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권리와 자유는 사회나 다수의 이익보다 앞선다
⊙ 종모종부법(從母從父法)의 시행은 효율성의 극대화인가? 불평등의 심화인가?
고려시대부터 노비가 속한 천인의 결혼은 천인끼리만 인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아 일반 백성과 천인과의 결혼은 허락되지 않았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일반 백성과 천인의 결혼이 나타나게 되면서 자녀의 신분은 부모 중 한쪽만 천인이면 그 신분을 따르도록 정하였다.
이렇게 노비신분 해방의 길이 합법적으로 혹은 불법적으로 넓어져감에 따라 그 신분 세습법에도 하나의 변화가 나타났다.
노비종모법과 노비종부법이 그것이다.
노비종모법(奴婢從母法)이나 종부법(從父法)이란 노비 출신의 자녀가 어머니나 아버지 중 하나의 신분을 따르도록 하는 법을 말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종모종부법(從母從父法)이 적용되어 부모 중 어느 한쪽만 노비라도 그 자녀는 모두 노비가 되었다.
지배계급이 그들의 노비 소유량을 증가시키기 위해 강행한 종모종부법은 고려시대를 거쳐 조선왕조 시대에도 그대로 적용되었다.
하지만 종모종부법은 전체 인구 중 노비의 비율을 증가시키는 반면 양인의 수를 감소시켜 군역(軍役) 부담 인구를 줄이는 부작용을 가져왔다.
그 결과 나라에 대한 의무 부담이 없는 천인의 수는 날로 늘어났는데 의무를 부담해야 하는 계층인 일반 백성의 수는 점차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나게 되었다.
양 계층의 결혼의 예로는 일반 백성남자로서 천인의 남편이 되는 경우와 일반 백성여자로서 천인의 아내가 되는 두 가지 경우가 있었다.
뒤의 예는 매우 드문데 비해 앞의 예는 무척 많았다.
조정에서는 이 점에 착안해 그 자녀에게 노비종부법(奴婢從父法),즉 자녀의 신분이 아버지를 따르도록 하는 법을 적용시켜 이들이 일반 백성이 되도록 하였다.
나라의 입장에서는 세금과 각종 부역 등에 동원할 수 있는 계층인 일반 백성이 많으면 그만큼 나라살림을 운영하기가 쉽기 때문에 노비종부법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양반들은 자신들이 거느릴 수 있는 노비의 수가 줄어들자 노비종부법에 반대하였고 노비종모법을 통해 노비의 양을 그대로 유지하고자 하였다.
결국 조정과 양반들 사이의 힘겨루기에서 양반들이 주도권을 잡게 되어,1432년(세종 14년) 노비신분법은 종모법으로 확정되었다.
⊙ 노비제도는 누구의 최대 행복을 위한 것인가? 정의는 옳고 그름의 문제이다.
그렇다면 노비 세습법과 관련하여 무엇이 옳고 그른가?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도덕의 기초로 삼는 공리주의에 따르면 모든 행위는 행복의 증진에 기여하는 만큼 옳고,그 반대에 기여하는 만큼 그르다.
여기에서 행복은 고통이 없는 쾌락의 상태를 의미하고 불행은 쾌락이 없는 고통의 상태를 의미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