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연장 꼭 필요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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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연장 꼭 필요할까요

로컬편집기사 기자2012.05.17읽기 7원문 보기
#정년연장#베이비부머#고령화#국민연금#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숙련인력 부족#저출산#임금시스템 개혁

찬 "국가·기업·개인 모두가 좋은 1석3조 효과"반 "기업 부담 크고 세대간 일자리 갈등 우려"

평균수명이 높아지고 있는 데다 한국의 경제발전을 이끌어 온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 세대의 퇴직이 본격화됨에 따라 정년 연장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특히 지난 4·11 총선에서 여야 정치권이 모두 정년을 60세로 연장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고 정부도 2017년께부터 정년을 60세로 연장하는 것을 권고사항이 아닌 의무사항으로 추진할 방침을 밝힌 바 있어 정년 연장 논의가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특히 지난해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전체의 11.3%를 넘었고 2026년에는 20%를 넘어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령화 문제를 풀어가는 대안으로 정년 연장이 논의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규정한 평균 정년은 57.4세(2010년 기준, 300인 이상 사업장)이고 실제 퇴직 연령은 평균 53세인데 이를 더 늦추자는 제안이다. 현재 정년은 법으로 강제되는 것은 없다. 다만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19조에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정하는 경우에는 그 정년이 60세 이상이 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을 뿐이어서 기업들이 이를 의무적으로 지킬 필요는 없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60세 정년 의무화를 내세우고 이것이 어려울 경우 비정규직으라도 최소한 60세까지 고용은 유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정년 연장을 둘러싼 찬반 논란을 알아본다. 찬성찬성론자들은 정년을 연장하면 중장년층의 소득이 늘어나 빈곤문제를 해결하고 숙련인력 부족 문제를 완화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국민연금 재정을 안정화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논리도 펴고 있다. 금재호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선진국들이 정년을 법제화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기업 자체적으로 정년을 결정하도록 해 정년에 대한 법적·제도적 보호 장치가 매우 취약하다”며 정년 연장은 물론 법제화가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우리나라의 실질 퇴직 연령은 평균 53세인데 이는 유럽의 법정 정년이 평균 65세이고 실제 퇴직 연령이 62세인 것과 비교하면 근 10년의 차이가 난다고 지적한다. 미국은 아예 정년이 없고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강제퇴직을 금하고 있다고 한다. 금 위원은 대부분 선진국에서는 정년을 국민연금 수령연령 이전으로 정하는 것을 법으로 제한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국민연금 수령 시기와 정년 간에는 너무나 많은 시간 차이가 있어 중장년층의 생활을 위협한다는 견해도 밝히고 있다.찬성론자들은 한국에서 50대 가장은 자녀의 대학교육, 결혼, 노후 준비로 가장 많은 소득이 필요한 시기인데 이때에 직장에서 정년 때문에 나가야 하는 것은 개인적인 불행일 뿐 아니라 경험이 풍부하고 일할 의사와 능력이 있는 숙련된 인력을 노동시장에서 퇴출시킨다는 점에서 사회적으로도 큰 낭비라고 주장한다. 같은 맥락에서 전문가 중에는 고령화 저출산 시대의 유일한 해법은 은퇴 속도를 늦추는 것이라고 지적하는 사람이 많다. 국가경제 기업 개인 모두를 위하는 1석3조의 해법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정년 연장은 우리사회에서 이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의 문제라고 말하기도 한다. 찬성론자들은 정년 연장으로 청년고용이 준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임금시스템을 개혁할 경우 기업 노동비용 하락으로 오히려 청년층 취업기회도 늘릴 수 있다고 반박한다. 반대재계는 기본적으로 고령자가 노동시장에 오랫동안 남아 있을 필요가 있다는 점은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처럼 고령근로자가 생산성에 비해 과도한 임금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정년 연장은 기업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한국노동연구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55세 이상 근로자의 상대임금은 35세 미만 근로자에 비해 3배에 이르는 반면 생산성은 절반에 그치고 있다. 재계는 정년 연장이 강제적으로 이뤄진다면 기업으로선 고령근로자 고용부담과 신규채용 감소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이호성 한국경영자총협회 상무는 “현재의 연공서열형 임금체계와 경직된 고용규제 아래에서 정년 연장은 임금이 정점에 달한 근로자를 몇 년 더 안고 가야 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기업으로선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그는 “기업은 매년 5% 이상의 신규 채용을 통해 내부의 노하우와 기술을 젊은층에 선순환시키지 않으면 인력 및 기술 개발에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는데 정년 연장이 강제적으로 이뤄진다면 고령근로자 고용에 대한 부담과 신규채용 감소로 기업 조직 내부에 심각한 동맥경화를 유발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세대간 일자리 경쟁과 갈등이라는 측면에서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청년실업 해소를 위해 노력하는 청년유니온의 조금득 사무국장(33)은 “심각한 청년실업 문제의 해결책 제시는 없이 정년연장만 하는 게 바람직한지 의문”이라고 지적한다. 60세 정년이 의무화돼도 법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계층이 매우 제한적이라는 점을 들어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다. 정년법제화 자체가 기업들에 큰 부담을 주기 때문에 법을 지킬 수 있는 기업은 공공기관과 노조가 있는 대기업으로 한정될 수밖에 없어 결국 이로 인해 근로자 간 양극화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생각하기

정년 연장 문제는 이의 전면 강제도입이냐 아니냐의 이분법적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측면이 많다. 현재 법으로 강제하고 있지는 않다 하더라도 기업 중 자신들이 정한 정년이나마 제대로 지키는 기업의 비율은 극히 적다. 이는 단지 법적 강제가 없기 때문이 아니라 기업 측에는 비용을 포함, 다양한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단순히 정년을 연장하고 강제하기보다는 정년 연장과 임금피크제를 병행 실시하거나 정년보장과 일정 나이까지 고용유지 중에서 기업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융통성 있는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동시에 정년 연장을 위해서는 고령자 고용에 적합한 급여제도와 함께 직무도 별도로 개발할 필요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모든 직원을 정규직으로 그대로 유지한 채 정년만 의무적으로 60세까지 늘리겠다는 발상은 현 상황에서는 현실적으로 적용하기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60세 정년 보장보다는 60세까지 고용 보장으로 목표를 전환해 다양한 형태의 고용이 일단 60세까지 유지되는 방안을 우선 논의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 그렇게 하는 것이 기업부담도 줄이고 일자리 부족으로 애를 먹는 청년층과의 세대간 갈등도 줄이는 방법이 될 수 있다.

김선태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k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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