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수시전형에서 나오는 논술시험은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시사 영역에서 출제의 아이디어를 잡는다는 점이다. 출발점이 잡히면 다양한 영역에서 글을 발췌해 제시문으로 내놓는다. 이번처럼 ‘논술 출제범위가 교과서 이내여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이 있는 경우, 시사 영역을 출발점으로 한 문제출제는 기본 패턴이 된다. 지난 1년 사이 정치 경제 문화 사회 과학 분야에서 화제가 됐던 주제들을 논점을 가지고 모아본다.
정의론은 무엇인가
정의론과 공리주의는 모든 논술의 기본이다. 두 관점에서 파생되는 문제는 무궁무진하다. 개인과 공동체의 갈등, 공정한 사회의 기준, 소득 재분배 갈등, 경제성장론과 불평등 문제, 사회적 약자, 약자는 늘 옳은가, 기회 균등과 결과의 균등, 소수자우대 정책 등.
문제가 자주 출제되지만 정의론과 공리주의의 핵심을 정확하게 꿰고 있는 수험생은 드물다. 알아도 어중간하게 알아서 잘못 기술하기도 한다. 모두 감점 원인이 된다. 정의론과 공리주의는 생글생글을 검색하면 쉽게 알 수 있다. 정의론은 존 롤스의 이름과 동의어처럼 쓰인다. 정의론은 두 가지 원칙 위에 서 있다. 평등의 원칙과 차등의 원칙이다. 평등의 원칙은 모든 사람에게 평등하게 주어진 권리와 자유를 말한다. 모든 시민사회의 기본적인 자유다. 이 속에서 모든 지위는 열려있다. 누구가 의사가 될 수도, 식료품 점원이 될 수도 있어야 한다. 특권은 배제된다.
차등의 원리는 사회적으로, 천부적으로 가장 혜택을 받지 못한 계층(최소 수혜자)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에게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조건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 조건이 충족된 다음에 각자의 능력이나 업적에 따라 차등분배가 이뤄져야 한다는 의미다. 최소 수혜자가 정당하다고 여기면 정의로운 사회라고 롤스는 본다.
공리주의는 무엇인가
공리주의는 공리성(utility)을 가치판단의 기준으로 삼는 사상이다. 어떤 행위의 옳고 그름은 그 행위가 인간의 이익과 행복을 늘리는데 얼마나 기여하는가의 유용성과 결과에 따라 결정된다고 본다. 제러미 벤담이나 존 스튜어트 밀이 대표적인 사상가다. 행복 계산법은 이렇다. 어떤 행동이 한 개인에게 초래하는 모든 쾌락과 고통을 합산한다. 양쪽을 비교했을 때 쾌락의 양이 고통의 양보다 많으면 그 개인의 관점에서 그 행위는 옳은 행위로 평가된다. 개인들의 전체, 혹은 공동체에게 쾌락이 크면 옳은 행위가 된다. 공리주의에 기초해 사회 제도를 만들 경우 필연적으로 경시되는 가치들이 생기게 된다. 인간의 자유, 차별받지 않아야 할 평등, 인간존엄성에서 파생되는 복지권, 교육권 등이다. 공리주의는 쾌락과 행복을 추구하는 개인의 이기심을 전제로 한다. 즉 경제적 자유주의를 공리주의는 밑바탕에 두고 있다. 공리주의가 자유무역과 규제혁파 등을 요구하는 이유다. 공리주의와 정의론은 충돌하기 때문에 종종 선택을 강요받을 때가 적지 않다.
성장·불평등은 단골메뉴

올해는 유난히 경제성장론과 불평등론이 대립했던 한 해였다. 토마 피케티라는 경제학자와 앵거스 디턴이라는 노벨상 수상자가 비교되면서 논쟁에 불이 붙었다. 성장론자들은 경제가 성장해야 세계적으로 불평등이 완화되며 모든 삶의 지표가 향상된다고 본다. 불평등은 성장의 필연적 결과일 뿐, 불평등이 발생한다고 성장을 포기하는 것은 황금알을 낳는 닭의 배를 가르는 것과 같다는 것이 성장론자의 관점이다. 기대수명, 건강, 소득 등의 그래프가 나오고 비교 비판하라는 유형의 문제가 출제될 수 있다. 불평등 해소를 위한 정부의 역할과 불평등의 확대가 자본주의의 단점이라는 반대 학자들의 저서가 인용될 수 있다. 토마 피케티와 앵거스 디턴의 책에서 발췌돼 나올 가능성이 높다. 애덤 스미스의 분업, 경제발전, 부의 확대와 데이비드 리카도의 비교우위론 등이 경제성장 근거로 나올 수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