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2일 만에 과학으로 극복한 코로나19 인력 의존…기술적 한계 드러낸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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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2일 만에 과학으로 극복한 코로나19 인력 의존…기술적 한계 드러낸 한국

이지현 기자2023.05.11읽기 4원문 보기
#팬데믹(감염병 대유행)#바이오 경제#mRNA 기술#백신 개발#기술 주권#셀트리온#SK바이오사이언스#정부 R&D 투자

생각하기와 글쓰기백신으로 1980만 명 목숨 구해

美·中 앞다퉈 바이오 개발 경쟁

韓, 가장 낮은 사망률 보였지만

과학 대신 의료진 희생 의존

mRNA 예산 105억 원 '태부족'

‘1192일.’세계가 어둡고 긴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의 터널을 벗어나기까지 걸린 기간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 5일 코로나19 비상 상황을 끝내면서 이 질환은 공식적으로 독감 같은 ‘상시 유행 감염병’이 됐다. 3년 넘게 전쟁을 치른 세계에 일상을 되찾아준 것은 과학이었다. 각국 정부가 팬데믹 이후 ‘바이오 경제’ 패권 전쟁에 뛰어든 이유다. 1년간 백신으로 1980만 명 목숨 구해7일 국제 학술지 <란셋>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 출시 후 1년간 세계에서 백신으로 목숨을 구한 사람은 1980만 명이다. 영국 연구진은 백신이 없었다면 유행 초기 사망자가 3배 정도 많았을 것으로 추정했다.

오미크론이 유행하면서 백신의 전파 차단력은 떨어졌지만, 중증 환자를 줄이는 효과는 그대로였다. WHO가 코로나19 국제공중보건위기상황(PHEIC)을 해제하는 데도 백신은 중요한 근거가 됐다. WHO는 “세계적으로 133억 회분의 코로나19 백신이 투여됐다”며 “만 60세 이상 성인의 82%가 기본 접종을 마쳤다”고 했다. 각국이 대응력을 충분히 갖췄다고 판단한 것이다. 바이오 경제 패권 전쟁 불붙어코로나19 팬데믹 후 각국은 ‘바이오 경제’ 육성책을 발표했다. 바이오 기술 주권이 건강은 물론 사회 경제 전반의 경쟁력을 좌우한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은 2일부터 원료의약품 자급화를 위한 ‘핵심의약품법’ 제정 논의를 시작했다. 코로나19 유행 초기 인도가 의약품 수출을 제한하자 유럽에선 진통제, 항생제, 인슐린 등이 품귀 현상을 빚었다. 이런 일을 막겠다는 취지다. 중국은 지난달 수출제한 기술 목록에 세포 복제, 유전자 편집, 합성생물학 기술 등을 추가했다. 미국도 지난해 9월 자국 기술 기반 바이오 제품을 미국에서 생산하는 내용의 ‘국가 바이오 기술 및 바이오 제조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韓, 피해 최소화했지만 한계 노출한국은 지난해 6월 미국, 영국에 이어 국산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를 모두 보유한 세 번째 나라가 됐다.

셀트리온이 2021년 9월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렉키로나’를 개발했고,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의 시판 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두 제품 모두 상업적 성공을 거두진 못했다. 렉키로나는 변화무쌍한 코로나19 변이에 힘을 쓰지 못했다. 2021년 말에 미국 머크(MSD)와 화이자가 개발한 ‘먹는 약’이 나오면서 렉키로나는 지난해 2월 신규 공급을 중단했다. 스카이코비원은 올 1분기 451건 접종되는 데 그쳤다. 화이자, 모더나 등은 개발 기간이 짧은 메신저 리보핵산(mRNA) 기술로 변이 맞춤형 백신을 내놨지만, 전통 방식으로 제조한 스카이코비원은 이를 따라가지 못했다.

정부 지원도 턱없이 모자랐다. 지난해까지 미국 정부가 mRNA 기술 개발에 투입한 누적 비용은 319억 달러(약 42조3000억 원)인데, 한국 정부의 투입 비용은 105억 원에 그쳤다. 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이뤄진 것은 세계 100여 개국이 백신을 맞기 시작한 뒤인 2021년 2월 말이었다. 한국이 세계 최저 수준의 코로나19 사망률을 기록했지만 ‘과학의 힘’보다 ‘인력 의존적 의료 시스템 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지현 한국경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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