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을 깨기보다는 내년 협약 체결 위한 정치적 합의 낼 듯
▶ 코펜하겐 기후변화협약 총회 개막… 선진국-개도국 불협화음
'0 대 105.'
1997년 교토의정서가 채택됐던 제3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총회와 7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개막된 15차 총회에 참석하는 각국 정상들의 숫자다.
지구촌 역사상 최초로 온실가스 감축을 결의한 국제협약인 교토의정서가 나왔을 당시만 해도 지구온난화는 일부 선진국들만의 썰렁한 논쟁거리로 치부됐다.
하지만 그로부터 12년이 흐른 지금 '더워지는 지구'는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국경을 뛰어넘는 공동 해결과제'가 됐다.
이번 총회 막바지(17~18일)에 개최될 정상회담 규모는 1995년 독일 베를린에서 열렸던 1차 총회 이래 사상 최대다.
정상들이 참석할 105개국의 총인구와 국내총생산(GDP) 비율은 각각 세계 전체의 82%와 89%를 차지하고,이들이 배출하는 온실가스도 전체 중 80%에 달한다.
CNN머니는 "지금까지 지구온난화 해결을 위해 이처럼 많은 정상들이 모인 적은 없었다"며 "구체적인 새 협약이 나오지 못한다 할지라도 이번 총회는 그 규모만으로도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주최국인 덴마크는 지구의 평균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에 비해 2도 이내로 유지해야 하며 이를 위해 2020년을 온실가스 배출의 정점으로 만들고 2050년까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을 1990년 대비 50% 감축하는 방안을 참가국들에 제시했다.
중국과 인도 브라질 등 주요 개도국이 선진국들의 역사적 책임을 거론하며 거부 입장을 밝혔지만 덴마크의 제안은 이번 회의에서 진행될 논의의 뼈대가 될 전망이다.
아울러 개도국의 기후변화 관리를 지원하기 위한 돈을 선진국 가운데 어느 나라가 얼마나 내야 하느냐는 문제도 이번 총회의 핵심 쟁점이다.
이번 총회에선 구속력 있는 새 협약은 마련하지 못할 것이며,내년 6월 독일 총회나 내년 12월 멕시코 총회까지 가야 겨우 도출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 구속력이 있는 정치적 합의가 큰 틀에서 이뤄질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특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당초 9일 하루만 들르려던 일정을 바꿔 총회 최종일에 참석하기로 하고,개도국 그룹을 이끄는 인도의 만모한 싱 총리가 전격 참여를 결정한 것이 총회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됐다.
특히 미국 정부가 이산화탄소 등 6가지 온실가스를 인간과 환경에 실질적 위협을 주는 '공공의 적'이라고 최종 결론을 내린 건 코펜하겐 총회에 큰 힘을 실어준 계기가 됐다.
미국은 이로써 온실가스 배출을 본격 규제할 근거를 마련한 동시에 총회에서 교토의정서를 대체할 합의를 도출하도록 상당한 압박도 가할 수 있게 됐다.
리사 잭슨 미국 환경보호청(EPA) 청장은 7일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6개 온실가스(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 수소불화탄소 과불화탄소 육불화황)를 정부 규제를 받는 오염물질로 규정하는 시행령에 서명했다.
잭슨 청장은 "기후변화에 관한 과학적 증거들에 기반해 EPA는 이제 온실가스를 줄일 의무와 권한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