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학년도 수능부터 영어가 절대평가로 바뀌면서 국어, 수학이 대입에 끼치는 영향력은 더 커졌다. 최근 5개년의 상황을 살펴보면 표준점수 최고점과 1등급 커트라인의 격차가 크게 벌어졌던 과목은 국어가 세 차례로 수학보다 많았다.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과 1등급 커트라인의 격차는 2019학년도 18점, 2021학년도 13점을 기록했고, 통합수능 첫해인 전년 다시 18점까지 벌어졌다. 같은 1등급이라고 해도 상단과 하단의 격차가 18점까지 벌어졌다는 것이다. 전년 수능 표준점수 최고점은 국어가 149점으로 수학 147점보다 높게 나타났다.
통합수능 첫해 수학에서 선택과목 유불리 문제가 큰 이슈로 부각됐다. 그렇다 보니 상대적으로 국어가 덜 중요한 것처럼 비쳤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1등급 내 최상위권 사이에선 국어가 수학만큼 큰 영향력을 끼쳤다는 점을 알 수 있다.
4월 평가 1등급 내 ‘언어와 매체’ 비중 71.7%
통합수능 국어는 독서, 문학을 공통과목으로 치르고 ‘언어와 매체’ ‘화법과 작문’ 중 한 과목을 선택해 응시한다. 국어도 수학처럼 등급과 표준점수는 선택과목 그룹별로 분리해 계산하지 않고 통합해 계산한다. 최종성적 계산 과정에서 선택과목 그룹별 공통과목 평균점수를 기준 삼아 보정점수를 준다. 내가 응시한 선택과목 그룹의 공통과목 평균점이 높을수록 +α 점수를 더 받는 식이다. 이 같은 점수 계산 방식은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 문제를 구조적으로 발생시킬 수밖에 없다.
실제 통합수능 도입 이후 모든 모의고사에서 ‘언어와 매체’ 선택 학생은 상위등급 확보 및 표준점수 등에서 ‘화법과 작문’ 학생을 앞섰다. 국어 1등급 내 ‘언어와 매체’ 비중은 지난해 1년 동안 모의고사별로 최저 58.3%에서 최고 81.7%의 분포로 추정된다. 전년 수능에서는 1등급 중 ‘언어와 매체’ 학생이 64.7%를 차지했다. 올 들어 격차는 더 커지는 모양새다. 이 비중이 3월 학력평가에선 66.1%, 4월 학력평가에선 71.7%까지 상승했다. 전년 동일 시점 시험과 비교하면 각각 7.8%포인트, 7.6%포인트 상승했다.
표준점수도 전 점수 구간대에서 ‘언어와 매체’ 학생이 앞선다. 지난 4월 학력평가의 경우 ‘언어와 매체’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135점으로 ‘화법과 작문’을 3점 앞섰다. 추정 원점수 95점의 경우 ‘언어와 매체’는 표준점수 130점에 1등급이었지만, 같은 95점의 ‘화법과 작문’은 표준점수 128점에 2등급의 성적으로 분석됐다.
‘언어와 매체’ 급증…선택과목 유불리 반복될 듯
국어에서 선택과목 간 유불리 문제는 올해도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구조적 문제에서 발생하는 격차가 당분간 해소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언어와 매체’는 학생들이 까다롭게 여기는 국어 문법 단원을 포함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국어 학습에 부담을 느끼는 학생 상당수가 상대적으로 쉬운 ‘화법과 작문’을 선택하는 경향이 크다. 통합수능 첫 모의고사였던 지난해 3월 학력평가에서 ‘화법과 작문’ 응시 비율은 73.6%에 달했다.
국어에 강한 학생들이 ‘언어와 매체’에 집중됐고, 결과적으로 ‘언어와 매체’ 집단의 공통과목 평균점수가 높게 형성되면서 최종 성적에서 격차가 벌어졌다. 이 같은 격차는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선택과목 간 유불리 문제가 반복되면서 조금이라도 더 유리한 ‘언어와 매체’를 선택하는 학생은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3, 4월 학력평가에서 ‘언어와 매체’ 응시 비중은 각각 34.7%, 33.8%로 전년 시험 대비 각각 8.3%포인트, 7.4%포인트 증가하는 등 큰 증가폭을 보였다. 재수생이 본격 가세하는 6월 모의평가 이후 ‘언어와 매체’ 응시 비중은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선택과목 변경은 6월 모의평가 후 결정 필요
지금 시점에서 최우선으로 해야 할 것은 공통과목에 해당하는 독서, 문학 학습이다. 공통과목 배점이 100점 만점에 76점으로 점수 비중 자체가 높기 때문에 공통과목 학습이 부족하면 상위 등급 확보는 애초에 불가능하다. 최소한 6월 모의평가까지 공통과목 학습은 마무리한다는 생각으로 집중하는 것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