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우리나라 집값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부동산 시장에 불안 조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2년 전만 해도 주택가격은 하락세를 보였지만, 지난해부터 수도권을 중심으로 6% 이상 상승하며 다시 불을 지폈습니다. 큰 흐름에서도 서울 집값은 5년 전에 비해 약 30% 넘게 올라 미국 뉴욕(60%)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집값 불안에 놀란 정부는 신속한 대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경우 한도를 6억원으로 못 박고, 6개월 이내 실제 입주해 사는 것을 의무화하는 강도 높은 대책을 지난달 말 발표했죠. 이후 주택담보대출을 신청한 액수가 절반가량 줄어드는 효과를 봤습니다. 이재명 대통령도 주택 수요 억제책을 많이 갖고 있으며 집값이 불안해지면 추가 대책을 내놓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고물가에 집값까지 들썩거리니 민생이 더욱 힘들어지는 게 아닌가 걱정됩니다.
‘집값 급등’ 문제가 뉴스에 나오면 여러분은 어떤 느낌을 받나요? 집이 없는 가정이나 신혼부부만 신경 곤두세울 주제일까요? 가계 운영이나 재테크의 요소인 집값에 관심은 갖지 않더라도 경제 현상으로서 주택 가격과 시장에 대해서는 공부해볼 만합니다. 이는 우리나라 가계 자산의 약 75%가량이 부동산에 집중돼 있을 정도로 나라 경제에서도 중요한 부분입니다. 최근 집값 급등의 원인은 무엇이고, 집값이 경제에서 왜 중요한지, 투기와 투자는 어떻게 다른지 등을 4·5면에서 살펴보겠습니다.
집값은 건설경기·거시경제에 큰 영향주택가격 급등이 인플레 심화시킬 수도

집값은 단위가 큰 데다 부동산 시장에만 영향이 한정되지 않는다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즉 내수 경기와 경제성장, 물가 등 경제 전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칩니다. 주택 가격은 건설산업의 경기를 좌우하는데, 건설산업이 나라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크기 때문입니다.
건설업 고용 유발, 반도체보다 커
우리나라 건설업은 작년 국내총생산(GDP)의 약 5%를 담당했습니다.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정도도 막대합니다. 2016년의 경우, 전체 성장률 2.9% 중 건설투자의 기여도는 1.4%p였습니다. 작년엔 건설투자의 부진이 성장률 0.4%p 하락으로 이어졌습니다. 건설업은 일자리 수도 많이 좌우합니다. 2023년 기준으로 국내 건설업 취업자 수는 약 211만 명으로, 전체 고용의 7.4%를 점했습니다. 건설업 생산액이 10억원 늘어나면 일자리는 11.1개 생겨납니다. 이를 ‘고용유발계수’라고 하는데요, 반도체(2.1개), 자동차(7.4개), 선박(8.2개), 서비스업(9.2개)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집값이 오를 땐 건설 투자와 소비가 늘어나 경제성장률이 높아지고, 반대로 집값이 떨어질 땐 가계의 자산가치가 줄어 소비가 위축되고 건설경기 침체와 실업 증가가 불가피해집니다. 집값은 물가상승과 가계부채 증가의 원인이 되기도 해 정부는 늘 긴장하고 집값 안정을 위해 노력하는 겁니다.
미국·유럽 집값도 역대 최고
최근 집값이 크게 오른 것은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미국·유럽·일본 등 세계 각지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글로벌 현상이죠. 작년 한 해 동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소속 38개국 가운데 37개국에서 주택 가격이 상승했습니다. 미국에선 이민자 수, 제조업 투자 등이 늘어나면서 주택가격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찍었습니다. 유로화를 사용하는 유럽 국가들의 주택가격지수도 작년 4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에 근접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