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테러·신종플루 공포… 일생 마지막 라마단 될까 노심초사 15억 '아랍인들의 성월(聖月)'인 라마단이 시작된 지 1주일이 지났다.
무슬림은 이슬람력의 9번째 달인 라마단 기간을 예언자 무함마드가 천사 가브리엘에게 코란(이슬람 경전)의 가르침을 얻었다 하여 신성하게 여기고 이 기간 내내 낮 동안 코란을 읽으며 기도와 금식을 한다.
또 이슬람의 가르침을 되새기고 굶주림의 고통을 느끼며 불우한 이웃을 돌아보는 기회로 삼는다.
하지만 올 이슬람 최대의 명절은 경기침체와 신종 플루, 테러 공포에 얼룩져 광채를 잃어버린 모습이다.
⊙ 불황 · 신종 플루에…'라마단 특수' 실종 매일 새벽 동이 틀 무렵 모스크(이슬람 사원)의 타종 소리와 함께 시작되는 라마단 기간엔 해가 질 때까지 물을 포함한 일체의 음식물 섭취와 흡연, 심지어 침을 삼키는 것까지도 금지된다.
올해는 특히 33년 만에 처음으로 한여름인 8월에 라마단이 시작돼 40도를 넘나드는 무더위 속에서 배고픔과 목마름을 참아야 하는 이슬람 교도의 고충은 더욱 심하다.
자신과의 싸움을 벌이며 기도와 명상으로 욕망을 참아낸 뒤엔 각종 과일과 야채, 고기로 허기를 채울 수 있는 저녁식사 이푸타르(Iftar)가 허락되는 만큼 인내의 끝은 달다.
하지만 올해 라마단의 이푸타르 식탁은 극심한 불황 여파로 초라하고 썰렁해졌다.
인도네시아 일간지 콤파스데일리가 10개 대도시 1000여 가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645곳이 이푸타르 소비를 줄이겠다고 응답했다.
보통 라마단 기간에는 부자와 가난한 자를 가리지 않고 영양가 높고 값비싼 음식을 먹는다.
식품 가격이 5~10%가량 오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는 불황과 실업으로 이슬람 가정의 지갑이 얇아지면서 '라마단 특수'는 실종된 반면 식품값만 치솟았다.
알제리에선 쇠고기와 양고기값이 1㎏당 600디나(6유로)에서 900디나(9유로)로 올랐고, 닭고기 가격도 250디나에서 350디나로 뛰었다.
이에 따라 요르단 소비자연합인 CPS는 1㎏에 15유로로 급등한 쇠고기 불매운동을 시작했다.
카타르 정부는 가격이 뛴 식품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집중 단속에 들어갔다.
이푸타르를 비즈니스의 장으로 활용했던 아랍 기업들도 행사 규모를 대폭 축소했다.
두바이의 상징인 7성급 호텔 버즈 알 아랍의 이푸타르 연회 예약률은 작년보다 10~20% 줄었다.
두바이의 PR그룹인 포츠머스의 에일린 왈리스 매니저는 "경기침체로 아랍 기업들이 대대적인 비용 절감에 나서면서 올 라마단엔 대부분의 고객들이 소규모 이푸타르 행사를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 텐트를 빌려 야외 이푸타르 이벤트를 개최하는 수요는 무려 70% 쪼그라들었다.
두바이에서 이푸타르용 텐트 대여업을 하는 샤킬 아메드씨는 "지난해에는 수요가 많아 주문을 거절하기 일쑤였는데 올해는 대여 고객이 4분의 1로 급감했다"고 밝혔다.



