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되는 주식수가 줄면서 주가가 오르게 되죠…경영권 방어할 때도 유용한 수단으로 활용돼요
주코노미 요즘것들의 주식투자

유통되는 주식수가 줄면서 주가가 오르게 되죠…경영권 방어할 때도 유용한 수단으로 활용돼요

나수지 기자2022.05.05읽기 4원문 보기
#자사주 매입#자사주 소각#주주가치 제고#경영권 방어#의결권#호재#지분 인수#경영권 분쟁

주코노미의 주식이야기

(30) 기업이 자기주식을 매입하면 좋은 건가요?

게티이미지뱅크사상 최악의 횡령 사태를 겪은 오스템임플란트. 이 회사가 지난달 27일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을 유지해도 좋다는 판단을 받자마자 한 일이 있습니다. 바로 ‘자사주 매입’입니다. 주주들의 주식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라고 회사는 설명했습니다. 자사주란 무엇이고, 왜 회사가 자사주를 사면 주식의 가치가 올라가는 걸까요? 자사주를 사면 뭐가 좋을까?자사주는 회사가 회삿돈으로 스스로 발행한 주식을 사서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말합니다. 회사가 자사주를 사려고 할 때는 사기 전에 공시를 해야 합니다. ‘자기주식 취득 신탁계약 체결결정’이라는 공시를 내고 언제부터 언제까지 자사주를 사들일 건지, 자사주를 사는 데 돈을 얼마나 쓸 건지 미리 알려야 하죠. 공시 이름에 ‘신탁계약’이 붙은 건 회사가 자사주를 이 기간에 직접 사는 게 아니라 여러 증권사에 자사주를 적당한 가격에 사달라고 부탁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회사가 자사주를 사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습니다. 주로 내세우는 이유는 주식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입니다. 자사주 매입 공시를 낼 때는 자사주를 사들이는 이유를 함께 적도록 돼 있는데, 대부분 기업이 ‘주주가치 제고 및 주가 안정화’라고 적습니다.기업이 자사주를 사면 주식 가치가 올라가는 이유는 그만큼 시장에 돌아다니는 주식 수가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회사가 자사주를 사서 들고 있으면 유통 가능한 물량이 줄어들고, 그만큼 주식의 희소성이 커지겠죠. 주가가 떨어지기보다 올라갈 수 있는 조건이 됩니다. 이런 이유로 보통 자사주 매입 공시는 주가에 호재라는 인식이 많습니다.자사주 매입보다 더 확실한 ‘호재’는 자사주 소각입니다. 자사주를 사서 회사가 들고 있는 데서 그치지 않고, 아예 주식을 없애는 겁니다. 회사가 자사주를 들고 있으면 언젠가는 시장에 다시 주식이 풀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회사가 들고 있는 주식을 없애버리면 이 주식이 시장에 나올 일은 영영 없습니다. 자사주 매입보다 더 확실하게 시장에서 주식 수를 줄이는 방법인 거죠. 회사가 자사주를 사는 이유는?회사나 최대주주 입장에서 자사주를 사들이는 이유는 주주가치 제고 외에도 다양합니다. 대표적인 게 최대주주의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서입니다. 자사주를 사는 게 경영권과 어떤 관계가 있느냐고요?자사주에는 의결권이 없습니다. 회사의 중요한 사항을 결정할 때 주주들이 모여서 각자 가지고 있는 주식 수에 비례해 투표를 하잖아요. 회사가 가지고 있는 주식은 어느 쪽으로도 투표할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평상시에는 힘이 없는 자사주지만, 이 자사주를 다른 사람에게 넘기면 의결권이 살아납니다. 예를 들어 외부 투자자가 경영권을 노리고 열심히 지분을 사들여 대표이사 해임 안건을 투표에 부쳤다고 가정해봅시다. 이럴 때 경영권을 방어하려면 회사가 가지고 있는 주식을 친한 기업에 넘기면 됩니다. 회사가 보유한 자사주가 다른 이에게 넘어가면 의결권이 살아나고, 서로 친한 관계니까 회사와 경영진에 유리한 쪽으로 투표를 해주겠죠.

2015년 넥슨과 경영권 분쟁을 벌였던 엔씨소프트의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당시 넥슨은 엔씨소프트 지분 15%가량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 투자 목적이라고 했지만, 돌연 경영에 참여하겠다고 공시했습니다. 엔씨소프트는 여기에 대응하려고 넷마블을 끌어들였습니다. 엔씨소프트가 가지고 있던 주식과 넷마블의 주식을 서로 바꿔 가지고 있기로 한 거죠. 이렇게 되면 엔씨소프트가 넘긴 자사주만큼 넷마블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되면서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는 구도가 형성됩니다. 결국 넥슨이 가지고 있던 엔씨소프트 주식을 엔씨소프트 측에 나눠 팔면서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됐습니다.

나수지 한국경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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