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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이 지니계수 산정방식 바꾼다는데…

2017.03.16

통계청이 지니계수 산정방식 바꾼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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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계수#소득분배#부의 불평등#가계동향 조사#통계청#국세청#OECD#행정자료

정확한 통계는 모든 정책의 기본이다. 그렇지만 통계업무도 시대 변화에 따라 신축성 있게, 발 빠르게 대응해 나가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정치권력이나 여론에 떼밀리면 오히려 실상이 왜곡될 우려가 있는 만큼 엄정한 중립하에 신중하게 움직여야 한다는 반론도 강하다. 통계청이 올해 중에 지니계수 산정 방식을 바꿀 것으로 알려졌다. 지니계수는 소득분배의 구조, 즉 부의 불평등 정도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다. 논란의 소지도 따를 수 있는 통계 항목이다.

지니계수처럼 정부가 통계 산정 방식을 적극적으로 바꾸는 것은 바람직한가. 찬성 “통계는 시대상 반영하는 것 보완해서 정확성 높여야” “정확하고 믿을 만한 통계의 중요성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다. 한국 사회가 장기 저성장에 빠지면서 소득분배의 구조가 어떤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는지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 젊은 층의 다수가 백수 상태에 빠지고 취약계층도 좀체 줄어들지 않는 어려운 상황이다. 소득의 분배구조, 즉 부의 불평등성을 정확히 파악함으로써 일자리 창출, 저소득층 소득 보전, 사회취약층 지원 대책 등 정부가 추진하는 다양한 사회안전망과 복지 정책도 좀 더 정확하게 수립할 수가 있다.

지니계수는 그런 대표적인 지표가 되는 만큼 실상을 정확하게 반영하도록 노력을 더 기울여야 한다. 그동안 한국의 지니계수는 ‘가계동향 조사’라는 방식에 따라왔다. 표본 가구를 산정한, 기본적으로 방문 조사다. 이런 조사로는 고소득층의 실제 소득 파악이 쉽지 않다. 무엇보다 조사원이 찾아가도 집을 열어주지 않는 가구가 적지 않다. 아무리 설문 조사라지만 자신의 소득을 빠짐없이 다 밝히려는 가구는 많지 않다. 고소득층으로 갈수록 실소득 파악이 어려운 이유다. 그래서 정부가 갖고 있는 다른 행정자료를 최대한 활용하자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국세청이 가진 소득(과표)자료가 있고, 보건복지부가 개인별 소득과 자산 규모에 따라 차등 부과하는 건강보험료 자료도 있다. 이를 활용해 지수의 정확성을 높이자는 취지다. 반대 “새 지표는 소득불평등 더 키워 여론에 휘둘린 통계 변경 안돼” 정확한 지표를 산정하자는 취지 자체는 좋다. 하지만 정부가 산정하는 통계 업무에서 조사방법이나 질문 항목을 함부로 손대지 못하게 하는 장치를 두는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점을 재인식할 필요가 있다. 통계가 권력에 춤추거나 여론에 휘둘리지 않게 하기 위한 조치다. 지니계수라는 중요한 통계도 그렇다.

가뜩이나 ‘헬조선’이라며 청년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포퓰리즘에 입각한 다수 대선주자들도 ‘불공정 사회’라며 한국을 지옥으로 만들려는 과정에 이런 통계의 산정 방식을 바꾸겠다는 저의는 무엇인가 하는 의구심도 그래서 나온다. 더구나 기존 방식대로 하면 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부의 불평등 정도가 낮지만 새로운 지표로 계산하면 평균보다 더 올라간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표 산정 방식을 바꿈으로써 ‘고소득층 소득을 제대로 반영토록 하겠다’는 통계청 의도대로 되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결국 통계가 정치와 여론에 굴복한 것이 아니라고 할 수 있겠나. 국세청의 행정자료라고 해도 모든 계층의 실제소득이 완벽하게 반영된다는 보장은 없다. 고소득층은 몰라도 영세·중소사업자의 실수입 파악에서는 국세청 자료가 더 정확할지, 익명이 보장되고 전문 조사원들이 차분히 들어 내는 설문에 신빙성이 더 있을지 알 수 없는 것이다. 만약 나중에라도 새 방식에 문제점이 나타난다면 국가 통계를 또 바꿀 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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