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대한민국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3일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8%에서 3.0%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OECD의 이번 전망치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예상과 같고 한국은행(3.1%)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OECD는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도 4.1%에서 3.6%로 낮췄다.
- 6월4일 한국경제신문 ☞ 대한민국이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는 신호가 여기저기 나타나고 있다. 경제 성장률이 추락하고 기업들의 성장세는 멈춰섰다. 고비용을 견디지 못한 기업들은 외국으로 탈출 중이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메르스 공포’까지 가세했다. 일본 기업들이 부활하고 중국 기업들은 우리 기업들을 매섭게 몰아붙인다. 국민들의 힘을 한 곳에 모아도 시원찮을 판에 정치 지도자들은 서로 싸우기에 여념이 없다. 자칫 잘못하단 1997년처럼 ‘큰 위기’가 올 수 있다는 기미(機微)가 뚜렷하다.
갈수록 떨어지는 성장률
OECD는 올해 우리나라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3.0%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11월엔 3.8% 성장할 것으로 봤다가 6개월여만에 0.8%포인트 내려잡은 것이다. 이는 세계경제 평균 성장률 전망치(3.1%)보다 낮은 것이다.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이 이처럼 한번에 큰 폭으로 하향 조정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0.9% 포인트) 이후 처음이다.
OECD의 전망은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같은 수치다. KDI는 지난달 20일 올해 우리 경제가 3.0% 성장에 그칠 것이라며 “부실기업 정리와 연금개혁, 노동시장 유연화 등 구조개혁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성장률이 2%대로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KDI는 작년 12월엔 올해 한국 경제가 3.5%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었다.
비상걸린 수출
우리 경제의 활력이 이처럼 떨어지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다. 나라 경제는 △가계의 소비가 늘거나 △기업의 투자가 늘거나 △순수출(수출 - 수입)이 많아야 성장한다. 지금까지는 수출이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 돼왔다. 그런데 최근 수출전선에 이상이 생겼다. 그동안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던 수출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OECD와 KDI 모두 수출이 급격히 둔화되고 있는 점을 성장률 전망치 하향의 주된 이유로 꼽았다. 실제 지난 5월 수출은 423억9200만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9% 줄었다. 수출은 1월 -0.9%, 2월 -3.3%, 3월 -4.3%, 4월 -8.1% 각각 줄어들다가 지난달 올해 최대폭 감소했다. 5월 수입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3% 줄어든 360만72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로써 무역수지는 63억2000만달러로 40개월째 ‘불황형 흑자’를 이어갔다.
수출과 함께 성장의 양대축인 소비와 투자는 여전히 부진하다. 가계는 저출산과 고령화, 가계부채의 영향으로 소비를 늘릴 여력이 없다. 기업들도 공장 설비를 늘려봤자 생산 제품을 팔기 어렵고, 각종 규제때문에 공장 짓기도 힘들어 투자를 꺼리고 있다.
우려스런 기업 경쟁력 추락
국내 유가증권시장의 시가총액 3위인 현대차는 지난 2일 주가가 하루만에 10.36% 빠져 13만8500원을 기록했다. 57개월만에 최저치다. 현대차를 비롯한 한국산 자동차는 올들어 주력 시장인 미국과 중국은 물론이고 유럽과 러시아를 비롯한 동구권 등 거의 모든 시장에서 고전중이다. 지난달 현대차의 미국내 판매량은 1년전보다 10.3% 감소했다. 이에 비해 제너럴모터스(GM)와 피아트·크라이슬러의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 4% 늘었고 도요타도 약진했다. 중국 시장에서도 현지 업체들과 힘겨운 싸움을 벌이는 중이다. 현대차의 5월 해외 전체 판매량은 33만4309대로 전달보다 6.1% 줄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1분기(1~3월)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에 비해 각각 18.1%, 30.5% 감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