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관계는 계약으로 이뤄져 있지요"…"계약이 잘 지켜지는 경제가 발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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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관계는 계약으로 이뤄져 있지요"…"계약이 잘 지켜지는 경제가 발전해요"

윤형준 기자2016.10.13읽기 5원문 보기
#계약이론#주인-대리인 문제#도덕적 해이#정보의 비대칭성#불완전 계약#글로벌 금융위기#서브프라임 사태#그림자 금융

2016년 노벨경제학상 '계약이론' 하트-홀름스트룀 교수 공동 수상

지난 10일 발표된 2016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는 올리버 하트 하버드대 교수(68·영국)와 벵트 홀름스트룀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67·핀란드)였습니다. 이들은 ‘계약이론’의 대가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계약이론은 모든 경제 관계가 결국 계약으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계약 과정이 투명하고 양측이 만족할 수준에서 합의될수록 사회 전체 효용이 증가한다는 이론입니다. 알 것 같기도 하고 모를 것 같기도 한 ‘계약이론’. 어렵게 다가오나요? 노벨위원회는 이날 “현대 경제는 셀 수 없는 수많은 계약으로 이뤄져 있는데 수상자들은 계약이론을 만들고 다듭었다”고 전했습니다. 사실 ‘계약’은 우리에게 친숙한 개념입니다.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계약 이야기들을 들여다 봅시다.

올리버 하트 하버드대 교수/ 벵트 홀름스트룀 매사추세츠공대 교수주인-대리인과 도덕적 해이계약이론을 이야기할 때 ‘주인-대리인 문제(principal-agent problem)’가 많이 언급됩니다. 계약관계에서 권한을 위임하는 사람을 주인(principal)이라고 하며 권한을 위임받는 사람을 대리인(agent)이라고 합니다. 이때 주인은 대리인에게 자신의 권한을 위임하면서 주인을 위해 노력해줄 것을 약속받고 그에 따른 보상을 해주기로 계약을 맺습니다. 하지만 각자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존재로서의 주인과 대리인 간에는 정보의 불균형이 존재합니다.

자기 자신에 대해 상대적으로 더 많은 정보를 가진 대리인은 자기가 가진 정보 상황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용하려는 기회주의적 속성을 가집니다. 이른바 ‘도덕적 해이(moral hazard)’ 현상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지요. 그 결과 주인의 경제적 효율성이 달성되지 않거나 피해를 입을 수 있는데 이러한 상황을 가리켜 대리인 문제라고 합니다. 최근 무분별한 분식회계로 주가를 떨어뜨리고 막대한 투자자 손실을 낳은 대우조선해양 사태를 예로 들 수 있지요. ‘도덕적 해이’는 앞서 말했듯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본인이 최선을 다해도 자신에게 돌아오는 혜택이 적을 때 발생합니다.

도덕적 해이는 원래 보험시장과 중고차 시장에서 나온 개념입니다. 가령 화재보험 가입자가 보험을 믿고 화재예방을 소홀히 해 결론적으로 화재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경우, 중고차에 대한 정보가 완전하지 않은 소비자가 손해를 입는 경우 등이 전형적인 도덕적 해이에 해당됩니다. 홀름스트룀 교수는 기업의 주인-대리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의 주인인 주주가 대리인인 최고경영자와 성과를 연동시킨 계약을 맺어야 기업 실적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의 이론이 오늘날 대다수 기업들이 실시하고 있는 경영자 성과 연봉제의 이론적 바탕이 됐습니다.

또한 하트 교수는 ‘불완전 계약’ 이론을 통해 계약 당시 명시하지 못한 만일의 사태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의 문제에 주목했습니다. 그는 정의나 관행 대신 제대로 된 계약이 더 좋은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당사자들이 계약을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한다면 도덕적 해이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정보 비대칭과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서브프라임 사태로 인한 글로벌 금융위기 또한 계약의 문제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서브프라임 모기지’로 상징되는 월스트리트의 탐욕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정보를 가진 이들의 불균형, 즉 정보의 비대칭이 금융위기를 불렀다는 것입니다.

홀름스트룀 교수는 글로벌 금융위기 전 급증한 ‘도매 금융’과 ‘그림자 금융’이 거래 당사자 간 정보의 비대칭성을 심화시켰다고 하였습니다. 도매 금융이란 기관을 상대로 하는 거래를 뜻합니다. 그림자 금융이란 은행과 비슷한 역할을 하면서도 중앙은행의 규제와 감독을 받지 않는 금융회사를 말하며, 은행의 일반적 대출 외에 ‘고수익-고위험’ 채권 등을 사고파는 과정에서 새로운 유동성을 만들어 냅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금융시장과 다르게 투자 구조가 복잡해 그 과정이 투명하게 드러나지 않습니다. 한편 하트 교수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부실 금융회사에 구제금융을 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이러한 주장을 바탕으로 실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만들어진 미국의 금융개혁법안, 도드-프랭크법 제정 논의에 적극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도드-프랭크법은 금융회사에 대한 규제 및 감독 강화, 금융감독기구 개편, 중요 금융회사 정리절차 개선, 금융지주회사 등에 대한 감독 강화, 지급결제시스템에 대한 감독 강화 등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윤형준 한경경제교육연구소 인턴기자 junjun011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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