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외화 유출 막고 고객 편의에도 부합"
반 "세수 줄고 밀수 위험·입국 절차 지연"
해외여행을 하기 위해 공항을 찾으면 출국심사 후 면세점을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면세점에서 구입한 물건을 여행 내내 갖고 다녀야 하기 때문에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누구나 한 번쯤은 “입국할 때 면세품을 살 수 있으면 훨씬 편할 텐데”라는 생각을 해봤을 것이다. 이런 이유에서 공항 출국장이 아닌 입국장에 면세점을 설치하자는 주장이 오래전부터 있어왔다. 2003년부터 정치권에서만 다섯 차례나 관련 법안이 발의됐다. 하지만 그때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성사되지 못했다. 이 해묵은 논쟁이 다시 점화된 것은 지난해 11월 안효대 새누리당 의원이 입국장 면세점 설치를 허용하는 관세법 개정안을 발의하면서부터다. 지난 4월에는 관련 정책토론회도 열렸다. 공항 입국장 면세점 설치를 둘러싼 찬반 양론을 알아본다.
찬성
“국토부는 여행객들의 불편을 해소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입국장 면세점 설치에 찬성한다. 외화 유출을 억제하고 관광수지를 개선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공항을 관리·운영하는 인천공항공사도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는 이유로 입국장 면세점 설치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자체 설문조사 결과 2003년 자사 홈페이지 방문객의 90%, 2004년 네이버 방문객의 83%, 2009년 내국인 입국여객의 89%가 입국장 면세점 도입에 찬성했다며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윤유식 경희대 호텔관광대학 교수는 “입국장 면세점을 허용하면 해외 쇼핑 수요를 국내로 유도할 수 있어 국내 면세점 소득이 증가할 뿐 아니라 일자리 창출과 면세 관련 산업 발전도 이어질 수 있다”며 찬성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일부에서 제기하는 출입국 보안 문제와 공항 업무 효율성 저하, 위법행위 및 세관 감시행정 약화문제는 여행객 3000만명 시대를 맞아 인위적인 감시 등으로 극복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2중 3중의 철저한 보안과 최첨단 보안시스템 등을 활용해 극복해야지 입국장 면세점을 반대하는 논리로는 타당하지 않다는 것이다.
공항이 점차 상업 문화 복합공간으로 변하는 추세를 반영한다는 측면에서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홍콩 첵랍콕공항, 싱가포르 창이공항, 호주 브리즈번공항 등 63개국 117개 공항이 이미 입국장 면세점을 허용하고 있는 점을 우리도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대
기획재정부와 관세청은 부정적 입장이다. 출국장 면세점에서 구매한 상품은 기본적으로 외국에서 소비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면세가 인정되지만 입국장 면세점에서 산 물품은 국내에서 소비되는 만큼 소비자 과세원칙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세수 측면에서도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2011년 국내 면세점 매출 5조3716억원 가운데 내국인 구매액은 2조6662억원으로 49.6%에 달했다. 국내 면세점 매출의 절반가량을 내국인이 올렸다는 얘기다. 여기에 관세청은 입국장 면세점이 테러 물품이나 마약, 총기류 등 밀수품을 숨기는 장소로 활용될 수 있는 데다 세관 검사가 늘어나 입국 절차가 지연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김창봉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면세점은 해외에서 면세품을 사용하는 것을 전제로 만들어졌는데 입국장 면세점은 이런 면세점 제도의 취지를 근본적으로 훼손한다”고 지적한다. 그는 또 일반 수입 물품과 입국장 면세점 물품을 동일하게 국내에서 소비할 경우 일반 수입물품에만 관세나 부가세 등이 과세된다면 이는 공정한 과세가 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항공업계는 공항 혼잡과 입출국 절차 지연으로 인한 여행객 불편 가중이라는 논리로 입국장 면세점을 거세게 반대하고 있다.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 세계 30대 공항 중 70% 이상에 입국장 면세점이 없다”며 “미주나 유럽 등 선진국이 아닌 홍콩이나 싱가포르 등 일부 관광국가에서만 입국장 면세점을 운영한다는 점을 잘 생각해봐야 한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