 내세운 탈세와 상속·증여조사 역시 막상 중소 중견기업가들에게 더한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상속증여법에 대해 중소기업 상당수가 제대로 법안을 파악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고 입법 초기부터 정부가 대기업을 겨냥한 과세라고 홍보해왔기 때문에 자신이 세금을 내야 하는지도 모르는 중소기업인이 상당수이다. 특히 증여세는 국세청이 과세액을 통보해 주지 않고 과세 당사자가 신고 납부해야 하고 미신고시 가산세를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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