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들어가며…
1. 시장의 자유와 정부의 개입
통합교과형 논술에서 대학의 논술기출문제는 언제나 고등학교 교육의 언어영역과 사탐영역의 과목 내용을 반영하고 있다. 사회탐구영역 과목 가운데 학생들은 두세 개만을 공부하고 있으니 모르는 과목의 내용을 논술문제가 다루고 있다면 뭔가 손해 보는 듯한 느낌이 들 것이다. 하지만 논술문제의 제시문은 정보가 없는 수험자에게 정보를 주기 위해 나오는 것이므로 제시문의 독해만 적절히 이루어진다면 답안을 써내지 못할 문제는 없을 것이다. 그래도 논술에 가장 도움이 되는 사탐과목을 고르자면 간단히 ‘경제’라고 말할 수 있다. 그만큼 논술 기출문제는 경제 분야의 문제의식을 많이 포함하고 있다는 뜻이다.
2. 어떻게 출제되고 있을까
경제 파트의 주제를 담고 있는 논술문제 가운데 다수는 ‘시장의 자유와 정부의 개입’을 다루고 있다. 경제학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논쟁이라고 할 수 있는데 간단하게 말해서 시장의 자유를 적극적으로 보장할 것이냐, 정부의 개입을 더욱 강화할 것이냐의 대립이라고 볼 수 있다. 고전파와 신고전파 경제학 그리고 최근의 신자유주의 경제학의 입장이 전자라면, 케인스와 그의 제자들의 학파인 케인스주의나 신케인스주의 경제학은 후자의 입장을 취한다. 시장의 자유를 옹호하는 입장은 필연적으로 개인의 자유를 최고 가치로 삼는 자유주의를 기반으로 하여 경제적 효율성 즉 생산의 확대를 중시하는 반면, 정부의 개입을 옹호하는 입장은 실질적 평등과 분배 정의, 그리고 환경이나 인권 등과 같은 사회적 가치를 중시하게 된다. 때문에 이 문제의식은 다양한 형태로 확장돼 출제되기 마련이다. 지난 기출문제에서 대략적으로 뽑아보면 다음과 같다.

3. 두 견해 이해하기
여러분들은 시장의 자유를 옹호하는 입장의 제시문과 정부의 규제를 찬성하는 제시문을 올바르게 골라낼 수 있겠는가? 제시문에 나타난 지엽적 상황에 매몰되어서는 문제의식을 놓치기 쉽다. 제시문의 올바른 독해는 언제나 문제에서 요구하는 주제의 내용에 맞추어 읽어야 한다. 2011학년도 서강대 기출문제의 제시문을 보자.
나 어떠한 목동도 다른 목동이 공유지에서 가축에게 풀을 먹인다고 해서 자기 가축을 거두진 않는다. 공유지에 있는 풀이 고갈될 것을 염려해 자기 가축을 거두게 되면 혼자 손해 보게 될 것이라 예상해서다. 모두가 그러한 생각을 해 가축을 공유지에 풀게 되면, 공유지는 황폐해지고 결국 모두가 가축을 먹일 수 없게 된다.
만약 모든 노동자가 동시에 파업에 동참한다면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파업을 지켜보려 한다. 파업에 참여하지 않고 파업의 과실을 챙기려 무임승차한다. 파업 참여자는 비협조자의 배신을 경험하게 마련이고 다음 파업에 참여하지 않게 된다. 결국 파업은 좀체 이뤄지지 않고, 모두 파업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이익을 놓치게 된다.
깨끗한 물, 이웃 간 우애 등과 같은 공공재를 그것의 생산에 대한 공헌 여부와 관계없이 누구나가 누릴 수 있다. 그러므로 그것의 유지, 생산에 기여하도록 유도할 체계를 갖기가 힘들다. 그 결과 아주 적은 양의 공공재만이 생산되고 모두가 고통을 받게 된다. -로버트 퍼트넘, 나홀로 볼링
모든 목동이 가축에게 풀을 먹이는 것, 다수의 노동자가 파업에 참여하지 않고 파업의 과실만을 챙기려는 것, 이 행위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개인의 이기적 행동이라는 점이다. 개인의 이기심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그것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본성이고 그리고 이 이기심을 적극적으로 장려하여 사회구성원 모두에게 이익이 돌아올 수 있다는 점을 역설한 사람이 바로 경제학의 아버지 애덤 스미스였다. 하지만 위 제시문에서는 개인의 자유로운 의사결정하에서 일어난 이기적 행동의 결합이 ‘아주 적은 공공재만’을 생산하여 ‘모두가 고통을 받는’ 상황이 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한마디로 자유방임의 경제구조는 필연적으로 모두가 궁핍하게 되는 모순적 결과를 가져온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 제시문의 내용은 국가 혹은 정부의 일정한 개입을 찬성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