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1일 최저임금위원회 1차 회의가 열리며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올해는 물가가 급등해 심의 과정이 더욱 험난할 것으로 우려됩니다.
최저임금은 아르바이트 시급에 직결되는 만큼 청소년 여러분도 관심이 많죠? 그런데 최저임금은 매년 오르는 게 당연하다고 여기지 않나요? 최저임금 결정 시 물가상승률을 우선 감안하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노동생산성이나 경제 여건, 기업의 지급 능력 등 최저임금 결정에 고려해야 할 요소는 무수히 많습니다. 그럼에도 무리한 인상을 요구하거나 근로자 소득 배분을 늘려야 한다는 이념적 주장을 펼치는 것은 국민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이미 직전 정부 5년간 최저임금을 41.6%나 올리는 바람에 노동시장에 부작용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인건비를 감당하지 못해 무인화·자동화 기기를 도입하고 직원을 해고해야 하는 자영업자들이 늘었습니다. 최저임금 급등이 역으로 일자리를 앗아간 거죠. 마지못해 최저임금 이하로 봉급을 받는 근로자도 전체의 13.7%(약 301만 명)나 됩니다. 또 업종별 생산성에 맞게 최저임금을 정하지 않고 획일적으로 적용하는 바람에 농촌의 외국인근로자 임금이 일본보다 최대 3배 높습니다. 경제 원리를 무시한 최저임금제의 민낯이라 할 수 있습니다. 최저임금이란 제도가 왜 만들어졌고, 우리나라 최저임금제 운영이 어떤 부작용을 낳고 있는지, 그 원인은 무엇인지 등을 4·5면에서 살펴봤습니다.
최소한의 인간적 삶 보장하는 정책으로 출발새 근로 형태, 외국인 적용은 아직도 논란 중

최저임금제는 근로자에게 최소한의 생계를 보장하기 위한 제도입니다. 근로자는 의식주, 수면 및 휴식, 건강, 안전, 자아실현 등 인간의 기본 욕구를 해결하고 사고·판단력, 감정과 정서의 개발 등 역량을 키울 수 있어야 노동을 계속 제공할 수 있습니다. 최저임금은 이를 위한 필수 재화와 서비스 구매를 가능하게 해줍니다. 달리 표현하면 존엄한 인간으로서 누릴 최소한의 삶을 보장해주는 것인데요, 이런 목표를 노동시장의 수요와 공급 법칙에만 맡겨둘 수 있을까요? 18~19세기 서구에선 저임금 노동자의 열악한 노동환경과 삶이 본격적으로 조명되면서 국가가 개입하지 않고는 이런 상황을 개선할 수 없다는 공감대가 마련됩니다. 이것이 시장을 통하지 않고, 시장 밖에서 임금의 최저선을 결정하는 최저임금제가 나타난 배경입니다.
국민경제 발전이 최종 목표
최저임금제는 노사 간 자율적 임금 결정 과정에 국가가 개입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용자, 즉 기업 경영자에게 특정 수준 이상의 임금을 근로자에게 지급하라고 법으로 강제합니다. 우리나라도 1987년 헌법 개정 때 “최저임금제를 시행해야 한다”(제32조 1항)고 못박았습니다. 관련 최저임금법은 1986년에 제정해 1988년 1월부터 시행했습니다.
최저임금법은 제도의 목적(제1조)에 대해 “임금의 최저수준을 보장해 근로자의 생활 안정과 노동력의 질적 향상을 꾀함으로써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이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법엔 나와 있지 않지만, 근로자의 임금 격차를 완화해 소득분배 상황을 개선하려는 경제적 목표도 있지요.
민간기업 부담만 늘려선 안 돼
근로자의 최저 생계 보장은 각종 사회복지정책을 통해서도 구현할 수 있습니다. 최저임금제와 사회보장제도는 상호보완재라 볼 수 있는 거죠. 사회보장제는 다만, 여러 생활필수재를 근로자 개인이 아닌 사회구성원 공동으로 확보한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각자의 소득과 자산 규모에 맞게 갹출해 재원을 마련하는 거죠. 일각에선 선진국은 사회보장제도가 잘 갖춰진 반면,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해 최저임금제도의 중요성이 더 크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사회보장제도의 미비점을 민간기업이 제공하는 최저임금으로 보완해야 한다는 얘기가 돼 정당성을 갖기 어렵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