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로는 생산량 급증…농민들 삶은 파탄지경
김동욱 기자의 세계사 속 경제사

통계로는 생산량 급증…농민들 삶은 파탄지경

김동욱 기자2022.12.22읽기 5원문 보기
#대약진운동#마오쩌둥#계획경제#농업의 집단화#산업화#5개년 계획#철강생산#통계 조작

(74·끝) 중국의 대약진운동 대약진운동과 참새잡기 운동 모습. /네이버 위키 1958~1961년 시행된 대약진운동 기간 중국에서는 최대 3800만 명이 기아와 영양실조로 목숨을 잃었다. 이를 두고 존 킹 페어뱅크 하버드대 교수는 “인류가 경험한 대재앙 중 하나”라고 잘라 말했다. 대약진운동은 1957년 말 중국 인구가 같은 사회주의 국가인 소련보다 네 배나 많았지만 중국인의 생활수준이 소련인의 절반밖에 되지 않았던 현상을 타파하기 위해 추진됐다. 스탈린의 경제정책을 모방해 농업의 집단화와 산업화를 위한 5개년 계획이 마련됐다. 이를 통해 중국이 소련보다 더 빨리 후진성을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다.

소련의 계획을 참조했지만 중국 전통적인 방법으로 ‘공산화’를 이뤄 소련의 이데올로기적 지도력에 도전한다는 의미도 있었다. 마오쩌둥 자신도 농촌의 노동력을 대규모로 조직화해 농촌을 변화시키고 농업 생산을 증대할 수 있다는 ‘환상적’인 자기 확신에 빠졌다. 15년 안에 철강 등 주요 공업 생산량에서 영국을 앞지른다는 목표치도 구체화했다. 결국 1958년 전 중국땅이 ‘쉬지 않고 일하는’ 노동력으로 가득 차게 됐다. 새로운 도로와 공장, 도시, 수로, 댐, 호수, 조림과 개간 등에 전국적으로 6억5000만 명의 중국 인민이 동원됐다. ‘대중적인 기술혁명’과 대규모 수리건설에 따른 농업과 공업의 대약진을 부르짖은 것이다.

손에 붉은색 표지의 ‘마오 주석 어록선’을 든 농민들은 “태양과 달에는 지금 떠 있는 위치가 잘못된 것이라고 가르쳐야 하며 인류를 위한 새로운 하늘과 대지를 창조해야 한다”고 외쳤다. 서구 사회에서 대약진운동의 성과(?)로 가장 눈에 띈 것은 철강생산운동이었다. 1958년 7월부터 중국 각지에서 전통적인 제조법으로 만들어진 조악한 용광로에서 철 생산이 경쟁적으로 이뤄졌다. 8월 공산당 정치국은 당초 설정돼 있던 1958년도 철강 생산목표 620만t을 일거에 1070만t으로 올렸다. 7월 말에 3만 기의 용광로가 건설됐고 8월까지 19만, 9월까지 70만, 10월에는 100만 기의 용광로가 건설됐다고 당에 보고됐다.

하지만 1억 명의 인민이 동원된 이 철강생산운동으로 만들어진 철은 대부분 쓸모없는 것으로 판명났다. 노동력을 낭비했을 뿐 아니라 자금과 자재, 공산정권 수립 이후 겨우 키워온 나무까지 연료로 모두 써버렸다. 주요 농지에는 과거보다 모종을 집약적으로 심어 생산량을 두 배 이상 늘리려고 했지만 단순히 같은 면적에 두 배의 씨를 뿌린다고 수확량이 두 배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애써 무시했다. 하지만 국가통계국은 1958년 곡물과 면화 생산이 거의 두 배가 됐다고 공표했다. 대약진운동에 가장 큰 피해를 본 것은 농민이었다. 1억 명이 넘는 농부가 관개공사에 강제 동원됐다.

농민들은 거친 자연과 싸우기 위해 괭이와 광주리를 들고 북과 깃발에 맞춰 군대식 대형을 이루면서 들판으로 행진했다. 그들이 집에서 뜯어온 문짝이나 널빤지가 댐, 저수지, 운하 건설에 사용됐다. 이렇게 급하게 대충 지어진 시설들은 결국엔 대부분 무너져내렸다. 사람들의 조업시간이 연장돼 하루 12시간, 15시간씩 일터에 붙잡혀 있어야 했다. 그렇지만 공산당 기관지들은 “베이징 전체가 ‘일하자’ ‘일하자’라는 열기에 촉발돼 무아지경이 돼 일하고 있다”며 “어느 노동자는 자신이 시작한 기술개량에 정신이 팔려 매일 새벽 2시에 직장으로 달려갔다”고 선전전을 전개했다.

이후 역사는 정부의 통계지표상으론 ‘생산량 조기달성’ 보고가 이어졌지만 실상은 수천만 인민이 흉년으로 굶어죽는 사태가 발생했다. 그 당시 중국의 아사자 규모는 최소 1000만~1500만 명 선으로 보며, 크게 보는 시각에선 3800만 명에 달했다고 판단한다. 결국 1959년 루산에서 열린 공산당 최고회의에서 국방부 부장이던 펑더화이는 마오쩌둥에게 “농민의 실생활이 사실은 파탄 상태”라고 보고하려 했지만, 마오쩌둥은 그것을 자신에 대한 인신공격으로 받아들여 펑더화이를 축출했다고 한다. NIE 포인트

김동욱 한국경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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