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의 종합형 문제(12월 11일 자 16면)에 대한 답안을 분석하면서 유형에 대한 이해를 마무리해보겠습니다.
우선 “다음 제시문 [나]와 [다]를 비교해 핵심 논지를 파악”하라는 물음을 살펴보면, 비교가 핵심이 아니라 핵심 논지를 파악하는 ‘요약’이 핵심임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비교를 장황하게 기술하기보다는 핵심적인 공통점과 차이점을 간명하게 짚으면서 말하고자 하는 바를 드러내는 데 초점을 두는 것이 좋겠습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두 제시문의 공통점을 ‘노동’으로 잡을 경우 오답이라는 것입니다. 왜일까요? [나]와 [다]의 핵심 논지를 바탕으로 [라]를 설명할 것인데, [라]는 노동을 다루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눈앞에 보이는 것만 즉각적으로 주워담는다면 전체 흐름이나 출제 의도에서 어긋날 수 있습니다. 맥락을 살피면서 글을 써야 합니다. [나]는 기술 발전의 가치 중에서 개개인이 얻게 된 수혜를 말하고 있습니다. 반면 [다]는 [나]와 비교했을 때 기술 발전으로 인해 사회구조적 개선이 일어났다는 데 더 초점을 두고 있네요. 그렇다면 아래와 같이 답안을 비교하며 ‘요약’할 수 있습니다.
[나]와 [다]는 모두 기술 발전의 근본적 가치를 제시한다. [나]는 산업적 발전과 생산수단의 변화가 노동의 의미를 변화시켜 왔다고 주장한다. 직업의 폭이 넓어지고 육체적인 노동을 대체할 수단을 마련하게 되면서 노동은 자아실현과 만족의 수단으로 기능하게 되고, 인간은 주체성을 회복하게 된 것이다. [나]가 개체적 차원의 가치를 제시한다면, [다]는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이 기여한 사회구조적 수평화에 주목한다. 시공간의 제약을 없애는 정보기술발전으로 권력적 정보 독점이 사라지고 모든 사회구성원이 적극적으로 역할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진다. 이렇게 보면 기술은 물질적 개선 이상의 본질적인 가치를 함유한다.
위의 답안은 두 제시문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간명히 밝히면서 핵심 논지를 환문하고 재구성하고 있습니다. 각 유형의 뜻에 부합하는 답안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다음은 [라]의 내용에 대한 설명입니다. [라]는 개화기의 기술문명에 찬탄하는 시로 주어졌는데, 실은 1908년에 최남선이 일본의 철도창가를 모티브로 하여 만든 노래입니다. 친일 반역 행위를 하기 전에 지었던 노래이므로, 그의 행적에 대한 것은 여기서는 다루지 않겠습니다. ‘설명’이라는 요구 사항에 마주쳤으므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풀어내는 동시에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풀어야겠네요. 의미를 다시 새겨봅시다.

이는 [라]의 화자가 감탄하는 역사적 사실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기적 소리를 울리는 경부 철도는 기술도입으로 인한 급변의 양상을 상징한다. 일반적으로 문명의 변화는 새가 따라오지 못할 정도로 속도를 더해간다. 이로써 ‘남대문’이라는 기존의 시공간적 제약을 벗어던지고 주체적 선택을 취할 수 있다. 무엇보다 기술문명의 변화는 이전과는 다른 공동체적 양상을 빚어낸다. 교통수단의 발달은 집단이나 지역간의 거리적 이질감을 낮추기 때문에 ‘우리네와 외국인’처럼 타문화와 우리문화의 교류를 가능하게 한다. 나아가 집단 내의 교류도 촉진시키면서 ‘늘근이와 뎖은이’의 세대간 통합까지 이끌어낸다.
사회환경의 변화가 이전과는 다른 집단과 문화의 발전을 만들어내며 ‘됴고만한 딴 세상’과 같은 새로운 발전적 지평으로의 교량을 건설하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나], [다], [라]를 참고해 [가]의 주장을 논하”라는 요구 사항입니다. [가]의 내용을 살펴보니 기술 발전에 대해서 경계하고 있음을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앞선 [나]~[라]의 내용과 반대되므로, 우선 비판적으로 접근해볼 수 있겠습니다. 그 후 [가]의 문제에 대해 올바른 대안을 제시한다면 완결된 논술을 하게 되는 셈입니다. 아래의 뜻을 참조해 하나씩 풀어봅시다.

비판은 옳고 그름을 가리는 것인데, 여기서는 잘못된 점을 지적하면 됩니다. [가]의 주장에서 문제가 되는 내적 논리와 외적 맥락을 나누어서 파악해보면 어떨까요? 또한 [가]의 주장을 비판만 하지 말고 건설적인 대안을 간단히 정리하면서 마무리를 해봅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