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의 움직임과 금리 인상 가능성을 주제로 한 기사입니다. 기사를 읽고 바로 이해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소비자물가지수의 기본 개념부터 알아봅시다. 소비자물가지수는 엄마, 아빠, 누나, 언니, 이모, 고모 등 수많은 소비자가 사서 쓰는 물품들의 가격을 지수화한 경제지표입니다. 이 지수가 오르고 내리는 것을 보면 경제가 어떤 상태에 있는지 가늠해볼 수 있습니다.
소비자물가지수를 발표하는 곳은 우리나라 통계청입니다. 매달 통계청 조사직원들이 물품들의 가격을 조사합니다. 백화점, 대형마트, 전통시장 등 전국에 있는 2500여 표본 소매점을 조사 대상으로 삼습니다. 모든 소매점을 전수조사하려면 어마어마한 예산과 인력이 들어갑니다. 표본조사도 잘 하면 전수조사만큼 효과를 내기 때문에 전수조사에 얽매일 필요는 없습니다.
통계청은 또 모든 물품의 가격을 조사하지 않습니다. 소비자들이 많이 사는 460개 품목이 조사 대상입니다. 대상 품목은 시대의 변화를 감안해 5년마다 한 번씩 달라집니다. 어떤 것은 빠지고 어떤 것은 새로 들어가는 식이죠. 460개 품목은 대표품목들입니다. 예를 들어, 견과류 가격 조사에 땅콩과 아몬드는 포함되지만 호두는 빠집니다. 닭 가격은 조사되지만 오리 가격은 제외됩니다. 대표품목은 소비자들이 해당 품목에 월평균 생활비의 0.01% 이상을 지출하는 것들이죠. 생활비가 100만원이라면 100원 이상 쓰는 물건이라는 얘기입니다.
통계청이 500여 개 표본 소매점과 대표품목을 대상으로 매월 조사하는 것 외에 가격 변동이 심한 농축산물은 매월 세 번 조사합니다. 세 차례의 평균값을 반영하죠. 품목마다 가중치도 다르게 적용합니다. 물품 가격이 똑같은 퍼센트로 올라도 소비자물가지수를 계산할 때 반영비율이 다르다는 것이죠. 예를 들면 ‘쌀< 빵 < 돼지고기 <담배 <전월세’ 순서로 가중치가 높습니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이 피부로 느끼는 물가와 지수상 물가가 다르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시장에서 쌀값이 많이 올라도 가중치가 낮기 때문에 물가가 덜 오르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죠. 이는 곧 지출 비중이 다르면 물가 느낌이 달라진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경제 지수나 지표가 착시현상을 일으키기도 하는 이유입니다.
소비자물가지수가 중요한 경제지표 중 하나라는 것은 무슨 뜻일까요? 정부는 이 지수를 경기를 판단하는 기초자료로 사용합니다. 기업들도 이 지표를 중시합니다. 왜냐하면, 일반적으로 물가는 경기가 상승 국면에 있을 때 수요 증가로 인해 오르는 경향이 있고, 하강 국면에 있을 때 수요 감소로 내려가는 경향을 띱니다. 소비자물가지수가 오른다는 것은 정부에 지금까지와 다른 경제정책을 쓰라는 신호를 줍니다. 반대일 때도 마찬가지죠.
물가가 오른다는 것은 화폐의 구매력, 즉 돈의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한국은행은 소비자물가지수의 오르내림을 보고 시중에 풀린 돈을 거둬들이거나 풀려고 합니다. 이 기사의 제목에 한은이 8월 중에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지적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금리를 올린다는 뜻은 돈을 쓰는 비용(이자)을 높인다는 의미이므로 시중으로 돈이 덜 풀리게 되죠. 돈이 덜 풀리면 소비할 때 쓸 수 있는 돈이 적어지기 때문에 ‘금리 상승-물품 가격 하락’이 성립합니다. 한은이 물가를 보고 금리를 조정하고 통화량을 조절하기 때문에 물가지수는 통화정책에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결론적으로 소비자물가지수는 경기판단 지표, 화폐 구매력 측정 수단, 통화정책 목표 수립을 위한 지표로 사용된다고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