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와 닮은 꼴..."애플은 오만함 버려라" 쓴소리
스티브 잡스의 퇴임 이후 공석이었던 이사회 의장에 바이오 기업 ‘제넨텍’의 아서 레빈슨 최고경영자(CEO·61)가 선임됐다.
레빈슨 의장의 선임은 잡스 타계 이후 애플 이사회의 첫 번째 변화여서 그의 역할이 주목된다.
팀 쿡 애플 CEO는 15일 그의 의장 선임을 발표하면서 “레빈슨 회장은 2000년부터 우리 회사에서 오랫동안 이사로 활동해왔으며 그의 통찰력과 리더십은 애플의 직원과 주주들에게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레빈슨은 2009년 로슈에 인수되기 전까지 세계 1위의 바이오기업인 제넨텍의 CEO였고 2000년부터는 애플 이사로 재직해왔다.
그는 “항상 혁신을 뛰어넘는 성과를 내온 애플의 일원이 된 것은 내게 늘 자랑스러운 일이었다”며 소감을 밝혔다. IT업계는 그가 애플 경영 전략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하고 있다.
이사회 의장은 애플의 기업 경영 전반을 점검하며 필요할 때 CEO를 교체할 수도 있는 직위다.
2000년부터 애플 CEO였던 잡스는 지난 8월 건강 문제로 CEO에서 물러났지만 10월5일 타계할 때까지 이사회 의장직은 유지했다.
레빈슨은 괴짜 같은 열정과 기업 경영능력면에서 전임자 잡스와 비슷한 면이 많다는 평가다. 그는 워싱턴대에서 분자 생물학을 전공한 과학자 출신이다.
워싱턴대를 졸업하고 프린스턴대에서 분자생물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기초연구에 집중하던 시기엔 ‘머리는 좋으나 세상물정은 모르는 과학자’라는 평을 들었다.
그는 1980년 벤처 제약회사였던 제넨텍에 연구원으로 입사해 CEO자리까지 올랐다.
제넨텍은 2000년 초반 유방암 치료제를 개발했지만 임상시험에 실패해 파산 위기에 몰렸다.
개발진 대부분이 프로젝트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레빈슨은 연구원들과 수차례의 테스트 끝에 FDA승인을 받아냈다. 이후 제넨텍의 주가는 30% 이상 급등했고 24억달러의 순익을 올렸다.
그는 2004년부터 4년 연속 바이오테크 분야에서 미국의 베스트 CEO에 선정됐다.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 최신호는 “직원들에게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유별난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레빈슨은 자유로운 기업 문화를 중시한다는 점에서 잡스와 닮은꼴이다.
그는 1999년 제넨텍 CEO가 됐을 때부터 이미 직원들의 창의성을 존중하고 정장을 입지 않게 했다.
잡스는 자신보다 다섯 살 위인 레빈슨을 ‘친구’라 부르며 적극 영입했다.
그는 아이폰에 애플의 오픈마켓인 ‘앱스토어’를 열도록 한 핵심 인물이었다.
레빈슨은 잡스에게 6차례나 전화를 걸어 앱의 잠재성에 대해 로비할 것을 주문했다고 전해진다.
그는 잡스의 전기를 쓴 월터 아이작슨에게 “현재 애플에는 거만함과 오만함이 있다”며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회사가 된 만큼 이런 기질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