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금리  단기금리' 땐 경기침체 우려
수능에 나오는 경제·금융

'장기금리  단기금리' 땐 경기침체 우려

황정환 기자2025.07.03읽기 5원문 보기
#국채금리#장기금리와 단기금리 역전#경기침체#재정건전성#양적완화#기준금리 차#채권 가격#인플레이션 프리미엄

국채금리 로이터연합뉴스일본 정부가 20~40년 만기 국채 발행을 줄이기로 했다. 미국 행정부 관세정책과 일본 정치권의 ‘돈 풀기’ 공약에 초장기 국채 수요가 감소하고 있어서다. 2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재무성은 이날 국채시장 특별 참가자(프라이머리 딜러) 회의에서 만기 10년 초과 국채 발행을 축소하는 ‘2025년도 국채 발행 계획 수정안’을 제시했다. 초장기 국채금리 상승(가격 하락)에 따라 단기자금 조달 비중을 늘리는 것이 핵심이다. -2025년 6월21일자 한국경제신문-일본 정부가 만기 20년 이상의 초장기 국채금리가 급등하자 긴급 대책 마련에 나섰다는 내용의 기사입니다.

국채는 경제 기사를 볼 때 ‘알쏭달쏭’한 분야 중 하나지요. 지금 왜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알려진 일본의, 그중에서도 장기 국채금리가 뛰는 걸까요. 그리고 일본 정부는 왜 국채금리 상승을 막기 위해 나서는 걸까요. 국채 만기에 따라 금리가 다른 이유는 무엇이고, 어떤 상태가 바람직한 상태일까요. 오늘은 한 나라의 경제 상황을 보여주는 ‘신호등’ 역할을 하는 국채금리에 담긴 경제학적 개념을 알아보겠습니다. 국채는 정부가 발행하는 채권으로, 정부가 돈을 빌리기 위해 발행하는 일종의 ‘차용증서’입니다. 발행 당시 정해진 이자(표면금리)를 지급하고 만기일에 원금을 상환하는 방식입니다.

국채 시장에서 가장 기본적인 원리는 ‘국채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는 점입니다. 경제학적으로 채권의 가격은 미래에 받을 이자와 원금의 현재 가치로 계산됩니다. 이때 금리가 미래의 현금 흐름을 현재 가격으로 바꿔주는 할인율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어 1년 금리가 5%라면 1년 후 받을 105달러는 현재 가치로는 100달러겠지요. 할인율이 높아질수록(금리 상승) 미래 현금흐름의 현재 가치는 낮아져 채권 가격이 내려갑니다. 현실에 맞춰보면 시장금리가 상승하면 기존에 낮은 금리로 발행된 국채는 상대적으로 매력이 떨어져 가격이 하락합니다. 반대로 금리가 하락하면 기존 국채의 가치는 올라갑니다.

따라서 장기 국채금리가 상승하고 있다는 것은 시장에서 장기 국채 인기가 줄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실제 일본의 40년 만기 국채금리는 지난 5월 연 3.675%까지 상승하며 2007년 발행을 시작한 뒤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반대로 국채 가격은 급락했지요. 일반적으로 장기금리는 단기금리보다 높습니다. 이는 시간에 따른 불확실성 프리미엄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40년 만기 채권이라면 40년 뒤에도 일본 정부가 건실하게 돈을 갚을 것이란 확신이 있어야겠지요. 향후 40년간 있을 인플레이션, 경기 변동, 정책 변화 등 다양한 리스크를 감안해야 하므로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하는 것입니다.

때로는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기도 합니다. 경기 하락을 예상한 투자자들이 비교적 안전자산인 장기채에 몰리면서(장기 금리 하락) 벌어지는 현상으로 경기 침체의 전로로 간주합니다. 그렇다면 장기 금리가 올라가는 것이 무엇이 문제냐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일본 정부가 긴급 대응에 나선 것은 이번 장기금리의 급등이 일본 경제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흔들리는 신호라고 판단해서입니다. 먼저 일본의 재정건전성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올해 3월 기준 일본 정부의 총부채는 1324조 엔(1경2334조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235%에 달합니다.

이 가운데 일본 정부가 소비세 감세를 비롯해 고물가 대책으로 현금 지급 등 재정 확대 정책에 나서자 시장에선 일본이 앞으로 국채를 계속해서 대량 발행할 것이란 우려가 커졌습니다. 이때 투자자들은 이런 생각이 들 것입니다. ‘지금도 부채가 1경원이 넘는데, 과연 일본 정부가 20년, 40년 뒤에 돈을 갚을 수 있을까?’, ‘계속 장기채를 발행할 텐데 채권 가격이 급락하겠구나’. 여기에 4%p에 달하는 미국과 일본의 기준금리 차(미국 4.5%, 일본 0.5%)까지 더해지니 일본 장기 국채의 매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일본 입장에서도 정부 부채가 1경원이 넘는 상황에서 장기 국채금리가 오르면 정부의 이자 부담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합니다. 더욱이 장기 금리 상승은 민간 부문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기업의 장기 투자 비용이 높아지고, 가계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상승하게 됩니다. 일본 경제의 성장동력을 해치게 되는 것이지요. 이처럼 국채금리는 단순히 채권시장의 움직임을 넘어 한 나라의 재정 상태와 통화정책, 그리고 미래 경제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NIE 포인트

황정환 한국경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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