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한강뷰에 임대주택 배치, 자율성 보장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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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한강뷰에 임대주택 배치, 자율성 보장해야 하나

서욱진 기자2025.06.19읽기 6원문 보기
#소셜믹스#재건축#임대주택#기부채납#재산권#공급 부족#사회적 혼합#오세훈 서울시장

오세훈 서울시장이 최근 ‘소셜믹스(social mix)’ 정책과 관련해 유연한 제도 적용을 검토할 것을 내부적으로 지시했다. 소셜믹스는 아파트 등 주거 단지에 분양과 임대 물량을 함께 시공하는 정책을 말한다. 서울시는 2022년 4월부터 재건축·재개발 단지에 소셜믹스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 재건축 단지들과 임대주택 배치를 놓고 갈등이 잇따르자 ‘원칙론’에서 한발 물러선 것이다. 재건축 사업 추진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오 시장은 소셜믹스의 본질적 철학이 침해되지 않는 범위에서 임대주택 수를 늘릴 수 있게 다양한 제도 운용 방법을 검토해보라는 취지로, 제도 개선 방안을 주문한 것으로 보인다.

임대주택을 모든 동에 균등하게 배치하는 큰 원칙은 불변이지만, 한강 인접 동에 임대주택을 안 넣겠다고 하는 경우 임대 물량 증가나 추가 기부채납을 받도록 하는 식이다. 하지만 일부 재건축 조합에서는 근본적으로 임대주택 배치에 재량권을 더 달라는 주장도 나온다. 재건축 임대주택 배치 자율성에 대한 찬반 의견을 들어봤다. [찬성] 임대주택 한강뷰 배정 때 수익성 악화…일종의 역차별에 조합원 재산권 침해 재건축 단지에서 소셜믹스 정책은 최근 뜨거운 이슈가 됐다. 서울시가 임대 물량이라고 ‘한강 전망’에서 제외하면 안 된다고 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서울시는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재건축 조합의 설계안을 보류했다.

한강 변에 있는 동과 고층에도 임대주택이 될 수 있는 소형 평형을 넣으라고 주문했다. 오 시장이 유연 대응을 지시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안이 마련된 것은 없다. 이 때문에 조합 측은 한강이 보이는 임대 물량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남구 대치동의 구마을 3지구 ‘디에이치 대치 에델루이’는 임대주택을 분리하면서 범칙금 성격으로 20억원을 추가 기부 채납하기로 했다. 법과 지자체 조례에 따라 재건축을 하면 임대 물량을 의무적으로 넣어야 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이 물량을 어디에 배치할지는 조합이 결정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단지 분양과 임대를 같은 동과 라인에 섞기 싫다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한강 전망이나 고층은 같은 면적이라도 억대의 가격 차이가 난다. 한강 뷰 임대가 늘어나는 만큼 일반분양 수입이 줄어들게 된다. 결국 조합 수입까지 감소해 사업 추진 동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 이 경우 가뜩이나 문제가 되는 서울 등 수도권의 공급 부족 문제를 심화할 것이다. 임대가구는 한강이 보이는 고층을 받고, 조합원은 한강을 못 보는 저층에 배정되는 것은 역차별이다. 결국 정부나 지자체가 임대주택 배치까지 관여하는 것은 지나친 재산권 침해다. 오 시장이 유연하게 대응하도록 지시한 만큼, 근본적으로 조합의 자율성을 더 인정해주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이 이뤄지는 게 필요하다.

[반대] 임대라고 차별하면 논란만 커져…인프라 위해 일정 이익환수는 당연대치동 ‘디에이치 대치 에델루이’가 소셜믹스 원칙을 어겼는데, 서울시가 추가 기부채납금으로 갈음한 것은 적절치 못하다. 향후 비슷한 사례가 또 나올 수 있어서다. 유연하게 대응하라는 오 시장의 지시 역시 현장에서 혼란만 키울 우려가 있다. 따라서 소셜믹스 원칙을 제대로 준수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서울시가 2022년 이 원칙을 세우기 전에는 임대주택 분리가 가능했다. 대표적인 단지가 2019년에 입주한 강남구 개포동의 ‘디에이치 아너힐스’다. 이 단지는 임대주택을 별도의 동으로 떼어내 차별 논란을 일으켰다.

여전히 어디에 사는 지와 자가인지 전월세인지에 따라 차별적인 사회적 시선이 존재하는 게 현실이다. 아직 성숙하지 못한 초등학생 등 청소년들은 더욱 그렇다. 이런 상황에서 예외를 인정해 소셜믹스 원칙을 허문다면 득보다 실이 클 것이다. 기본적으로 재건축 단지의 임대주택 건립은 국가나 지자체가 부당하게 조합원의 재산 중 일부를 떼가는 것으로 볼 수 없다. 재건축을 하면 기존 낡은 아파트가 새 아파트로 바뀌고, 가구수도 기존보다 늘어나는 게 일반적이다. 즉 조합원의 재산 가치가 크게 증가하는 것이다. 이런 재산 증식이 가능한 것은 정해진 용적률만큼 새로 짓는 게 허용되기 때문이다.

용적률이란 전체 대지면적에서 건물 각층의 면적을 합한 연면적이 차지하는 비율로, 용적률이 올라갈수록 건축밀도가 높아진다. 또 새로 들어서는 가구들은 도로, 상하수도, 학교 등 사회 인프라를 같이 쓰게 된다. 재건축 이익의 일부를 사회가 환수해 인프라를 마련하는 데 쓰는 것이 당연한 이유다. √ 생각하기 - '소셜믹스' 원칙 전제로 자율성 고려할 만 한강 뷰까지 임대로 배정하라고 강제하는 것은 지나친 재산권 침해라는 주장도 일정 부분 일리가 있다. 하지만 일정 부분 임대를 건립하고, 이를 분양 주택과 고루 섞어야 한다는 것은 법과 조례가 정한 것이다.

임대주택이 별도로 떨어져 있으면 나타나는 차별, 위화감 등 사회적 문제는 익히 경험한 바다. 기본적으로 이 원칙 자체는 제대로 지켜지는 게 맞다. 다만 어느 정도의 자율성을 주는 것은 고려할 만하다. 그런 측면에서 오 시장의 처방은 합리적이다. 한강 뷰 임대를 없애려면 그에 상응하는 다른 것을 사회에 기부하라는 주문이기 때문이다. 단순히 한강 뷰 임대만 뺀다면 그 이득을 모두 조합이 가져가게 되니 적절치 않다. 물론 조합 입장에서는 현 임대주택 건립 의무 자체가 과하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재건축을 포함한 모든 주택 가치는 주변 인프라의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개발이익을 조합이 독식하겠다는 주장은 합리적이지 않다.

서욱진 논설위원 ventu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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