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모의평가는 당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의 출제 경향 및 난이도를 엿볼 수 있는 바로미터다. 수능을 출제하는 교육과정평가원이 출제 및 운영을 책임지기 때문에 수능과 가장 유사한 시험으로 평가받는다. 올해 9월 모의평가는 킬러 문항 배제 방침을 첫 적용한 모의평가였다. 채점 결과를 분석하고 수능 마지막 준비 단계에서 유의해야 할 부분을 짚어본다.
수학 만점자 늘며 최상위권 변별력 낮아져
수능은 1994학년도 대입부터 도입해 올해로 31해째를 맞고 있다. 긴 시간 동안 수능이 이어지면서 출제 경향은 패턴화, 고착화됐다. 그중 한 가지가 최상위권 변별을 위해 도입한 킬러 문항이다. 수학 킬러 문항은 일부 문항의 경우 정답률이 5%에도 미치지 못했을 정도로 초고난도 문제로 평가받았다. 이 같은 킬러 문항이 올해 9월 모의평가(모평)에서 처음으로 배제됐다.

가장 큰 영향은 수학에서 나타났다. 수학 표준점수 최고점은 통합수능 이후 수능을 포함해 평가원 시험 중 가장 낮은 144점을 기록했다. 표준점수는 시험의 난이도를 고려한 보정점수다. 표준점수 최고점은 시험의 난이도를 판단하는 기준 중 하나인데, 통상 표준점수 최고점이 높을수록 시험의 난이도가 높다고 평가한다. 응시집단 전체의 평균이 낮고, 만점자가 적을수록 표준점수 최고점은 높게 나온다. 이 점수가 통합수능 이후 가장 낮았다는 것은 평균이 높고, 만점자가 많이 발생했다는 얘기다. 실제 9월 모평 수학 만점자는 2520명으로, 지난해 9월 모평 1607명, 지난해 수능 934명과 비교해 큰 폭으로 늘었다. 최상위권 변별을 해온 킬러 문항이 사라지자 만점자가 크게 증가한 것이다. 최상위권 변별력이 다소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킬러 문항 빠져도 1등급 커트라인 비슷
수학과 달리 국어, 영어는 더 어려워졌다. 국어는 킬러 문항이 배제됐음에도 반대로 만점자는 줄고, 표준점수 최고점은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9월 모평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은 142점으로 지난해 9월 140점, 지난해 수능 134점보다 높게 나타났다. 만점자 또한 지난해 9월 343명, 지난해 수능 371명보다 적은 135명으로 집계되는 등 최상위권에게도 쉽지 않은 시험이었다. 킬러 문항은 출제되지 않았지만 전반적으로 1~5번까지의 선택지 구성이 까다롭고, 실수를 유도하는 매력적인 오답이 많아 수험생 입장에선 체감 난이도가 높은 시험으로 평가받는다.
영어의 경우 90점 이상 1등급 비율은 4.4%로 2018학년도 절대평가 도입 이래 6월, 9월, 수능을 모두 합해 역대 2번째로 낮은 수치였다. 1등급이 4.4%에 그쳤다는 것은 과거 상대평가 시절만큼이나 어렵게 출제됐다는 얘기다. 9월 모평 난이도를 총평하면, 수학에서 만점자가 늘어나긴 했지만 국어·영어 등 전반적으로 봤을 때 쉬운 시험은 아니었다는 것이 중론이다.
1등급 커트라인을 살펴봐도 이런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만점자 인원 및 비율이 최상위권의 이야기라면 1등급 커트라인으로는 상위권, 중위권 전반의 체감 난이도를 확인해보기에 적합하다. 국어, 수학 1등급 커트라인은 비슷하게 유지됐다. 9월 모평에서 1등급 표준점수 커트라인은 국어는 130점으로 킬러 문항 배제 전 6월 모평의 130점과 동일했다. 지난해 9월과 수능은 각각 129점, 126점을 기록한 바 있다. 수학도 유사한 모습이다. 올해 9월 모평 수학 1등급 커트라인은 135점으로, 올해 6월 134점과 비슷했다. 지난해 9월과 수능에선 133점을 나타냈다.
결과적으로, 킬러 문항이 출제되지 않는다고 해서 수능이 쉽게 출제될 것이라고 예단해선 안 된다. 9월 모평의 국어·영어 과목을 통해 킬러 문항이 출제되지 않아도 충분히 어렵게 나올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오히려 중위권 학생들에겐 기존 시험보다 더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다. 초고난도 문제를 배제하는 대신 중간 난이도 문제를 다소 까다롭게 출제할 수 있다. 남은 기간 흔들리지 말고 계획한 학습량을 소화하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