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서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경제활동을 하며 가격을 결정합니다. 가령 빵집 주인이 빵을 많이 만들면 빵값은 내려가게 되는 것이지요. 그렇다고 빵을 적게 만들면 빵값이 올라가는 대신 사려는 사람이 확 줄어들 것입니다. 합리적인 소비자는 값이 올라 비싸게 된 빵 대신 다른 먹거리를 택할 테니까요. 자연스럽게 생산자와 소비자는 적절한 가격을 정하게 됩니다. 복잡한 사거리의 교통사고와 같아
공산주의가 실패한 것은 시장의 기능을 무시하고 정부 계획에 따라 경제를 움직일 수 있다고 맹신했기 때문입니다. 정부가 상품 공급 계획을 세워 일방적으로 공급하면 소비자는 마음에 안 들어도 그 상품을 써야 합니다. 달리 대안이 없으니까요. 이런 상황에서 생산자는 상품의 품질과 디자인을 신경 쓸 필요없이 수량만 맞추면 되겠죠. 경쟁과 노력이 없으니 발전이 없고 생산 의욕도 줄어드는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날 대다수 국가는 생산된 자원을 국가가 일방적으로 공급하지 않고 시장 가격에 따라 물자를 공급하는 시장경제를 채택했습니다.
시장을 쉽게 이해하려면 복잡한 사거리를 떠올려보세요. 시장에는 여러 매매 관계가 서로 얽혀 있고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가 오가니까 말이에요. 그런데 사거리 한복판에서 갑자기 교통사고가 나거나 차가 고장 나 멈춰 선다면 어떻게 될까요? 차들이 사고 차량을 피해 가느라 교통이 엉망이 되겠죠? 이럴 때 교통 흐름대로 내버려두면 다시 질서를 찾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알 수 없습니다.
시장·정부 만능주의 경계해야
교통의 흐름이 뒤엉켰으니 ‘시장 실패’가 된 것입니다. 국제적으로 돈 흐름이 막히고 경제가 침체된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2008년 세계 금융위기, 2010년 유럽 재정위기 등이 그런 경우입니다. 한 나라 안에서는 큰 기업이 부도가 나 망할 경우에도 시장이 휘청거리고 기능을 못 하는 상황이 올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누군가 교통정리를 하고 사고를 수습해야만 신속히 질서를 찾을 수 있습니다.
이처럼 완벽한 시장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에 모든 경제 문제를 정부의 개입 없이 시장에 맡겨 둬야 최상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시장만능주의는 경계해야 합니다. 정부가 나서야만 문제가 해결된다고 믿는 정부만능주의도 위험합니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통해서 이미 살펴봤듯이 말입니다. 그래서 경제 문제는 정답이 없다고 합니다. 시장을 중시하면서 정부가 부분적으로 보완해 조화를 이루는 것이 바람직하겠죠.
모두에게 손해인 ‘공유지 비극’
공유지의 비극은 공동의 땅이 개인의 이기심 때문에 황무지가 돼버리는 것을 말합니다. 1968년 미국의 생물학자 개럿 하딘이 공동 목초지의 사례를 들어 제시한 개념입니다. 하딘은 소 100마리를 먹일 수 있는 마을 소유의 목초지를 예로 들었습니다. 마을 소유라면 소를 키우는 데 비용이 들지 않으니 사람들은 소를 한 마리라도 더 공동 목초지에 풀어놓고 키우려 하겠죠? 문제는 소 100마리가 넘어가면 풀이 자라는 속도보다 소가 먹어치우는 속도가 더 빨라진다는 것입니다. 결국 공동 목초지는 황폐해지고 ‘모두에게 손해’라는 비극적인 결말을 맞게 되는 것입니다.
어부들이 치어까지 싹쓸이해 잡거나 밀렵꾼이 야생동물을 마구잡이로 사냥하거나 경쟁적으로 원유를 퍼올린다면 어떻게 될까요? 물고기의 씨가 마르고 야생동물들이 멸종위기에 처하고 유전이 고갈되는 것은 시간 문제겠죠. 공동의 자원은 아주 빠르게 사라져 끝내 복원 불가능한 상태가 될 것입니다. “나 하나쯤이야”가 전체에는 큰 손실을 초래하는 공유지 비극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사유재산 인정으로 해결
공유지의 비극을 해결하기 위해 종종 사람들은 국유화를 주장합니다. 하지만 국유화가 늘 정답은 아닙니다. 아프리카의 많은 나라가 야생동물을 국유화하고 사냥을 금지하니, 오히려 밀렵이 성행하기도 했습니다. 정부가 밀렵을 금지할수록 암시장에서 야생동물 가격이 올라 더 많은 밀렵꾼이 몰려들었기 때문입니다. 고민 끝에 몇몇 나라는 야생동물을 국유화하지 않고 주변 부족에게 소유권을 줬습니다. 그 결과 부족민이 자신의 소유물인 야생동물을 앞장서서 보호하고 밀렵군을 쫓아냈죠. 부족민의 철저한 보호 아래 야생동물은 관광 수입을 올리는 보물이 됐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