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장마당'은 통제경제에 겨우 숨통 트는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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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장마당'은 통제경제에 겨우 숨통 트는 정도"

신동열 기자2017.07.13읽기 4원문 보기
#GDP(국내총생산)#구매력 기준 GDP#1인당 국민소득#수출액#계획경제#장마당#시장경제#대북 제재

남북한 GDP 격차 48배로 커져

NIE 포인트남북한 경제를 비교해보고 그 차이의 원인은 무엇인지 생각해보자. 장마당이 북한 경제에 어떤 변화를 주고 있는지도 공부해보자.

북한 경제는 6·25전쟁 이후 196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남한보다 우위에 있었다. 하지만 현재 한국 GDP(국내총생산)는 북한의 48배나 된다. 지난해 한국의 수출액은 4955억달러인 데 반해 북한의 수출액은 30억달러에 불과했다. 비교 자체가 의미가 없는 수치다. 일종의 재래시장인 ‘장마당’이 북한 경제에 숨통을 터주고 있다고 하지만 단순히 거래하는 시장일 뿐 경제를 키우지는 못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남북한은 체제나 통치자의 리더십이 국가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실증적으로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구매력 기준 GDP 2150조원 vs 45조원미국 중앙정보국(CIA)이 공개한 ‘월드 팩트북’에 따르면 2016년 한국의 구매력 기준 GDP는 1조9290억달러(약 2150조원)로 400억달러(약 45조원)에 불과한 북한의 48배에 달한다. 월드팩트북이 매긴 국가 순위는 한국이 14위, 북한은 115위이고 경제성장률은 한국이 2.7%, 북한이 1.0%였다. 기대수명도 한국(82.4년)이 북한보다 12년 길었다. 개방의 정도나 국제 경쟁력의 가늠자격인 수출 역시 엄청난 격차를 보인다. 한국은 지난해 4955억달러를 수출하며 수출액이 전 세계 국가 중 8위를 기록했지만 북한은 고작 30억달러 수출에 그쳤다.

그나마 대중국 무연탄 수출이 12억달러로 전체 수출의 40%를 차지했다. 수출이라는 말 자체를 붙이기 민망할 정도다. 북한의 1인당 명목 GDP(국민소득)는 900달러 안팎으로 1970년대 중반 한국과 비슷하다. 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은 2만7561달러였다. 통계에 안잡히는 북한의 ‘무기 밀무역’북한의 지난해 수출은 30억달러, 수입은 40억달러 정도로 추정된다. 한데 이 수출액에는 북한의 은밀한 무기 판매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사일 등 군사 무기나 핵 관련 기술을 중동·아프리카 국가나 테러 단체 등에 팔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미국 재무부는 2010년 불법 무기 판매 혐의로 북한의 무기제조 및 수출업체인 ‘그린파인(청솔)’을 제재 대상에 포함시켰고, 유엔도 2012년 이 회사를 제재했다. 이스라엘은 2007년 시리아에 있는 원전을 파괴했는데,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북한 업체가 이를 건설한 것으로 봤다. 아프리카는 북한의 ‘은밀한 돈줄’이다. 북한은 지난 수년간 아프리카 저개발국가들의 인프라를 건설해주는 대가로 무기를 판매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조사에 따르면 북한의 무선 군사장비가 에리트레아로, 자동화 무기가 콩고로 각각 수출됐다. 미국은 북한이 핵개발 관련 물질도 은밀히 수출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장마당’이 북한 경제에 숨통 터줄까?‘장마당’은 북한에 나름 숨통을 터주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대북 제재 국면에서 장마당이 북한 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장마당은 1990년대 중반에 생겨나기 시작했으며 중앙집권적인 계획경제에서 북한 주민들 스스로가 직접 거래하는 ‘시장’이다. 북한 당국도 어느 정도는 장마당을 용인하고 있다. 최근 미국의 소리(VOA)는 북한 전문가의 말을 인용, 북한의 장마당 경제가 1980년대 중국 시장경제 수준을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장마당이 궁극적으로 시장경제로의 물꼬가 될 거라는 기대섞인 분석도 있다.

하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장마당이 북한 경제에 변혁을 몰고 오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본적 인권이 보장되지 않는 폐쇄된 통제 체제에선 장마당이 아무리 늘어도 그 한계가 분명하다는 것이다. 장마당은 북한 정권의 뜻에 따라 언제든 사라질 수도 있다. 장마당이 꽉 막힌 북한 경제에 ‘링거’는 될 수 있지만 근본적 해법은 되기 어렵다는 얘기다.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shin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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