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관 전망도 빗나가긴 마찬가지
뭐! 경제예측이 다 틀렸다고?

국내기관 전망도 빗나가긴 마찬가지

김동윤 기자2005.12.20읽기 4원문 보기
#경제성장률#GDP#계량모형#환율#유가#한국개발연구원(KDI)#한국은행(한은)#8·31 부동산종합대책

2001년 하반기 대부분의 국내 경기전망 기관들은 다음 해인 2002년에 한국 경제가 3%대의 저조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2001년 성장률이 3.1%에 그친 만큼 2002년에도 큰 폭의 경기 회복은 어려울 것이란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2002년의 실제 경제성장률은 전망치의 두 배에 가까운 6.3%였다. 2003년에는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졌다. 2002년 말에 경기전망 기관들이 제시한 2003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5%대 후반이었으나 실제 성장률은 3.1%로 곤두박질쳤다. 역시 두 배 정도 차이가 났다.

국내 기관들의 경기전망이 왜 이토록 크게 빗나가는 걸까.◆경기전망 어떻게 하나한국개발연구원(KDI)의 경기전망 담당자는 "경기전망은 일종의 종합예술과 같다"고 말한다. 그만큼 많은 노력과 기술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경기전망을 하려면 크게 두 가지 단계가 필요하다. 일단 계량모형을 만들어야 한다. 계량모형이란 쉽게 얘기하면 일종의 연립 방정식이다. 환율,유가 등 대외 변수들과 소비,투자 등 대내 변수들의 전망치를 대입하면,내년도 국내총생산(GDP)이 얼마인지,물가상승률이 얼마인지가 계산돼 나오는 모형이다. 따라서 경기전망을 하려면 계량모형을 제대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계량모형이 현재의 경제 구조나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으면 각종 변수들에 대한 전망치가 정확해도 엉뚱한 결과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는 미시분석을 통해 계량모형에 대입할 각종 변수들에 대한 전망치를 작성해야 한다. 대외 변수로는 △환율 △주요국 경제성장률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 등 3가지가 가장 중요하다. 대내 부문에서는 △소비 △투자 △수출입 △고용 △물가 등이 주요 변수다. 이들 미시변수를 담당하는 전문가들은 이들의 몇 개월간 변화 추이뿐 아니라 각 기업체나 정부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직접 조사를 실시하기도 한다.

한은 관계자는 "경기전망의 정확성을 높이려면 계량모형도 중요하지만 미시변수들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시분석을 통해 각종 변수들에 대한 전망치가 나오면 이들 변수를 계량모형에 대입해 내년도 경제성장률,물가상승률,실업률 등의 각종 전망치를 얻을 수 있다. ◆경기전망 왜 틀릴까그렇다면 경제전망치가 종종 틀리는 이유는 뭘까.우선 우리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환율,유가를 정확히 예상하기가 힘들다. 이들 두 변수는 세계 각 나라의 경제 상황이나 각종 돌발사건,막대한 투기자금의 움직임에 따라 시시각각 변한다. 특히 세계화가 진전된 이후 이들의 변동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는 추세다.

한국 경제는 미국 등과 비교할 때 수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환율이나 유가가 조금만 변동해도 경제 상황이 크게 변하게 된다. 다음으로 계량모형에 반영하기 힘든 비경제적인 요소들도 만만치 않게 영향을 미친다. 예컨대 내년에는 지방선거나 2006년 독일 월드컵이 예정돼 있는데,이들 두 사건이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경기전망 담당자들은 이 같은 변수들이 과거 경제에 미친 영향을 분석해서 경기전망에 반영하지만 아무래도 정확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정부의 정책 변화도 주요 변수다.

올해 정부가 '8·31 부동산종합대책'을 발표한 직후 건설경기가 급속히 위축돼 경제성장률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지난해 말 경제 전망을 할 당시에 8·31대책을 예측하기란 불가능했다. 이처럼 경제전망을 하는 데는 수많은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경기전망이 크게 빗나가는 것까지 정당화되기는 어렵다고 경기전망 담당자들도 인정한다. 한은 관계자는 "경기전망의 오차를 최대한 줄여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국내 기관들의 경기전망 정확도가 과거에 비해서는 많이 개선됐다"고 말했다.

김동윤 한국경제신문 경제부 기자 oasis9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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