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별 ‘빅맥 가격’ 알면 적정환율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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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별 ‘빅맥 가격’ 알면 적정환율 보인다

오춘호 기자2009.06.03읽기 6원문 보기
#구매력 평가설(PPP)#일물일가의 법칙#빅맥 지수#환율#비교역재#교역재#금리#국제수지

▶ 문제환율 변동에 관한 다음의 설명 중 가장 적절하지 않은 것은?① 환율이 달러당 1000원에서 1100원으로 올랐다면 이것은 달러화에 비해 원화 가치가 상대적으로 하락한 것을 의미한다. ② 비교역재(non-tradablegoods)가 많을수록 구매력 평가에 의한 환율 결정이 현실의 환율 변화를 잘 설명할 수 있다. ③ 구매력 평가에서는 각 국가의 물가 수준이 고려된다. ④ 금본위 제도와 브레튼우즈 체제는 고정환율 제도의 대표적인 예이다. ⑤ 사람들의 기대심리 때문에 환율이 변동할 가능성이 있다. ▶ 해설 주요 포털 검색어 통계에서 최근 들어 1, 2위를 다투는 주제어가 바로 환율이다.

환율이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면서 우리 경제 모든 분야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고 있다. 세계화된 경제에서 환율만큼 실생활과 직결된 가격 변수도 그다지 많지는 않다. 환율은 한나라 경제의 총체적 역량을 반영하지만 동시에 수출입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모든 나라와 정부들이 직 · 간접적으로 환율을 적정 수준에서 관리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 수단을 동원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환율 변화를 설명하는 가장 간단한 이론이 구매력 평가설(purchasing power parity · PPP)이다.

운송비가 전혀 들지 않은 경우라면 지구상의 어느 곳에서라도 같은 재화의 가격은 일치해야 한다는 원칙을 일물일가의 법칙(Law of one price)이라고 한다. 두 나라 사이의 환율은 이러한 일물일가의 법칙이 성립하도록 결정된다는 이론을 구매력 평가설이라고 한다. 흔히 구매력 평가설을 설명할 때 맥도날드에서 파는 빅맥 햄버거 가격을 나라별로 조사해 발표하는 빅맥 지수를 예로 든다. 두 나라 햄버거 가격이 같다는 원칙에 따라 각국의 햄버거 가격을 비교해 보면 각 나라 환율의 적정성 여부를 알 수 있다. 구매력 평가설은 장기간에 걸친 환율의 변화를 설명하는 데는 도움이 된다. 그러나 모든 경우를 설명하지는 못한다.

가령 목욕탕이나 이발소와 같은 서비스 상품들은 교역 대상이 될 수 없기 때문에 일물일가의 법칙이 적용되지 않는다. 물론 교역재라 하더라도 비슷한 재화와 서비스가 각국에서 얼마든지 다른 가격으로 거래될 수 있다. 국제 무역에는 시간이 소요될 뿐만 아니라 일정한 거래 비용이 수반되고,또 소비자의 취향도 나라별로 다양해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삼겹살은 한국인들이 주로 많이 먹기 때문에 환율과 관계 없이 한국에선 외국에 비해 비쌀 수밖에 없다. 환율은 각국의 금리 수준에 따라 변동하기도 한다. 자본 이동이 자유롭다면 당연히 금리가 높은 곳으로 자금이 흐른다. 수출 비중이 높은 나라는 대체로 고환율을 선호한다.

그러나 국제수지 흑자가 쌓이면 환율은 다시 떨어지고 그렇게 되면 국제수지는 다시 균형으로 돌아간다. 이를 환율의 자동조절 기능이라고 부른다. 변동 환율제의 장점이다. 보기 ②의 비교역재는 구매력 평가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상품이므로 현실의 환율 변화를 설명할 수는 없다. 보기 ③의 구매력 평가에서 각국의 물가 수준이 고려된다는 것은 맞는 말이다.

정답 ②오춘호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ohchoon@hankyung.com-------------------------------------------------------------< 이승훈 교수의 경제학 멘토링 >아스피린 시장과 정보의 비대칭성물건을 사고 파는 사람들은 대체로 거래하는 물건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다. 값을 지불하고 물건을 구입하는 데 헛돈을 쓰려 할 사람이 없고 다이아몬드를 팔면서 유리알 값에 넘길 사람도 없다. 쌍방이 거래 가격에 합의했다면 사는 사람은 그 값만큼의 돈보다 물건이 더 좋았고 파는 사람은 반대로 물건보다 돈이 더 좋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자발적 거래는 거래 쌍방 모두를 만족시킨다.

물론 사는 사람은 더 싼 값에 샀다면 좋았을 것이고 파는 사람은 더 비싸게 팔 수 있었기를 바랄 것이다. 그러나 자발적 거래에서는 어느 한 쪽이 일방적으로 피해만 입는 일은 절대로 없다. 해를 당할 쪽은 결코 거래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시장이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한다는 설명은 시장 교환이 이처럼 매매 쌍방을 거래 이전보다 더 만족스럽게 만든다는 사실에 근거한다. 그런데 현실의 시장 거래를 보면 거래 당사자들조차 스스로 거래하는 상품의 진정한 내용이 무엇인지를 모르면서 거래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새로 나온 가전제품이나 가구는 사용자가 한동안 직접 써 보아야 그 본질을 알 수 있는 경험재(experience goods)이다. 매장에서는 그럴 듯해서 사기로 결정했지만 정작 집에 들여놓고 써 보니 실망일 경우가 자주 있다. 의약품은 또 어떤가?감기 기운이 있을 때 아스피린을 복용하지만 자신이 복용한 아스피린이 진짜 아스피린인지를 정확히 가려 낼 사람이 있는가?아스피린 복용 이후에도 열이 내리지 않는 경우는 얼마든지 있다. 일반인은 직접 복용한 뒤에도 과연 이것이 진품 아스피린인지 아닌지 알지 못한다. 아마 의사조차 그럴 것이다.

값이 비싼 경험재를 구입했다가 실망하는 일이 잦으면 사람들은 경험재 구입을 망설이게 된다. 가짜 아스피린이 판을 친다면 아스피린 거래 또한 위축될 수밖에 없다. 이처럼 구입하는 사람들이 상품의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라면 그 시장 거래가 원활하게 이루어지기 어렵다. 매매 쌍방이 상품의 본질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면 상품 거래를 성사시켜 양쪽의 만족도를 모두 더 높일 수 있는데도 상품 정보가 불완전하면 이처럼 거래 자체가 아예 이루어지지 않기도 한다. 이러한 시장 실패는 불완전한 상품 정보에서 비롯한다. 경험재나 의약품의 경우에 파는 사람은 상품의 본질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지만 사는 사람은 그렇지 못하다.

상품 정보가 파는 사람에게 집중되어 있는 정보 비대칭성(asymmetry of information)이 시장의 작동을 방해하는 것이다. 상품 정보를 가진 판매자는 그렇지 못한 구매자를 속일 수 있는데 그렇게 당할 가능성이 높으면 구매자는 아예 시장 참여를 단념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정보 비대칭성으로 위축된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 shoonlee@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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