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부터 증권사의 콜시장 참여가 원칙적으로 배제된다. 금융위원회가 20일 발표한 ‘금융회사 간 단기자금시장 개편 방안’에 따르면 2015년부터 콜시장에 참가하는 금융회사가 은행권으로 제한된다. 다만 증권사 중 국고채 전문 딜러와 한국은행 공개시장조작 대상 증권사(총 16개)는 참여를 예외적으로 허용했다. - 11월21일 한국경제신문
☞ 금융시장은 크게 △자금시장 △자본시장 △외환시장 △파생금융상품시장으로 나눌 수 있다. 자금시장은 보통 만기 1년 이내의 단기 금융상품이 거래되는 시장으로 단기금융시장이라고도 불린다. 자본시장은 장기 자금의 조달 수단인 주식, 채권 등 유가증권이 발행되고 유통되는 시장이며, 외환시장은 외환 거래가 이뤄지는 시장이다. 파생금융상품시장은 선물 옵션 스와프 등 파생금융상품이 거래되는 시장이다.
콜이 거래되는 시장은 이 가운데 자금시장(단기금융시장)에 해당한다. 콜 외에 환매조건부채권(RP), 양도성 예금증서(CD), 기업어음(CP), 통화안정증권, 표지어음 등이 단기금융시장에서 거래된다. 우리나라 단기금융시장의 총 잔액은 콜, RP, CD, CP 등 4개 상품 기준 약 72조원(9월 말 기준)이며 하루 평균 거래액은 48조원에 달한다. 단기금융시장이 발달하면 거래 참가자들이 장래의 필요(지출)에 대비하기 위한 현금 보유량을 줄일 수 있어 그만큼 자금을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게 된다.
콜(Call)은 단기금융시장에서 거래되는 금융상품 중에서도 가장 단기인 상품이다. 콜의 만기는 최장 90일이지만 보통 하루짜리(오버 나잇·over night)가 대부분이다. 만기가 1일인 1일물 콜이 전체 콜 거래의 99%를 차지한다. 일시적으로 자금이 모자라거나 남는 금융회사들이 자금 과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활용한다. 돈을 빌려줄 경우 ‘콜론(Call Loan)’, 빌릴 경우는 ‘콜머니(Call Money)’라고 한다.
콜시장은 이런 콜이 거래되는 시장이다. 콜시장엔 은행과 증권사, 자산운용사, 외국은행 한국지점, 보험사, 신용카드사, 캐피털사 등 거의 전 금융사가 참여하고 있는데 은행과 증권사, 자산운용사가 주요 참가자다. 현재 콜시장 참가자는 410여개사에 이른다. 지난 9월 말 기준 콜시장 잔액은 24조3000억원, 하루 평균 거래금액은 29조9000억원이다.
콜시장은 원래 신용도가 높은 은행 간 무담보로 돈을 빌려주고 빌리는 대차시장(貸借市場)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은행은 물론 거의 모든 비은행 금융사가 참가해 낮은 금리로 영업자금을 조달하는 시장이 돼 버렸다. 만기 하루짜리 자금을 빌려 장기 영업자금이나 운영자금으로 쓰는 금융사가 많아진 것이다. 이는 금융시장 전체로선 리스크(위험)가 커졌다는 걸 의미한다. 단기 금융상품으로 자금을 조달해 장기 자금으로 활용하는 까닭에 자금 운용의 미스매치 현상이 발생, 콜자금을 많이 쓰는 금융사가 부실해지면 자칫 전체 금융시스템이 위험해질 수 있는 것이다. 이게 바로 금융감독 당국이 콜시장에 메스를 들이댄 배경이다.
금융위원회의 이번 콜시장 개편 방안은 시장 참여자를 은행과 몇몇 우량 증권사만으로 제한한다는 게 핵심이다. 2015년부터는 원칙적으로 은행만이 콜시장에서 자금을 빌리거나 빌려줄 수 있다. 다만 증권사 중 직접 정부로부터 정부가 발행하는 채권(국고채)을 매입할 수 있는 자격을 가진 국고채 전문 딜러(primary dealer)와 한국은행과 유가증권을 사고팔 수 있는 16개사는 현행처럼 콜시장에 참여할 수 있다.
금융감독 당국은 그동안 꾸준히 증권사의 콜시장 참여를 제한하는 조치를 취해왔다. 2010년 4월 증권사의 콜차입 규모를 자기자본의 100%로 제한했으며 2012년 7월부터는 콜머니 평균 잔액이 자기자본 대비 25%를 넘지 않도록 했다. 내년부터는 콜차입 한도가 자기자본의 15% 이내로 축소되며 2015년부터는 16개사를 제외한 증권사의 콜차입은 금지된다.
이번 조치로 증권사들은 자금 조달에 초비상이 걸렸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콜차입 규모를 공시한 21개 증권사의 2013 회계연도 상반기 콜차입 평균 잔액은 6조1840억원, 콜차입 비율은 자기자본 대비 평균 19.6%다. 자기자본의 5분의 1에 가까운 자금을 초단기로 빌려쓰고 있다는 얘기다. 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콜머니 제한은 증권업계 구조조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현철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hckang@hankyung.com
주식시장에서 돈 빼내가는 개인 투자자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